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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야구의 막이 오른다! '포스트시즌'과 가을의 경제학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월드시리즈 게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월드시리즈 게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진행자: 미국 곳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구석구석 USA’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생생한 스포츠와 그 속에 숨은 이야기와 흐름을 짚어보겠습니다. 오늘도 김철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혹시 야구 좋아하십니까? 바로 미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야구, 또 거기에서도 미국 프로야구에 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진행자: 9월 말 현재 미국 스포츠계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가을 야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드디어 막을 올리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프로야구(MLB)가 9월 30일 각 디비전의 와일드카드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포스트시즌에 돌입합니다. 메이저리그 팀은 무려 162개에 달하는 정규 시즌 경기를 소화하고, 본격적인 가을 야구에 진출해서 몸을 아끼지 않고 사력을 다해 뛰는 이유가 있습니다.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명예'도 당연히 중요하지만요. 포스트시즌 경기 결과와 진출 단계에 따라 선수들의 통장에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들어오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오늘 가을 야구의 경제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승하면 구단주가 기분이 좋아서 보너스를 두둑이 챙겨주는 것 아닌가요? 메이저리그만의 특별한 보너스 시스템이 따로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는 구단주가 기분 내키는 대로 보너스를 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사전에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가 맺은 엄격한 노사 협정에 따라 아주 정교하고 치밀하게 계산되는데요. 이를 '포스트시즌 선수단 지분(Post Season Players' Pool)'이라고 부릅니다. 포스트시즌에 치러지는 각 시리즈, 예를 들어 와일드카드전은 첫 2경기, 디비전 시리즈와 챔피언십 시리즈, 그리고 대망의 월드시리즈는 각각 첫 3경기와 4경기의 입장권 판매 수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를 의무적으로 적립하게 되어 있습니다. 관중이 낸 입장료의 일부가 선수들의 보너스 금고로 직행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진행자: 입장료 수입의 60%가 선수단 보너스로 강제 적립한다니, 그 액수가 정말 어마어마하겠는데요? 우승 팀 선수들은 대략 인당 얼마 정도를 보너스로 가져가나게 되나요?

기자: 최근 기준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팀에게 배정되는 선수단 총액 지분은 약 3천500만 달러에서 4천만 달러 사이입니다. 이 거금을 우승 팀 선수들이 가을 야구가 끝난 뒤 모두 모여서 자기들끼리 기여도에 따라 투표를 통해 배분하는데요. 풀타임으로 활약한 핵심 선수들은 인당 대략 $4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가 넘는 보너스를 추가로 챙기게 됩니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을 받는 신인 선수들에게는 이 한 달짜리 보너스가 자신의 1년 치 정규 시즌 연봉보다 많아지는 짜릿한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겁니다.

진행자: 한 달 남짓 뛰고 정규 시즌 연봉만큼 보너스를 더 벌 수 있다면, 큰 동기부여가 되겠네요. 그런데 이 가을 야구가 구단이나 연고 도시 지역 경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치게 되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구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정규 시즌 티켓 가격에 비해 포스트시즌 티켓 가격은 훨씬 높습니다. 특히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 인기 구단의 경우 무려 10배 이상 폭등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구장 내에서 소비되는 핫도그, 맥주, 기념 굿즈 판매 매출도 어마어마합니다. 더 큰 파급 효과는 연고 도시 전체에 미치는 특수인데요. 가을 야구가 열리면 원정 팬들과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와 도시 전역의 호텔, 식당,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데요. 뉴욕의 경우, 경기당 2천만 달러 이상의 순수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고 뉴욕시 경제개발공사(NYCEDC)의 2024년 연구 보고서가 밝히고 있습니다. 만약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해서 홈경기가 여러 번 열리면, 그 연고 도시는 그해 가을 수억 달러의 보너스 경제 특수를 누리게 됩니

진행자: 야구공 하나, 경기 결과 하나에 도시 전체의 소상공인 대목 매출이 좌지우지되는 셈이군요. TV 중계권과 광고비 시장도 엄청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전 세계로 송출되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전 경기 중계권료와 글로벌 대기업들의 TV 광고 단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중계방송사들과 맺는 연간 전체 중계권 계약 규모만 이미 수십억 달러에 달하니까요. 결국 메이저리그의 가을 야구는 선수들에게는 인생을 바꿀 달러 보너스 찬스이고, 구단과 연고 도시에는 거대한 금융 축제인 셈입니다. 이번 가을 야구 경기를 시청하실 때 스코어보드 뒤에 흐르는 이 거대한 달러의 흐름을 함께 생각하시면 훨씬 더 짜릿하고 흥미진진하실 겁니다.

진행자: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포스트시즌 우승자로 LA 다저스의 3연패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야구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한 LA 다저스가 다시 한번 월드 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실제로 미국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FanGraphs)’는 다저스의 우승 확률을 28.6%로 산출했습니다. 다저스의 경우, 오타니뿐만 아니라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과 새롭게 영입한 타릭 스쿠발을 필두로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블레이크 스넬 등 막강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단순한 우승 트로피 경쟁을 넘는 스포츠 이면에는 거대한 자본의 도약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가 정교하게 얽혀 있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경제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김철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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