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처음 마주한 ‘달의 뒷면’…모스부호에서 시작된 ‘바코드’ 특허

최초로 촬영된 달 뒷면의 사진 (사진=NASA)

[진행자] 오늘은 10월 7일입니다. 오늘 ‘역사 속 오늘’은 1959년 소련의 우주선 루나 3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촬영한 날로 돌아가 봅니다. 이어 1952년, 모스부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늘날 거의 모든 상품에서 볼 수 있는 바코드의 기반이 된 기술이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1. Luna 3 Takes the First Photos of the Moon’s Far Side — 1959년 10월 7일

[진행자] 첫 번째 소식입니다. 1959년 10월 7일, 인류가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볼 수 있게 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 소련의 무인 우주선 ‘루나 3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촬영했습니다. 루나 3호는 사흘 전인 10월 4일에 발사됐고, 달을 지나간 뒤 햇빛을 받고 있는 달의 뒷면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요. 첫 사진은 세계 표준시로 10월 7일 오전 3시 30분에 촬영됐습니다. 이후 약 40분 동안 모두 29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이 가운데 일부가 지구로 전송돼 달 뒷면의 약 70%에 해당하는 지역을 인류에게 처음으로 보여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1959년이 될 때까지 인간은 달의 뒷면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겁니까? 달도 스스로 돌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달은 지구 주위를 공전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자전합니다. 그런데 달이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지구를 한 바퀴 공전하는 시간이 거의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달의 거의 같은 면만 바라보게 됩니다. 이를 ‘동주기 자전’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망원경이 아무리 발전해도 지구에서는 달의 뒷면 대부분을 직접 볼 수 없었습니다. 우주선을 달 너머로 보내기 전까지는 인류에게 사실상 미지의 세계였던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루나 3호가 보내온 사진을 처음 본 과학자들도 상당히 놀랐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진의 화질 자체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흐릿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지구에서 보는 달의 앞면에는 ‘바다’, 영어로 ‘마리아’, maria라고 부르는, 크고 어두운 평원이 많이 보입니다. 실제 바다가 아니라 오래전 화산 활동으로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 형성된 평원인데요. 루나 3호가 촬영한 달의 뒷면에는 이런 어두운 평원이 훨씬 적었습니다. 대신 충돌구가 많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인류가 달의 앞면과 뒷면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직접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959년이면 디지털카메라도 없던 시절 아닙니까? 우주에서 사진을 찍어 어떻게 지구까지 보냈습니까?

[기자] 바로 이 부분이 루나 3호 이야기에서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루나 3호에는 필름 카메라가 실려 있었습니다. 우주선이 달의 뒷면을 촬영한 뒤 그 필름을 우주선 안에서 자동으로 현상했습니다. 그리고 현상된 필름을 전자장치로 스캔해 사진 정보를 전파 신호로 바꾼 뒤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팩스로 사진을 보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였는데요. 우주선 안에 작은 무인 사진 현상소가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필름 자체에도 냉전 시대다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역사 자료에 따르면 루나 3호에 사용된 특수 필름은 소련이 회수한 미국의 고고도 정찰기구에서 나온 미노출 필름을 활용한 것이었습니다. 이 필름은 높은 고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사선과 온도 변화 등에 견딜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는데요. 냉전 시대 미국의 정찰용 필름이 결과적으로 소련의 달 탐사에 활용된 셈입니다.

노먼 조셉 우들랜드와 버나드 실버가 개발한 ‘분류 장치와 방법’

2. The First Barcode Patent Is Issued — 1952년 10월 7일

[진행자] 두 번째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우주에서 마트 계산대로 가 보겠습니다. 1952년 10월 7일, 우리가 매일 보는 바코드의 기반이 된 기술이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 미국 특허청은 노먼 조셉 우들랜드와 버나드 실버가 개발한 ‘분류 장치와 방법’에 미국 특허(2,612,994호)를 발급했습니다. 오늘날 바코드 기술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되는 특허인데요. 두 사람이 이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몇 년 전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코드 아이디어가 모스부호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들랜드는 자신이 알고 있던 모스부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모스부호는 점과 선의 조합으로 정보를 표현하죠. 우들랜드는 이 점과 선을 길게 늘여 서로 다른 굵기의 선으로 만들면 정보를 기계가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1940년대 말 플로리다 마이애미비치에서 지내던 우들랜드는 해변의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선을 그으면서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으로 전해집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시 바코드는 지금 마트에서 보는 직사각형 모양과는 상당히 달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초기 아이디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여러 개의 동심원으로 이뤄진 이른바 ‘불스아이’, 과녁 모양의 코드였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스캔하더라도 읽을 수 있도록 고안한 건데요. 지금 우리가 익숙한 검은색 세로줄 모양의 UPC 바코드가 1952년에 그대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해 발급된 특허가 이후 현대 바코드 기술로 발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특허까지 받았으니 곧바로 슈퍼마켓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디어가 당시 기술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코드를 빠르고 저렴하게 읽을 수 있는 장비와 컴퓨터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았는데요. 결국 우들랜드와 실버는 1961년 이 특허를 전자회사 필코(Philco)에 1만5천 달러에 팔았습니다. 이후 레이저와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바코드를 실제 유통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바코드는 언제 등장한 겁니까?

[기자] 1970년대입니다. 미국 식료품 업계가 상품을 공통된 방식으로 식별할 수 있는 표준을 추진했고, 1973년 오늘날 우리가 익숙한 UPC, 즉 Universal Product Code가 업계 표준으로 채택됐습니다. 당시 IBM에 근무하고 있던 우들랜드 역시 UPC 개발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니까 1952년 특허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실제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표준으로 발전하기까지 약 20년이 걸린 셈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실제 상품에 붙은 바코드가 계산대에서 처음 ‘삑’ 하고 읽힌 순간도 기록돼 있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1974년 6월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트로이에 있는 마시 슈퍼마켓에서 ‘리글리 주시 프루트’ 껌 10개 들이 한 묶음이 UPC 바코드로 스캔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UPC 바코드가 소매점 계산대에서 처음 스캔된 사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류에게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보여준 소련의 루나 3호, 그리고 모스부호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오늘날 전 세계 상품과 유통 시스템의 기본 기술로 발전한 바코드까지. 역사 속 10월 7일이 남긴 두 가지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내일도 알찬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