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협력 1] "북한군 추가 파병 시 러시아에 큰 도움…전황 바꿀 수준은 아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북한이 추가로 군대를 러시아에 파병하면 장기전에 직면한 러시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전쟁의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군의 최전선 투입 여부와 미사일 지원 규모에 주목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장기 소모전을 지속하는 러시아에게 북한군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전쟁 초기 북한이 러시아의 포탄 부족을 메웠다면, 전쟁이 장기화한 지금은 병력 부족과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취약점을 공략하는 역할로 지원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월 초 북한군 추가 파병설을 거듭 제기했습니다.

“북한군 3만에서 5만명을 러시아 영토에 배치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입니다. 다만 한국 군 당국은 이에 대해 “북한의 파병 준비는 지속 실시되고 있으나, 현재 추가 파병 임박 징후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후방 진지 보강, 최전선 투입 가능성도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공개 장소에서 촬영된 북한 군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며 소셜미디어 X에 31초짜리 동영상을 게시했다. (화면출처: X@ZelenskyyUa)

미 해병대 대령 출신인 마크 캔시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VOA에 북한군 추가 파병은 러시아가 전선을 유지하고 공세 역량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마크 캔시안 CSIS 선임고문은 “러시아는 매달 약 3만 명의 신규 병력을 모집해야 하는 상황인데, 전쟁이 4년 넘게 이어지면서 특히 최근에는 병력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북한군은 러시아가 전선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군을 전선 방어에 투입 된다면 러시아군이 공세 역량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북한군이 후방 국경지역을 맡았던 기존 역할에서 나아가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에 투입되면 전황을 크게 바꿀 수도 있다고 캔시안 선임고문은 분석했습니다.

캔시안 선임고문은 북한군 3만에서 5만명이 최전선에 배치된다면 “전력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가 전선을 강화하고, 공세 작전을 수행하거나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기에 “전쟁에 잠재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드미트리 고렌버그 해군분석센터(CNA) 선임연구원은 “이번에는 북한군이 지난번과 달리 실제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이번에는 단순히 보병 병력만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미사일 부대 등도 배치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보병뿐 아니라 보다 고도화된 전력을 포함하는 형태로 북한군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 약화, 북한 미사일 가치 커져

고렌버그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병력이라면서도, 추가 미사일 지원 또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전쟁 기간 내내 미사일과 드론 생산 능력을 계속 확대해 왔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방공 취약성을 이용하기 위해 공격 물량을 더 늘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고렌버그 연구원은 “북한이 단기적으로 추가 미사일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공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캔시안 선임고문도 “수백 발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의 미사일을 보낸다면 (전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겨울철 러시아의 에너지, 전력 시스템에 대한 공격인데,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로 제공한다면 러시아가 이런 공격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8월 초 북한이 신형 KN-23, KN-24 미사일 40발과 운용 인력을 러시아 서부에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북한은 2023년 말부터 2025년 8월까지 약 150발의 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했습니다.

북한군 최전선 투입 여부와 미사일 지원 규모 주목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역할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고 보조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군사전략 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국방전략 석좌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3만에서 5만명 병력의 추가 파병이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정도는 아니고, 러시아가 당장 키이우까지 진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렌버그 연구원도 “여전히 북한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보조적인 성격”이라면서 “북한은 분명 러시아의 파트너이지만, 전쟁 수행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파트너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군의 최전선 투입 여부와 미사일 지원 규모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