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김여정, 지뢰 폭발 사건 ‘자자극’ 주장 …북한 책임 차단· 남북 대화 일축 의도

  • 최원기

북한 김여정 총무부장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군사분계선(MDL) 지뢰 폭발 사건의 배경과 북한 김여정 담화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지뢰 폭발 사건 개요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2024년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본격적인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북한군은 분계선 일대에 지뢰지대를 만들고, 그 뒤에 전술도로와 철조망 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3단계 형태의 요새화를 진행해왔습니다.

진행자) 한국군도 북한군의 그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겠죠?

기자) 네, 한국군은 인공위성 영상 등 감시, 정찰 수단을 이용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지형 변화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군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서부전선 25사단 군사분계선(MDL) 남쪽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형 변화를 2025년 9월 이전에 처음 식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지뢰가 묻혀 있는 정확한 위치와 규모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위성사진만으로 땅속에 묻힌 지뢰 하나하나를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의심 지역에 직접 들어가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한국군이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간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월 21일 오전 10시 51분경 한국군이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가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지뢰가 폭발했습니다. 이 폭발로 한국군 대대장을 포함해 2명이 중상을 입고 1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이어 29일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가 현장에 들어가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북한군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이 지뢰는 폭발하지 않은 상태였고 매설된 형태였습니다. 유엔사는 군사분계선(MDL) 이남 한국 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같은 날 합참도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북한 김여정 총무부장의 담화로 가보죠. 김여정 부장은 연달아 담화를 2개 냈는데, 담화의 성격이 좀 다른가요?

기자) 네. 다릅니다. 김여정 부장의 9월 30일 담화는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이 “서울의 자작 광대극”이라고 부인하면서 북한군이 국경선을 넘어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국군이 국경선 요새화 공사를 진행하는 북한군을 향해 경고사격이 아니라 실제사격을 가한다면, 북한 국경부대가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0월 2일 나온 김여정 부장의 담화는 한국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인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이번 사건을 “불의의 사고”로 표현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부장은 2일 담화를 내고 한국군의 조사 결과를 “터무니없는 결론”, “생트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여정 부장은 “마주서야 골아픈 일밖에 없는 족속들과 영원히 악연을 끊어버리자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바람”이라며 남북관계의 단절을 사실상 정책적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김여정 부장의 담화 의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김여정 부장의 담화가 몇 가지 의도가 있다고 보는데요. 우선 군사분계선(MDL) 폭발 사건에서 북한의 책임을 차단하고, 한국 이재명 정부에 끌려들어가 남북대화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것, 또 북한이 설정한 ‘남북은 별개의 적대적 국가’라는 구도를 재확인하는 것 등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닌가요?

기자) 분명합니다.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는 29일 현장 조사를 근거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현장 조사에서 북한군의 지뢰가 발견됐고, 유엔사는 이를 정전협정 위반의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정전협정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의에 대해서 김여정 부장은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0월 2일 북한에 대화를 공개 제의했습니다.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의 핵심 원인이 남북한과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데 있는 만큼, 남북이 만나서 분계선을 다시 확인하고 측정하는 것부터 소통을 시작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여정 부장은 이를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김여정 부장은 2일 정동영 장관의 제의를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라며 북한은 회담을 통해 국경선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힘의 사용”으로 주권경계선을 긋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남북한과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현재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MDL)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발효되면서 그어졌는데요. 당시 군사분계선(MDL)에는 200~300m 간격으로 1천292개의 표지판이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70여 년이 지나면서 대부분 유실됐고, 현재 남아 있는 표지판은 200여 개 정도입니다. 그 결과 한국군과 유엔사 그리고 북한이 인식하는 군사분계선(MDL)이 서로 다른데요. 여기서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석좌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죠.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분계선(MDL)과 한국군이 주장하는 군사분계선(MDL) 그리고 유엔사가 주장하는 군사분계선(MDL)이 서로 다릅니다. 정전협정 당시에는 양측이 합의했던 군사분계선(MDL)은 서로 표지판을 나눠서 설치했고 그 이후에 재측량을 안 했습니다. 그 이후 GPS(위성항법시스템)가 생긴 이후에 한국군이 먼저 설정을 했고, 그다음에 유엔사가 또 설정을 했습니다. 서로 통일하는 작업을 안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군이 주장하는 군사분계선(MDL)이 또 다릅니다.”

진행자) 유엔군사령부는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기자)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북한에 이번 위반 사실을 공식 통보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응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오늘은 군사분계선(MDL)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