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조상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이 다시 늘었다는 소식과 함께 이런 회복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기관인 코트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28일 낸 '2025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 내용입니다.
진행자) 지난해 북한의 대외 무역 현황은 어땠나요?
기자)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약 3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6% 늘었습니다. 수출은 전년 대비 30% 급증한 4억6천 859만 달러, 수입은 26억5천933만 달러로 13.9% 늘었습니다. 특히 수출은 최근 8년 사이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기자) 코트라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얼어붙었던 북한 무역이 사실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2019년이 약 32억 달러였는데 지난해 31억 달러로 바짝 따라붙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무역이 늘었다는 게 언뜻 이해가 안기도 하는데요.
기자) 미국 의회 산하 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북한의 무역과 제재 회피를 떠받치는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북한 같은 나라들이 경제적 고립의 효과를 줄일 수 있도록 중국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실제 숫자로도 확인되는데요. 북한 수출은 2017년 약 17억 달러였는데, 그해 유엔 안보리가 석탄과 광물, 섬유 같은 주력 수출품을 막는 제재를 채택하자 이듬해 2억 달러대로 폭락했습니다. 그 수출이 지금 다시 8년 만에 최대로 올라온 겁니다. 제재가 지금도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 되묻게 되는 이유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 무역, 북한이 누구와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사실상 중국 하나입니다. 코트라 집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북한 무역의 98.2%가 중국과의 거래였습니다. 나머지 나라를 다 합쳐도 2%가 안 됩니다.
진행자) 중국 말고 다른 교역국은 없습니까?
기자) 베트남, 탄자니아, 인도, 짐바브웨 등이 뒤를 이었고, 탄자니아와 짐바브웨, 라오스가 10대 교역국에 새로 들어왔습니다. 다만 비중은 미미해서, 중국을 빼면 무역이라 부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북중 무역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 점도 짚어야 합니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기관인 전미북한위원회(NCNK)는 북한이 밀수와 제재 회피에 능하기 때문에 공식 무역 통계에 실제 북중 교역 규모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해 왔습니다. 코트라 통계 역시 상당 부분 상대국, 즉 중국의 해관 자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드러난 31억 달러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중 무역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북한은 주로 무엇을 팔았나요?
기자) 뜻밖에도 최대 수출품은 오리나 거위 깃털을 가공한 '조제우모와 솜털'입니다. 이불이나 패딩에 들어가는 가공 깃털인데, 이것 하나가 전체 수출의 43.9%였습니다. 그 뒤로 광물, 철강, 광물성 연료 순입니다.
여기에도 배경이 있는데요. 미국의 전미북한위원회는 북한이 제재 대상인 석탄 대신, 텅스텐이나 몰리브덴처럼 제재 그물에 걸리지 않는 광물로 수출을 옮겨가며 허점을 파고들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규모만 늘었을 뿐 깃털과 틈새 광물에 기대는 취약한 구조라는 뜻입니다.
진행자) 수입은 어떻습니까?
기자) 수입이 수출의 다섯 배가 넘습니다. 무역적자가 약 22억 달러로 오히려 더 늘었는데, 이 적자를 무엇으로 메우는지는 이번 무역 통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코트라 관계자는 수출이 1년 사이 30%나 늘어난 만큼, 교역 구조와 품목에 두드러진 변화가 있는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지난해 북한 대외무역이 16% 늘었다는 코트라 보고서와 그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조상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