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임시지출안 처리, '셧다운' 모면…바이든, 새 방역지침 발표

연방정부 임시지출안이 통과된 2일 밤, 의사당 건물에 불이 켜져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 미 연방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임시지출안이 통과되면서 연방 정부가 부분 폐쇄 위기를 넘겼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한 새로운 방역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이어서 최근 미시간의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총격범이 1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되고 총격범 부모에 대한 기소도 검토되고 있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정부의 부분 폐쇄를 일컫는 말이죠? 정부 ‘셧다운’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또다시 위기를 넘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2일, 정부 임시지출안이 통과됐습니다. 3일까지 지출안 처리가 되지 않으면, 연방 정부를 운영할 지원금이 끊기면서, 말씀하신 대로 ‘셧다운’ 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요. 이날(2일) 하원에서 내년 2월 18일을 기한으로 한 임시 지출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1대 반대 212로 가결한 데 이어 상원에서도 69대 28로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임시 지출안이 통과된 거니까 아직 최종 합의를 본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월 18일까지, 11주 정도 예산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입니다. 임시 지출안은 본 예산안이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전년도 수준에서 연방기관에 임시로 예산을 지원한다는 내용인데요. 의회 지도부는 이번 임시지출안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70억 달러의 예산도 함께 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셧다운 사태를 막았으니까 일단 의회는 한숨을 돌리게 됐군요?

기자) 맞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마침내 냉철한 머리가 승리해 기쁘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정부는 계속 열려있을 것이라며, 피할 수 있고, 불필요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셧다운의 위기 직전에서 돌아설 수 있게 해준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회가 셧다운 위기를 넘긴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의회는 올해 10월에 시작된 2022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2021년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지난 9월30일, 의회는 일단 임시지출안을 극적으로 통과시키면서 셧다운 사태를 막았는데요. 당시 통과된 임시지출안의 시한이 12월 3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최종 지출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에 또다시 임시지출안이 통과된 겁니다.

진행자) 예산안 합의가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정부 지출을 두고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당초 민주당은 정부 임시지출안과 국가 부채한도 유예법안을 묶어서 처리하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반대하면서 법안 통과가 가로막혔습니다. 공화당은 셧다운을 막는 임시지출안에는 찬성하지만, 국가의 재정 부담을 늘리는 부채한도 법안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요. 결국 막판에 지출안을 별도로 표결에 부쳐 가까스로 통과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당시에 다른 예산 법안 처리도 맞물려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인프라 법안 그리고 사회복지 예산안을 놓고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더 나은 재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회복지 예산안에 대해선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공화당과 여당 내 일부 중도파 의원들이 반발했는데요. 하원은 결국 지난 19일, 지출 규모를 당초 3조 5천억 달러에서 2조 2천억 달러로 줄인 법안을 통과시켰고요. 상원에서는 아직 해당 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예산안 처리를 막는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기자) 이번엔 정부의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이 주말 동안 셧다운 사태가 벌어지게 되더라도, 정부가 민간 기업에 부과한 코로나 백신 의무화를 철회하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겁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양당 지도부는 일단 임시지출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두고, “여야가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 이런 비판도 있더라고요?

기자) 네. AP 통신이 그렇게 표현했는데요. 그러니까 여야가 상대를 끝까지 밀어붙여서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벼랑 끝 전술 끝에 결국 셧다운 사태가 실제로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미국은 지금까지 20차례가 넘는 셧다운을 경험했고요. 특히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엔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으로 35일간 정부가 셧다운 되면서, 미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셧다운 사태가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연방 정부의 필수 업무를 제외한 각종 업무가 축소되거나 중지되고요.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셧다운 고비는 일단 넘겼는데, 아직 의회가 넘어야 할 큰 산이 하나 더 있다고요?

기자) 네. 국가 채무불이행 사태 즉 ‘디폴트’ 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의회는 지난 2019년, 당시 22조 달러의 부채 한도를 2년 연장했고요. 그 적용이 만료되는 시점이 지난 7월 31일이었지만,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회는 지난 10월, 현행 28조4천억 달러 규모인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를 28조9천억 달러로, 이달 초까지 한시적으로 늘리는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 상향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임시법안 처리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후속 조치 도입에 실패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달 15일 이후엔 연방 정부에 댈 수 있는 자금이 바닥날 거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2주 안에 부채한도 논의가 합의를 보지 못하면, 디폴트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일, 국립보건원(NIH)에서 코로나 신종 변이 오미크론과 겨울철 대응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새로운 방침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검사 규정을 강화합니다. 미국에 입국하려는 여행객은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출발 하루 전에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요. 현재의 사흘에서 기간이 확 줄어든 겁니다. 이 지침은 외국 국적자는 물론, 미국 시민권자에게도 모두 해당이 됩니다.

진행자) 마스크 의무 착용과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교통 이용에 따르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두 달 더 연장했습니다. 당초 미 교통안전청(TSA)은 비행기와 기차, 버스, 기차역과 공항 등 대중교통 시설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내년 1월 18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내년 3월 18일까지로 추가 연장했습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봉쇄 정책도 다시 시작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일, 국립보건원(NIH)에서 코로나 신종 변이 오미크론과 겨울철 대응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새로운 계획은 봉쇄 조치 대신 백신과 부스터샷 확대, 코로나 검사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혼돈과 혼란이 아닌 과학과 속도로 변이와 싸울것”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방침 내용,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을 마친 1억 명이 부스터샷을 꼭 맞을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은 계속 무료일 거라며,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곳은 미국 내 8만 곳에 달하고, 5살에서 18살 자녀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곳도 3만5천 곳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5살 이하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도 승인 날 수 있도록, 대통령 권한 내에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검사도 확대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가정에서 손쉽게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의료보험 회사들이 자가진단 키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학교와 요양 시설 등다중 이용시설에 무료로 키트를 보급하고, 보험이 없어도 코로나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 계획에 또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코로카 확진자의 급증으로 의료 인력이 필요한 지역에 언제든 가서 지원할 수 있는 60개의 응급 의료팀을 꾸리고 있다고 밝혔고요. 국제 사회 지원을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2억 회분의 백신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이렇게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미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보고된 지 하루 만인 2일, 미네소타주와 콜로라도주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로 보고되는 등 확진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뉴욕에서는 여러 명의 확진자가 동시에 나오면서지역사회 전염단계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시간주 로체스터힐스 52구역 법원에서 옥스퍼드 고교 총기 난사범 이선 크럼블리(화면 정중앙)에 대한 화상 기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30일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기소됐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검찰은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총을 쏴 4명을 숨지게 한 이 학교 학생 이선 크럼블리(Ethan Crumbley)를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혐의가 적용됐죠?

기자) 검찰은 1급 살인과 살인미수, 그리고 테러 등 총 24건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크럼블리가 올해 15살이지만, 청소년이 아닌 성인으로 기소했습니다. 마크 키스트 검사는 크럼블리가 최대한 많은 학생을 살해할 목적으로 일부러 권총을 가지고 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격 사건에 의한 사상자는 몇 명이나 발생했죠?

기자) 총 4명의 학생이 숨졌고요. 교사 1명과 학생 6명이 부상했습니다. 부상자 대부분은 치료 후 퇴원한 가운데 17세 여학생 1명은 중태에 빠졌습니다.

진행자) 사건 경위에 관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 부분이 있나요?

기자) 검사의 설명에 따르면 사건 당일 크럼블리는 화장실에 가방을 가지고 들어간 뒤 반자동 권총을 들고나왔고요. 복도를 걸어 다니며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크 부샤드 오클랜드 카운티 보안관은 체포 당시 크럼블리는 18발의 총알을 더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범행 당일, 크럼블리의 부모가 학교를 찾았었다고?

기자) 맞습니다. 크럼블리의 부모는 아들의 범행 당일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교실 내에서 아들의 행동에 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학교가 상담 차 부모를 불렀기 때문인데요. 다만 어떤 부분에 관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방문 후 몇 시간 뒤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눈에 띄는 것은 테러 혐의가 적용된 부분인데요?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캐런 맥도널드 오클랜드 카운티 검사는 이번 사건은 흔하거나 일반적인 혐의가 아니고 또 충동적인 범죄도 아니라고 지적하며 테러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상자는 단순히 11명에 그친 것이 아니라며 범행 발생 당시 숨거나 도망간 학생들, 사건 발생 이후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시간주의 대테러법은 언제 제정됐죠?

기자) 9.11 테러 다음 해인 지난 2002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이 법은 민간인을 위협∙강압하거나, 또한 협박이나 강압을 통해 정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로 테러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미시간주 사법당국 관계자들은 학생 등이 받은 정신적 충격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번 범행이 테러 행위에 부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검찰이 크럼블리 부모에 대한 기소도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럼블리가 범행에 사용한 반자동 권총은 아버지의 총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맥도널드 검사는 총기를 소유한다는 것은 안전한 장소에 적절하게 보관하고, 그곳을 잠가 두며, 탄환을 따로 분리해 놔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하며 부모에 대한 기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여파도 있군요. 미시간주 내 다른 지역의 일부 학교들이 온라인상에서 폭력 협박이 제기되자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블룸필드 힐스 학군의 지역 경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력 협박이 제기되고 있다며 2일과 3일 학교를 닫는다고 밝혔습니다. 홀리 학군의 학교 역시 같은 이유로 3일까지 학교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온라인상에서 제기되고 있는 폭력 위협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아직 구체적인 범죄 관련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죠?

기자) 네, 교육 전문지 ‘에듀케이션위크(Education Week)’에 따르면, 이번 미시간주 사건은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인명 피해가 큰 교내 총격 사건이라고 합니다. ‘에듀케이션위크’는 올해 교내 총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가 29건에 달한다고 집계했는데요. 최소한 11명이 숨지고 49명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