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2척이 중국 연안 해역에서 반복적으로 포착됐습니다. 과거 선박 간 불법 환적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았던 이들 선박이 항구 입항을 피한 채 해상 운항을 이어가면서 제재를 회피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유조선 ‘남산8호’는 24일 중국 항저우만과 닝보·저우산 해역 인근 샤오취산 주변에서 포착됐습니다. 또 다른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도 같은 날 탕위 인근 해상에서 확인됐으며, 전날 관측된 위치보다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유조선 ‘남산8호’는 24일 중국 항저우만과 닝보·저우산 해역 인근 샤오취산 주변에서 포착됐다. 출처 = MarineTraffic.
VOA는 2023년 이후 두 선박이 중국 연안 해역에 나타난 사례를 여러 차례 추적해 보도했습니다. 공개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천마산호는 2024년 러시아 항구에 입항한 기록도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8년 3월 두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두 선박은 자산 동결과 항구 입항 금지 대상이 됐습니다. 유엔 회원국인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은 두 선박의 자국 항구 입항을 금지해야 합니다. 또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제재 위반 활동에 관여했거나 금지 물품을 운송했다고 볼 합리적 근거가 있을 경우, 항구에 있는 선박을 억류·검사·압류해야 하며 영해 내 선박에 대해서도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역시 두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두 선박은 유엔 제재 대상이 되기 전부터 선박 간 환적 의심 사례에 등장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2018년 7월 남산8호가 상하이 남동쪽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나란히 붙어 호스를 연결한 모습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두 선박이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선박 간 환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24일 탕위 인근 해상에서 확인됐으며, 전날 관측된 위치보다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MarineTraffic.
천마산호 역시 2018년 2월 상하이 동쪽 해상에서 몰디브 선적 유조선 ‘신위안18(XIN YUAN 18)’과 나란히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환적 의심을 받았습니다. 2020년 1월에도 동중국해에서 다른 선박과 호스를 연결한 모습이 포착됐으며, 일본 방위성은 당시에도 금지된 환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남산8호가 최근 포착된 닝보·저우산 해역은 과거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도 북한산 석탄의 불법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진 곳으로 지목됐습니다. 선박 간 환적은 항구에 입항하지 않은 채 바다에서 화물을 다른 선박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화물의 출처와 목적지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어 제재 회피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은 2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선박 추적 자료를 보면 두 선박 모두 닝보·저우산 지역의 섬들 사이를 포함한 영해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해역이 북한 선박의 불법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지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여러 위성사진에서도 이런 활동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와츠 전 위원은 두 선박이 2018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항구에 입항하지 않고 해상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제재의 결과를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항구에 들어가지 않고 바다에서 환적을 함으로써, 이들 선박은 제재 지정에 따른 결과를 피하기 위해 그럴듯한 부인 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종의 ‘우회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수법으로 선박들이 제재 지정에 따른 결과를 피하면서 계속 운항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제재 지정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는 이들의 불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VOA는 두 선박의 활동과 관련 제재 이행에 대한 논평을 중국 정부에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