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인터뷰] 벡톨 교수 “북한, 전쟁 후 이란 군사력 재건 지원할 수 있어”

이스라엘 군이 압류한 북한 무기. 위에서 아래를 기준으로 첫 번째와 세 번째 무기가 하마스가 북한 F-7의 로켓 추진체를 이용해 만든 대전차 로켓. 두 번째와 나머지 아래 3개 무기는 F-7이다. 모두 뒷부분에 같은 추진체가 달려있다.

최근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분쟁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에서 북한산 무기와 기술이 사용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현 이란 정권이 유지될 경우, 이란의 미사일과 군사시설 재건 과정에서 북한이 다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중동 무기 수출과 군사협력 실태를 연구해 온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주립대 교수를 함지하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OA 인터뷰] 벡톨 교수 “북한, 전쟁 후 이란 군사력 재건 지원할 수 있어”

기자) 오늘날 전 세계에서 북한산 무기가 발견되고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특히 최근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분쟁에서 북한산 무기나 부품이 사용됐다는 증거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벡톨 교수) 1980년대에 북한은 이란에 스커드-B 미사일 약 100기를 판매했습니다. 이후 스커드-C 약 200기도 판매했고, 이란을 위해 스커드-C 생산 공장까지 건설했습니다. 그 공장에서 나온 것이 키암(Qiam) 미사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사거리를 조금 늘린 스커드-C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미사일은 북한 기술자와 엔지니어들이 이란에 기술과 생산 능력을 제공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키암은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2020년 이라크 미군 기지를 포함해서요. 지난 2월 시작된 전쟁에서도 상당히 많이 사용됐습니다. 키암은 이스라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는 없지만, 역내 미군 기지와 이란의 아랍권 이웃 국가들은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입니다.

이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북한은 1993년에서 1998년 사이 이란에 노동(Nodong) 미사일 약 150기를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스커드-C 때와 마찬가지로 이란에 노동 미사일 생산 공장을 건설해 줬습니다. 이란은 이미 150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공장에서 나온 것이 샤하브-3입니다. 샤하브-3은 사실상 노동 미사일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고, 미사일에 한글 대신 페르시아어가 적혀 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후 같은 공장에서 북한은 노동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는 작업도 도왔습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확실하게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노동 미사일을 기반으로 북한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두 종류의 미사일이 나왔습니다. 이마드와 가디르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이마드와 가디르를 이스라엘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2024년에도 사용됐고, 2025년 12일 전쟁에서도 사용됐으며, 이란-미국 그리고 아랍권 국가들 사이의 전쟁에서도 사용됐습니다. 요르단의 기지를 공격하는 데도 사용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후티 반군에게 이란형 가디르를 제공했습니다. 이스라엘 등을 공격하는 데 사용됐죠. 이것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입니다.

이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보겠습니다. 북한은 2005년 이란에 무수단 미사일 19기를 판매했습니다. 무수단의 사거리는 약 3천500~4천km로,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들은 완제품 형태로 2005년에 19기를 판매한 것입니다. 이란은 2006년 이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했고, 이후 계속 개발했습니다. 북한의 무수단 전문가인 기술자와 엔지니어들도 이란으로 가서 미사일을 개량하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이란은 2016년 무렵 이 작업을 완료했고, 무수단에 훨씬 더 무거운 탄두를 장착했습니다. 같은 추진력을 가진 미사일에 훨씬 무거운 탄두를 실으면 사거리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란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미사일의 임무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미사일은 ‘호람샤르-4(Khorramshahr-4)’라고 불립니다. 약 4천kg의 탄두를 탑재하며, 지상에 도달했을 때 여러 개의 탄약이 흩어지는 형태의 탄두도 사용합니다. 결국 무수단이 IRBM으로 개량돼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 것입니다. 특히 올해 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전쟁에서 사용됐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이 이제 미사일 같은 완제품을 직접 보내는 방식보다는, 이란이나 후티 같은 무장 세력들과 협력하면서 정보와 기술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고 이해해야 할까요?

벡톨 교수) 둘 다 해당됩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처럼 부품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예 모든 부품을 보내기도 했죠. 그리고 자체 기술자들을 보내 조립을 도왔습니다. 예를 들어 호람샤르 같은 미사일은 원래 무수단이었으나, 이란이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도록 더 무거운 탑재물을 싣고 더 짧은 거리를 비행하도록 살짝 변경하는 것을 북한이 도왔습니다. 하지만 맞습니다. 현재 북한은 주로 이란이 이미 확보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수정하는 것을 돕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산 무기가 이란이나 중동의 무장 세력 손에 들어가게 되는 전형적인 경로는 무엇인가요? 주요 운송 경로와 채널은 어떻게 됩니까?

벡톨 교수) 실질적으로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잘 아시다시피 전통적인 해상 운송 수단으로, 이란에 보낸 대부분의 미사일이 이 방식으로 선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ICBM의 80톤 로켓 부스터 같은 핵심 부품을 보낼 필요가 있을 때는 항공기를 이용했습니다. 대개 중국이나 파키스탄을 거쳐 이란에 착륙하는 경로를 이용했죠. 이것이 그들이 사용하는 두 가지 주요 수단입니다.

많은 분석가는 북한이 전쟁 중 이란에 거리를 두려 하기 때문에 많은 물물을 보내지 않았다고 근거 없이 주장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당 부분은 현재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상선이 이란으로 진입하는 것이 훨씬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파키스탄을 통해 무기 체계를 보낸 뒤 육로로 파키스탄을 거쳐 이란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고, 사실 개연성이 높다고 보지만 아직 그에 대한 증거를 직접 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만약 이 전쟁이 끝나고 이란의 현 정권이 유지된다면 그들은 북한이 다시 돌아와 모든 미사일 발사대를 재건하고, 미사일과 기술 등을 재보급해 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란이 이른바 '모기 해군(Mosquito Navy)' 전력을 구축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보유한 수백 척의 소형정 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2010년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잘 아시는 '연어급' 잠수함의 자체 버전으로, 북한이 이란에 판매했던 것입니다. 북한은 늘 그렇듯 이란이 자체 제조할 수 있도록 공장을 지어주었지만, 북한산 부품과 기술자 없이는 가동될 수 없습니다.

또한 그들은 자체적인 'I-SILC'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I-SILC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북한이 90년대에 건조하여 이란에 약 46척을 판매한 침투용 반잠수정입니다. 이 거래는 2003년에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우리는 이 두 가지 해군 함정이 모두 미 해군 함정에 의해 격침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자) 최근 이스라엘의 10월 7일 하마스 공격 피해자들과 관련된 미국 법원에서 전문가 증언을 하셨는데요, 하마스와 기타 무장 세력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지원에 대해 법원에 뭐라고 진술하셨습니까? 그리고 어떤 증거를 제시하셨나요?

벡톨 교수) 그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며 제가 참여한 사건에 대한 최종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구체적으로 판매된 무기 체계들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마스에 판매된 무기 중에는 첨단 유도 시스템을 갖춘 122mm 방사포(MRL)가 있습니다. 트럭 뒤에 탑재되는 122mm 발사대들 말이죠. 그리고 광학 유도 대전차 미사일인 '불새'가 있습니다. 우리는 10월 7일과 그 이후 전쟁이 진행되면서 그것들을 보았습니다.

러시아산 로켓유탄발사기(RPG)의 북한판인 F-7도 있습니다. 끝부분에 빨간색 원이 그려져 있어서 북한산 RPG라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데, 함 기자께서도 실제로 직접 보신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합니다. AK-47의 북한판인 '58식 소총'도 수천 정이 하마스에서 회수되었습니다. 사람들이 "AK-47 대신 58식이라는 걸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데, 소총에 '58식'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대러시아 군사 지원은 이전의 해외 무기 판매와 어떻게 다릅니까? 북한의 군사 수출 성격이나 규모가 달라졌습니까?

벡톨 교수) 먼저 성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이란이나 중동, 시리아, 아프리카 국가 등에 무기를 확산할 때는 보통 남포항 등지에서 목적지로 항해하는 상선을 이용하는 형태가 가장 흔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에 전달하는 물품들은 러시아 선박에 실려 이동합니다. 북한 동해안의 나진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남쪽의 작은 군사 항구 사이를 오가며 무기를 실어나르는 전용 선박만 제가 아는 것만 최소 6척에 달합니다. 따라서 운송 성격부터가 과거와는 다릅니다.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MSMT) 보고서에도 나와 있듯이, 항공기를 통해서도 러시아로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는 미사일 같은 품목들은 주로 러시아 항공기에 실려 운송됩니다. 이 역시 과거의 그 어떤 선적 방식과도 매우 다릅니다.

두 번째는 물량의 규모(largesse)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를 깨닫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이제 널리 인정받는 사실입니다. 2023년 말경부터 특히,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포탄의 약 50%와 탄도미사일의 약 3분의 1을 공급해 오고 있습니다. 거대한 군산복합체를 가진 거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는 재래식 탄약의 절반을 북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는 두 가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러시아의 군산복합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약하다는 점이고, 둘째, 북한의 군산복합체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역량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