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의 외국인 관광 재개 움직임과 그 한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함경북도의 관광 명소를 찾았군요?
기자) 네. 평양 주재 중국대사가 함경북도 관광지를 찾아 관광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29일 주북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왕야쥔 중국대사는 지난 24일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함경북도 칠보산 민박촌을 방문했습니다. 왕 대사는 이 자리에서 "관광 협력은 양국 인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감정을 끌어당기는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북중 관광 협력을 강조했다고 중국대사관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북한은 중국에 단체 관광객을 보내달라는 손짓을 많이 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3월에 6년 만에 평양-베이징 여객열차가 다시 운행됐고, 중국 항공사의 베이징-평양 직항편도 재개됐습니다. 또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양국은 관광을 비롯한 문화·체육 분야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7월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왕후닝 주석이 북한의 관광지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를 강력히 원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가장 큰 이유로 외화 확보를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 관광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닙니다. 외화난에 시달리는 북한으로서는 관광이 짭짤한 외화벌이 사업입니다. 북한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8년 약 2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북한을 찾았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1인당 300달러를 지출했다고 가정하면 북한이 관광을 통해 번 돈이 약 6천만 달러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6천만 달러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한국의 경우 한 해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2천만 명 이상 오는데, 북한에는 관광객이 몇 명이나 오나요?
기자) 북한은 2023년 말부터 외국인 관광을 재개했는데, 러시아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에는 러시아인 관광객 881명이 북한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북한이 중국인 등 20만 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적은 숫자입니다. 다만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국경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러시아인 관광객이 5천 명을 넘어서는 등 다소 늘어났습니다. 반면 북한의 연이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아직 단체 관광객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의 기대만큼 평양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중국은 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건가요?
기자)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 단체 관광을 허용할 경우,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여기서 북한 전문가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상범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단체 관광객들이 방북하게 되면 벌크 캐시(Bulk Cash), 즉 대량 현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금강산 관광을 할 때도 국제사회가 제기했던 문제인데요.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많은 관광객이 갈 경우 대량 현금과 관련해 국제 규범을 위반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관광객도 북한을 찾고 있긴 하지만, 숫자가 크게 늘지 않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관광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관광객 수는 연간 5천 명 수준입니다. 양국 간 항공편과 교통편이 제한적이고, 관광 일정이 자유롭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정치적인 이유 외에, 관광객 개인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이라는 여행지가 매력이 있나요?
기자) 네, 그게 문제인데요. 관광객 개인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은 ‘신기하지만 재미는 없는’ 관광지입니다. 우선 북한을 방문하면 ‘통제와 감시’를 당합니다. 북한에 가본 관광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24시간 감시당하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다시 김상범 북한연구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관광객 입장에서는 문화와 사회 체험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관광을 프로파간다, 선전선동의 관점에서 운영하고 있거든요. 우상화라든지, 경제적 성과라든지, 체제를 홍보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고, 또 통제, 감시원이 따라다닌다든지, 사진도 못 찍게 하거든요. 그러니까 누가 자기 돈 내고 감시받으며, 통제받으며 관광을 하고 싶겠습니까."
진행자) 비용 측면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공개된 북한 여행 상품을 보면 베이징을 출발해 3박 4일간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 프로그램이 약 9천290위안(1,385달러) 수준입니다. 반면 중국에서 태국을 여행할 경우 3박 4일 일정에 약 4천~7천 위안(600~1,050달러)이면 가능합니다. 북한 관광 상품은 가이드 비용 등이 추가되어 생각보다 비쌉니다. 중국 관광객 입장에서는 같은 돈이면 훨씬 더 자유롭고 편안한 태국이나 중국 국내 휴양지를 가는 것이 훨씬 이득인 셈입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오늘은 북한의 관광 재개 움직임과 그 한계를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