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 곳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구석구석 USA’입니다. 오늘은 미국 50개 주를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인데요. 김철환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이어서 알래스카에 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지난 시간에는 미국에서 면적이 가장 큰 주인 알래스카의 역사와 자연환경을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알래스카 경제를 떠받치는 석유와 수산업, 주민들에게 지급되는 석유 배당금, 그리고 도로가 없는 지역의 교통수단과 개썰매 문화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알래스카 경제라고 하면 역시 석유가 가장 먼저 떠오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알래스카 북쪽의 프루도베이 일대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는 알래스카 경제와 주 정부 재정의 중요한 기반이 됐습니다. 하지만 유전이 북극해와 가까운 외딴 지역에 있어서 석유를 시장으로 운반하는 것이 큰 문제였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 800마일, 1천300킬로미터 길이의 알래스카 종단 송유관이 건설됐습니다. 송유관은 북부 프루도베이에서 남부의 항구도시 밸디즈까지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가로지릅니다. 그리고 석유는 이곳에서 유조선에 실려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운송됩니다.
진행자) 알래스카 주민들이 바로 이 석유 수입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는다면서요?
기자) 네. 알래스카주는 석유가 언젠가는 고갈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1976년 주민투표로 ‘알래스카 영구기금’을 만들었습니다. 석유 수입의 일부를 기금에 넣고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관리하는 제도인데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주민들에게는 기금의 투자 수익을 재원으로 매년 배당금이 지급됩니다.
진행자) 지급액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해마다 달라지는데요. 올해는 에너지 지원금 200달러를 합쳐 1인당 총 1천200달러입니다. 단순히 알래스카에 잠시 머문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알래스카 주에 정해진 기간 동안 거주하고 계속 살 의사가 있다는 점 등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한정된 천연자원에서 얻은 이익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주민들과 나눈다는 점에서 알래스카를 대표하는 제도로 꼽힙니다.
진행자) 그럼 석유 외에 알래스카를 대표하는 산업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바로 수산업입니다. 알래스카 주변의 차갑고 깨끗한 바다에서 연어와 명태, 대구, 넙치, 게 등 다양한 수산물이 잡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알래스카산 연어는 미국 전역의 식료품점과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상업, 어업뿐 아니라 관광산업과 광업, 연방 정부와 군 관련 일자리도 알래스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름철에는 빙하와 야생동물을 보기 위한 관광객과 크루즈선이 몰리면서 관광업이 활기를 띱니다.
진행자) 그런데 알래스카가 워낙 넓고 또 인구가 흩어져 있다 보니까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알래스카에는 다른 도시와 도로로 연결되지 않은 마을이 많습니다. 주도인 주노도 자동차로 미국의 다른 지역까지 직접 갈 수 있는 도로가 없는데요. 이 때문에 주민들에게 비행기는 특별한 여행 수단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경비행기가 사람과 우편물, 식료품과 의료용품을 외딴 마을로 운반합니다. 또 남동부 해안과 섬 지역에서는 주 정부가 운영하는 페리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알래스카 해상고속도로로 불리는 이 페리망은 5천630킬로미터(3천500마일)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30여 개 지역사회를 연결합니다. 말 그대로 바다 위의 고속도로인 셈입니다.
진행자) 이전에 하와이주를 소개할 때도 다뤘었지만, 하와이나 알래스카나 이렇게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물가가 비싸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로가 없는 지역에는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비행기나 배로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날씨가 나빠 운송이 늦어지면 신선식품을 구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낚시와 사냥, 야생 열매 채집을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추위뿐 아니라 짧은 낮과 폭설, 얼어붙은 도로에도 대비해야 하는데요. 자동차에는 겨울용 타이어와 비상용품을 준비하고, 집에서는 난방연료와 식량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알래스카에 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요. 알래스카 하면 개썰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기자) 네. 개썰매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보급되기 전부터 눈과 얼음으로 덮인 지역에서 사람과 우편물, 물자를 운반하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줄었지만, 알래스카를 상징하는 문화와 스포츠로 남아 있습니다. 알래스카는 개썰매 경주를 주 공식 스포츠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행사는 매년 3월에 열리는 아이디타로드(Iditarod) 개썰매 경주입니다. 1973년 시작된 이 경주는 앵커리지에서 출발하는 기념행사 뒤 윌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해 서부 해안도시 놈까지 이어집니다.
진행자) 경주 거리가 상당히 길다고요?
기자) 네. 경로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지만 약 1천 마일, 거의 1천700킬로미터에 이릅니다. 개썰매를 모는 사람을 ‘머셔(musher)’라고 부르는데요. 머셔와 개들은 눈보라와 강풍, 얼어붙은 강과 산길을 통과해야 합니다. 완주에는 보통 여러 날이 걸립니다. 단순히 속도만 겨루는 것이 아니라 개들의 건강과 체력 관리, 길을 읽는 능력과 극한 환경에서의 판단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이디타로드는 ‘지구상의 마지막 위대한 경주’라는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진행자) 오늘은 알래스카의 경제와 주민들의 생활, 개썰매 문화를 살펴봤습니다. 김철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