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의 50개 주: 미국에서 가장 크고 맨 북쪽에 있는 땅…알래스카 1부

미국 앵커리지
미국 앵커리지

진행자) 미국 50개 주의 역사와 문화,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구석구석 USA’입니다. 오늘도 조상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할 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미국에서 가장 넓고, 또 맨 북쪽에 있는 주, 알래스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알래스카의 별명은 ‘마지막 개척지’, 영어로는 ‘The Last Frontier’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산과 빙하, 툰드라와 야생동물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담긴 별명인데요. 오늘 1부에서는 알래스카의 지리와 역사, 원주민 문화, 독특한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알래스카는 미국 본토와 떨어져 있죠? 미국 주이지만 좀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본토의 북서쪽 끝에서 캐나다를 지나야 알래스카에 도착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다른 주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고, 동쪽으로는 캐나다, 서쪽으로는 베링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미국보다 캐나다나 러시아에 더 가까워 보이는데요. 하지만 행정적으로는 엄연한 미국의 49번째 주입니다. 미국의 맨 북쪽과 서쪽에 있는 지점도 모두 알래스카에 있습니다.

진행자) 또 알래스카가 미국에서 가장 큰 주라고 하더라고요?

기자) 네. 면적이 약 172만 제곱킬로미터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압도적으로 큽니다. 두 번째로 큰 텍사스보다도 두 배 이상 넓습니다. 미국 지도에서는 알래스카를 본토 옆에 작게 줄여서 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크기를 체감하기 어려운데요. 알래스카 안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몬태나주를 모두 넣어도 공간이 남을 정도입니다. 반면 인구는 80만 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넓은 땅에 사람들이 흩어져 살고 있어서 미국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주입니다.

진행자) 알래스카 하면 도시 앵커리지가 유명하잖아요. 그런데 이 도시가 주도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알래스카의 주도는 남동부에 있는 주노입니다. 가장 큰 도시가 앵커리지고요. 주노는 미국의 주도 가운데서도 독특한 곳입니다. 도시 주변이 산과 빙하,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알래스카의 다른 주요 도시와 연결되는 도로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바로 들어갈 수 없고 비행기나 배를 이용해야 합니다. 반면, 앵커리지는 알래스카의 교통과 경제 중심지인데요. 알래스카 주민의 상당수가 앵커리지와 주변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 알래스카는 러시아의 영토였죠?

기자) 네. 러시아는 18세기부터 모피 무역을 위해 알래스카를 탐사하고 정착지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지역을 관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었고, 영국에 영토를 빼앗길 가능성도 우려했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골칫덩이 알래스카를 미국에 매각하기로 결정합니다. 1867년 미국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수어드의 주도로 러시아에서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미국은 같은 해 10월 알래스카를 공식적으로 넘겨받았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골칫덩이로 여겨졌던 알래스카 매입에 대해서 당시에는 미국 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너무 멀리 떨어진 춥고 쓸모없는 땅을 샀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일부에서는 알래스카 매입을 ‘수어드의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뜻의 ‘Seward’s Folly’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알래스카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요.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도 확인됐습니다.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에는 러시아와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군사적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알래스카 매입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영토 거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알래스카가 미국의 정식 주가 된 것은 언제입니까?

기자) 미국이 알래스카를 매입한 지 약 90년이 지난 1959년입니다. 알래스카는 그해 1월 미국의 49번째 주가 됐습니다. 뒤이어 하와이가 50번째 주로 편입됐고요. 알래스카의 주기에는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상징하는 여덟 개의 금색 별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깃발은 알래스카가 미국의 주로 편입하기 전인 1927년, 당시 13살이었던 알래스카 원주민 소년 베니 벤슨이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알래스카의 역사를 러시아의 진출이나 미국의 매입부터 시작해서는 안 되겠죠?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지역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알래스카에는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수천 년 전부터 여러 원주민 공동체가 살아왔습니다. 이누피아트와 유픽, 우난간, 알류티크, 애서배스컨, 틀링깃, 하이다 등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원주민들이 정착했습니다.

이들은 해안에서는 고래와 물고기, 해양 포유류를 잡았고, 내륙에서는 순록과 무스 등을 사냥하며 혹독한 자연환경에 적응했습니다. 이 때문에 알래스카주는 영어와 함께 20여 개의 알래스카 원주민 언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원주민 문화는 알래스카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인데요. 전통 예술과 춤, 언어뿐 아니라 사냥과 어업을 통해 가족과 마을 공동체에 필요한 식량을 마련하는 생활 방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래스카라고 하면 눈과 얼음으로 덮인 모습부터 떠오르는데요. 주 전체가 일 년 내내 추운 것은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알래스카가 워낙 넓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기후와 풍경이 크게 다릅니다. 북극해와 가까운 북부에는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는 툰드라 지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내륙에는 침엽수 중심의 광대한 숲이 있고요. 남동부에는 비가 많이 내리는 온대 우림도 있습니다. 남서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알류샨 열도에는 화산이 많습니다. 산과 숲, 빙하, 습지, 화산섬과 해안이 한 주 안에 모두 존재하는 셈입니다.

진행자)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도 알래스카에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데날리 국립공원에는 해발 2만310피트, 약 6천190미터에 이르는 북미 최고봉이 있습니다. 이 산은 알래스카 원주민 언어로 ‘높은 곳’ 또는 ‘위대한 존재’를 뜻하는 데날리로 오랫동안 불렸습니다. 2015년 미국 정부가 공식 명칭을 데날리로 변경했지만,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매킨리산으로 바꿨습니다. 현재 산의 공식 명칭은 매킨리산이지만 국립공원의 이름은 데날리 국립공원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래스카에서는 여름에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기자) 지역에 따라 사실입니다. 북극권 위에 있는 북부 지역에서는 여름철 일정 기간 해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백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밤중에도 밖이 환해 ‘한밤의 태양’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일정 기간 해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는 극야가 이어집니다. 완전히 어두운 상태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낮에도 해를 보기 어렵습니다. 알래스카 주민들은 암막 커튼이나 특수 조명을 사용하는 등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일조 시간에 맞춰 생활합니다.

진행자) 광활한 자연만큼 야생동물도 다양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래스카에서는 불곰과 흑곰, 북극곰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무스와 순록, 늑대가 서식하고 해안에서는 고래와 해달, 바다사자 등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에는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이 관리하는 전체 토지의 약 60%가 몰려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거대한 자연이 보존돼 있는데요. 알래스카의 자연은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인 동시에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자산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넓은 주, 알래스카의 역사와 원주민 문화, 독특한 자연환경을 살펴봤습니다. 조상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