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립 80주년을 맞은 북한 국립교향악단을 방문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국립교향악단에 대한 얘기군요. 김 위원장이 언제 교향악단을 방문했나요?
기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8일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을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모란봉극장 중앙홀에서 교향악단의 창작가, 예술인 등 단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은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김 위원장이 “국가부흥의 위력한 추동력으로 되는 음악예술을 발전시키는 데서 권위 있는 국립교향악단은 마땅히 견인기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방금 ‘견인기적 역할’이라고 하셨는데, ‘견인기’가 뭡니까?
기자) 견인기는 노동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인데, 철도에서 맨 앞에서 끄는 기관차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국가 건설을 맨 앞에서 이끄는 '원동력' 또는 '선도 세력'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교향악단의 음악을 감상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이날 모란봉극장에서 열린 국립교향악단 창립 80주년 기념음악회에는 관현악 서곡 ‘영광드립니다 조선노동당이여’, ‘사회주의 교향곡’ 등 선전곡들이 연주됐는데요. 음악회에는 당과 정부의 간부 그리고 문화예술 부문 일꾼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주가 끝난 다음 모란봉극장 중앙홀에서 예술인 등 단원들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립교향악단 창립 80주년 기념음악회라면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콥스키 같은 서양 고전(클래식) 음악을 연주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미국과 유럽, 한국의 교향악단은 주로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 서양 고전(클래식) 음악을 연주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예술단체의 목적은 ‘순수 예술’이 아닌 '당과 국가를 위한 사상 선전선동'에 있기 때문에 노동당과 최고 지도자를 찬양하는 선전용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북한 전문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은 교향악단 운영을 체제결속이나 김정은에 대한 충성유도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사회주의, 공산주의 체제를 확장하면서 기존 서양음악을 부르주아 음악으로 배척해왔습니다.”
진행자) 옛 소련의 경우 공산당이 고전음악을 대중에게 대대적으로 보급하는 정책에 따라 노동자들도 자주 고전음악을 들었다고 하는데, 북한 주민들도 쉽게 교향악단 연주를 감상할 수 있나요?
기자) 옛 소련 시절 모스크바에서 차이콥스키 음악회 입장료가 식사 한두 끼 값 수준(1~3루블)으로 매우 저렴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소련 노동자들도 자주 음악을 즐겼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교향악단의 연주회 관람은 노동당의 방침에 따라 엄격히 제한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평생 한 번 보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다시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은 노동당이 철저하게 예술 공연 입장이나 티켓(입장권)을 중앙집권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이 원한다고 해서 가고 말고 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진행자)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고전음악 또는 교향악단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나요?
기자) 한국과 미국에서는 ‘자율적인 시장 경제'와 시민사회 후원을 받아 자유롭게 고전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유명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외에도 부천,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주요 지자체마다 '시립교향악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과 청소년 오케스트라까지 합치면 1백 여 개가 넘습니다. 또 공연 입장료가 1~5만 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또 한국은 KBS 클래식FM(93.1MHz) 방송이 고전음악과 국악, 재즈를 24시간 방송합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에는 약 2천200여 개의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세계 최정상급인 뉴욕 필하모닉, 보스턴 심포니를 비롯해, 도시별 악단과 오케스트라 등이 전국에 촘촘히 퍼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역 곳곳에 고전 음악을 24시간 방송하는 FM방송국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고전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교향악단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죠?
기자) 네, 2008년 2월 26일 미국의 유명한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이 평양을 방문해 역사적인 공연을 가졌습니다. 당시 지휘자 로린 마젤이 이끈 뉴욕 필하모닉은 평양에서 미국 국가와 북한 국가 외에도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와 ‘파리의 미국인’ 등을 연주했습니다. 또 한국의 대표적 민요인 ‘아리랑’을 연주해 북한 관중들로부터 5분이 넘는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 뒤로 북한 교향악단이 미국을 방문하지는 않았나요?
기자)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뉴욕 교향악단 평양 공연 직후, 미국에서 민간단체들이 북한 국립교향악단을 초청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2009년 5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이런 계획은 추진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창립 80주년을 맞은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관련된 소식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