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백스 “북한 내 필요 명확해야 코로나 백신 제공 가능”

지난해 5월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공항에서 코백스가 지원한 신종 코로노바이러스 백신을 하역하고 있다.

유엔이 북한 내 신종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코백스는 북한 내 필요가 명확해야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 의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는 2일 북한 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북한에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코백스 대변인] “We understand that DPRK has accepted an offer of vaccines from China and has started to administer doses. COVAX has allocated doses to DPRK in several prior allocation rounds, and has always been ready to support Pyongyang should it request our assistance, but so far we have received no formal requests for COVID-19 vaccine support. We can’t provide vaccines unless we get a clear sense of DPRK’s need.”

코백스 대변인은 2일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날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대북 백신 지원 방안이 있느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필요를 명확히 확인하지 못하면 백신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코백스는 이전에 여러 차례 (백신) 배분 계획을 통해 북한에 백신을 배정했고,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아직 우리는 신종 코로나 백신 지원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WHO는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제한된 정보로 적절한 평가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북한 내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코백스 대변인은 최근 북한에 중국이 제공한 코로나 백신이 도입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북한이 중국의 백신 제안을 받아들여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백신 종류와 규모, 백신 도입 시기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26일 ‘자유아시아방송’ (RFA)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평양 주택 건설 사업에 동원된 군인 수만 명을 대상으로 중국에서 온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2일 현재 주미 중국대사관은 VOA의 중국의 직접적인 대북 백신 제공 여부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은 코백스가 중국산 시노백 백신 300만 회분을 배정했지만 코로나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에 재배정할 것을 권고하며 받지 않았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 의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가 북한에 백신과 의약품,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의료 전문가 파견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에 북한 측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이 관심을 보이면 신속하고 적절하게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1일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한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백신 지원을 제안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지난달 21일)] “We’ve offered vaccines, not only to North Korea to China as well, and we’re prepared to do that immediately. We’ve got no response.”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백신을 제안했고, 신속하게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북한 주민에게 신종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북한이 처음으로 코로나 발병 사실을 공표한 데 대해 북한 주민에게 백신과 진단키트, 해열제와 같은 방역 물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도 1일 브리핑에서 북한에 세 차례 백신 지원을 제안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일 전날 밤까지 전국적으로 9만 6천 610여 명의 신규 유열자가 발생했으며 10만 8천 990여 명이 완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말부터 6월 1일 18시 기준으로 전국적인 총 유열자는 383만 5천 420여 명이라며, 이 가운데 95.67%에 해당하는 366만 9천 950여 명이 완쾌됐으며 4.31%에 해당한 16만 5천 39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고 총 사망자는 70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