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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코로나 발병’ 깊은 우려 속 주시…국제 직원 입국, 인도적 물품 반입 허용해야”


23일 북한 평양에서 방역 요원들이 자동차를 소독하고 있다. KCNA via REUTERS.
23일 북한 평양에서 방역 요원들이 자동차를 소독하고 있다. KCNA via REUTERS.

유엔은 북한의 코로나 발병 사태를 깊은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며 국제 직원들의 입국과 인도적 지원 물품의 반입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증상이 비슷한 결핵 환자를 코로나 확진자로 오판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은 북한이 연일 신종 코로나 방역 성과를 내세우며 신규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북한 내 광범위한 코로나 발병을 깊은 우려 속에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네코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 “The United Nations continues to monitor with deep concern of the widespread COVID 19 outbreak in the DPRK and express our solidarity with the people in DPRK. We are actively engaged with representatives of the DPRK and have offered assistance to the government of the DPRK in its efforts to tackle the outbreak and aid the people in need but have yet to receive any formal request or report regarding the outbreak.”

에리 카네코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25일 VOA에 이같이 전하며 북한 주민들과의 연대를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측 대표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신종 코로나 발병에 대처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북한 정부에 지원을 제의했지만 아직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이나 발병에 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네코 부대변인은 “지난 2020년 코로나의 세계적 대유행 시작과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주민들의 취약성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엔은 인도적 파트너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와 다른 긴급한 문제들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네코 부대변인] “The United Nations is refreshing its plans and stands ready, along with its humanitarian partners, to assist the people in need in the DPRK on COVID-19 and other pressing issues, as people’s vulnerability has likely increased since the pandemic outbreak and border closures in 2020. We reiterate our call to allow the entry of international staff, including the United Nations Resident Coordinator, and the unimpeded entry of humanitarian supplies, to allow for a timely and effective response.”

그러면서 “우리는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유엔 상주조정관을 포함한 국제 직원의 입국을 허용하고 인도주의적 물품이 방해받지 않고 반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카네코 부대변인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26일 사흘 연속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발열 환자 역시 10만 명 수준까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처음 코로나 발병을 인정한 북한은 21일부터 국가비상방역사업이 ‘긍정적 추이’를 보이며 점차 완쾌자 수가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검진기, 방역 장비, 의약품 등이 부족한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한국에서 열린 북한 코로나 상황 관련 세미나에서 한국 고려대 의대 교수인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북한은 일단 코로나 진단 장비가 부족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내 코로나 감염 상황을 적용해 보면 북한이 공개한 통계보다 5배 정도 높은 1천만 명이 이미 감염자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증상이 없는 사람이 전체의 25%였고 증상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발열 환자는 30%였다는 겁니다.

때문에 발열자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 감염이라면 향후 1달 내 전체 인구가 감염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이사장은 무엇보다 백신 접종률이 0%인 북한은 전 세계 195개국 가운데 진단 능력과 방역 능력이 최하위인 195위로 나타났고 결핵 유병 인구도 13만 명이 넘는다며, 북한은 신종 코로나 상황을 관리하기 취약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20년 넘게 인도 지원 사업을 펼쳐 온 한 단체 대표는 26일 VOA에 북한이 열과 기침 등 증상이 비슷한 결핵 환자를 코로나 의심자로 진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격리 시설에 결핵 환자들이 섞여 있다면 실제 코로나 감염자들이 회복되더라도 이후에는 결핵 감염자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북한 내 결핵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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