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한 3대혁명대회, 경제 역경 극복 위한 주체사상 강조 목적"

15일 북한 평양역 주변 거리에 "올해 전투목표를 기어이 완수하자"는 내용의 선전물이 걸려있다.

북한이 6년 만에 ‘3대혁명 선구자대회’를 여는 것은 경제 역경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주체사상’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이 진정한 경제개혁을 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 5개년 전략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15일 VOA에 북한이 현 시점에서 '3대혁명 선구자대회'를 여는 건 과거 김일성 시대부터 이어진 ‘주체사상’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is Three Revolution is a good example of going back to the past.”

3대혁명은 김일성 주석이 강조해 왔던 가치로, 이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 정권이 언급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를 뜻한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그러면서 김일성 주석이 처음 주체사상을 들고 나온 것은 1956년으로, 옛 소련과 중국이 북한을 점령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던 시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Kim Il Sung initially started talking about Juche or what we call self-reliance, this was in 1956. At a time and he was probably rightfully concerned that the Soviet Union and China were going to take over. They were recovering from the Korean War and they were very dependent on aid from China and especially from the Soviet Union, Eastern Europe. So, Kim Il Sung at that point launched this, we have to be self-reliant, kind of pushing back on both Mao and Khrushchev.”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복구 과정에서 중국과 소련, 동유럽 등으로부터의 지원에 의존적이었던 시기에 김일성 주석은 당시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이나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 등의 영향력을 물리치기 위해 ‘주체’를 강조했다는 겁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제5차 '3대혁명 선구자대회'가 평양에서 열린다고 보도했습니다.

3대혁명이란 사상과 기술, 문화 영역에서의 혁명을 뜻하는 말로, 북한은 1986년 11월, 1995년 11월, 2006년 2월, 그리고 2015년 11월 등 지금까지 4차례 '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 선구자대회' 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3대혁명 선구자대회’와 같은 행사를 통해 사상적 결속을 강조하는 것은 오래 이어온 전통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rying to bolster ideological coherence in face of adversity is something that is an old theme. I mean, this is what Kim Il Sung was doing when he initiated the Three Revolution, you know, concept way back when they were coping with consequences of the impact of the Korean War, and he was in an environment of controversy and hardship.”

‘3대혁명’이라는 것은 한국전쟁 후유증 속에서 김일성 주석이 논란과 역경을 직면한 가운데 만들어낸 개념이라는 겁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혁명과 주체 두 단어는 북한 건국 이후 늘 함께 묶이는 단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Revolution and self-reliance are two ideas that have been tied together since the founding of North Korea.”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북한이 겪고 있는 식품가격 상승이나 식량 부족 등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동기 부여를 제공해 생산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We're seeing, you know, inflation in terms of pricing for food, shortages of items, that the only way they really have to try and turn things around is to try and really motivate the populace internally to try and produce more and that's a very difficult and often, as we've seen in the case of North Korea, not successful way to go forward.”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봐 왔듯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시인한 데 이어 올해부터 시작된 새로운 경제전략도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상황은 개선된 것이 없고 국경 봉쇄로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Nothing has changed that would allow them to improve that situation. And it's in fact gotten worse because we know right now that the border is largely closed, and with North Korea telling us people they're likely to take and struggle to 2025 that suggests that whatever type of opening we see here in the near future in terms of trade with China, that it's likely to be controlled, it's likely to be minimal, or at least compared to pre-pandemic trade, and that the country's economy is going to continue to struggle at least for the next few years.”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또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하더라도 이는 통제된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에 비해 최소한의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어려움이 적어도 5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경제의 해법은 수출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물건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solution is really for them to develop exports. It’s an obvious thing. They need to sell stuff in order to buy stuff. But none of these plans in the five-year plan and this year's plan in January statement, they don't say very much at all about exporting. And to the contrary, they're talking that Juche, self-reliance, we don't need that. We don't need imports. That's not going to do him any good. So, I think the whole messaging is very, very poor, and very discouraged, discouraging to any knowledgeable North Korean.”

그러나 북한은 올해 초 발표한 5개년 경제계획에서 수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주체와 자력갱생을 강조했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제재로 수출이 어려운 현 시점에서 수입만 늘리는 것은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이런 메시지는 북한 주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