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올해 대북 지원자금 1억1400만 달러 필요"

북한 남포항에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된 식량을 하역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은 올해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1억1천4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상주하는 유엔 기구들과 비정부기구들은 이 자금으로 1천3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은 21일 발표한 ‘2017 대북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DPRK Needs and Priorities 2017)에서 올해 대북 지원 예산으로 총 1억1천4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1억2천100만 달러 보다 다소 줄었으며, 2015년 1억1천1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체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영양사업으로 3천900만 달러가 할당됐습니다. 이 자금은 어린이와 여성들에 대한 보조식품과 미량영양소 지원, 그리고 중증 급성영양실조의 예방과 치료 활동에 사용됩니다.

유엔은 특히 생애 첫 1천일 동안 영양 부족을 겪지 않도록 활동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건 분야에는 3천700만 달러가 투입될 예정으로, 북한 보건기관들에 필수 의약품과 백신, 장비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주민들에게 식량과 비료, 종자, 농기구, 가축 등을 지원하는 식량안보 사업에 3천만 달러, 식수 위생 사업에 8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올해 예산은 세계식량계획 등 북한 내 5개 유엔 기구와 6개 유럽 비정부기구가 집행할 예정입니다.

보고서는 이번 예산이 북한의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타판 미슈라 평양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은 보고서에서 북한 내 수 백만 명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외부 사회의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인도주의 지원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까지 매우 힘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정치적 고려사항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유엔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의도치않게 인도주의 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3년부터 은행 업무가 종종 가로막혀 북한 내부로 자금을 이체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수출 인허가가 강화돼 북한으로 보내는 물품의 조달이 어려워졌고, 각종 물품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원조국들이 자금을 할당할 때 북한을 꺼리게 됐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2012년 이래 원조국들의 기부금이 급격히 줄었다며, 이에 따라 유엔과 비정부기구들도 지원을 상당 부분 줄여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