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기업, 북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에 과학기술단지 설립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 지역. (자료사진)

타이완 업체가 북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에 과학기술단지를 설립했습니다. 황금평-위화도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여서 주목됩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타이완에서 발행되는 `공상시보'를 인용해 타이완 기업이 중국 투자회사와 손잡고 북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에 과학기술단지를 설립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 기업 레더사가 설립한 과학기술단지는 약 38 평방킬로미터 규모로, 조성이 완료돼 이달 초 현판식이 열렸습니다.

타이완 기업 레더사는 LED 조명기기나 박막형 태양전지 등을 개발,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레더사의 판위샹 최고경영자는 `공상시보'에, 북한 정부가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에 과학연구단지를 세우는 것을 승인했다며, 레더사가 단지 개발과 건설, 운영권을 독점으로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판위샹 최고경영자는 북한 노동자의 질이 우수하지만 월 임금은 100 달러 수준으로 매우 낮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사의 과학기술단지가 들어선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가 지리적으로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과 가까워 수출입에 편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에 열린 현판식에는 이철석 북한경제위원회 부위원장, 최현주 주선양 북한 총영사관 경제영사, 또 타이완 측 민관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타이완 업체가 북한 경제특구에 진출한 점에 주목하면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가 앞으로 타이완 업체의 북한 진출기지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과 타이완의 교역액은 2014년 기준으로 4천400만 달러 규모입니다.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는 북한 정부가 압록강 하구에 설치한 국가급 경제개발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2011년 압록강 하구에 있는 섬 황금평을 경제특구로 개발하기로 하고 장성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당시 북한은 중국에 1백 년 임대권을 부여했고, 중국은 이 곳에 공단을 건설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고, 북한 측 사업을 책임졌던 장성택 전 부위원장이 2013년에 처형된 뒤에는 사업이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미한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VOA'에, 해당 지역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면 황금평-위화도 지역에서는 그동안 몇몇 건물 공사가 진행된 것을 빼면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