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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추진 새 경제특구, 중국 투자 유치 어려워"


지난 2008년 촬영한 북한 혜산시의 모습. 소달구지를 탄 주민이 보인다. 북한은 혜산과 만포, 온성 등에 경제계발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 2008년 촬영한 북한 혜산시의 모습. 소달구지를 탄 주민이 보인다. 북한은 혜산과 만포, 온성 등에 경제계발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 새로 설치하려는 경제개발구는 중국의 투자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의 관심은 황금평-위화도 특구라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가 19일 북한의 북-중 접경지역 경제특구 전략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영국 리즈대학의 북한 전문가 애덤 캐스카트 교수는 중국 단둥과 신의주 인근의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 개발에 중국 정부가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는 지난 해 말 처형된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개인이 주도한 사업이 아니라 중국이 북한과 공동위원회를 설립하고 특구법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려 했다는 겁니다.

그러다 지난 해 11월 북한이 13개 경제개발구를 발표하자 중국은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간적접으로 불만을 나타냈다고 캐스카트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녹취: 애덤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학 교수] “No commentary…”

중국 관영매체들이 과거 북한의 시장화를 여러 차례 크게 다룬 데 비해, 경제개발구에 대해서는 논평이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이는 북한이 자강도 만포와 양강도 혜산, 함경북도 온성 등 북-중 국경지역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할 계획을 세워 놓고도 중국 측과 별로 협의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캐스카트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캐스카트 교수는 중국이 앞으로도 경제개발구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애덤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학 교수] “I think it’s going to be very difficult…”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는 이미 중국 측에서 준비작업을 상당히 진행했지만 만포와 혜산, 온성은 기반시설 건설이 진척된 게 전혀 없어 중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가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캐스카트 교수는 중국 기업들이 북-중 국경지역에 관심을 갖는 분야는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에 한정돼 있으며, 관광사업에 대한 투자는 기대할 바가 못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애덤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학 교수] “Things like tourism…”

북한 관광은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최근 늘고 있는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을 중요한 추세로 보는 건 잘못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관광사업은 첨단기술과 국제 금융, 대규모 제조업 시설이 들어가는 경제특구에 비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미미하다고 캐스카트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캐스카트 교수는 북-중 관계가 경제특구 문제로 당장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북한이 황금평-위화도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캐스카트 교수는 중국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제특구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중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북한이 특구 개발에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2011년 압록강 하구에 있는 섬 황금평을 경제특구로 개발하기로 하고 장성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당시 북한은 중국에 1백 년 임대권을 부여했고, 중국은 이 곳에 공단을 건설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고, 북한 측 사업을 책임졌던 장성택 전 부위원장이 지난 해말 처형된 뒤에는 사업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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