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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바이든 취임식…최고령 대통령, 첫 여성 부통령 등 기록 남겨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백악관으로 들어가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백악관으로 들어가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의 제46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은 미 역사에 새로운 기록들을 남겼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와 무장 시위에 대비한 삼엄한 경계로 과거와 크게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숫자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조명해 봤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만 78세로 미 역대 최고령으로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냈고, 생애 동안 13명의 대통령 취임식을 목격했습니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 취임 2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70세, 3위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 69세에 백악관에 처음 입성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1분 동안 1천 977단어를 사용해 취임 연설을 했습니다. 4년 전 15분 동안 연설한 트럼프 전 대통령, 2009년 취임식 때 21분을 기록한 오바마 전 대통령과 길이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미 대통령 취임사는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1793년 취임식에서 135단어만 사용해 가장 짧았던 반면, 윌리엄 해리슨 전 대통령은 1841년 취임식 때 무려 8천 455단어로 1시간 이상 연설해 최장 취임사로 기록돼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반복한 단어는 미국을 의미하는 ‘America’로 12번 언급했고, 이어 ‘국가’와 ‘국민’을 각각 11번, ‘민주주의’와 ‘통합’을 각각 7번씩 말하는 등 미 국민의 통합과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미 대통령 취임식 전통에 따라 손을 얹고 선서한 성경은 19세기인 1893년부터 바이든 가문이 사용한 것으로, 두께가 5인치, 12.7cm에 달합니다.

올해 56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취임으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최초의 유색인종 부통령이 됐습니다.

콜린 쇼건 백악관역사협회 선임 부회장은 20일 VOA에, 이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쇼건 선임부회장] “In 1865, (Abraham) Lincoln's second inauguration, he invited African Americans to participate in the inaugural parade for the first time,”

20일 미국 연방 의사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일 미국 연방 의사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퍼레이드에 유색인종인 흑인이 처음으로 초청된 것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2기 취임식인 1865년이었고, 여성이 최초로 초대된 때는 1917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2기 취임식 때였다는 겁니다.

이런 유리 천정을 깬 해리스 부통령은 미 역사상 여성 최초로 상원의장도 겸직하게 됐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함께 여성이 상·하원 의장을 모두 맡는 새 역사를 썼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 역사상 최초의 히스패닉계 여성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해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민주주의의 강력한 상징으로,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던 대통령 취임식을 올해는 볼 수 없었습니다.

취임식 전날 미국 내 누적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신종 코로나 여파로 취임식 행사가 크게 축소된 데다 무장 시위에 대한 우려로 2만 5천여 명의 주 방위군이 현장 주변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펼쳤습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코로나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한 국민을 대신하기 위해 취임식장 앞 ‘내셔널몰’에 거의 20만 개에 달하는 작은 성조기를 꽂았습니다.

과거 미국 의원들에게 제공됐던 20만 장의 취임식 초청장은 본인과 1명의 손님으로 제한돼 취임식 참석자는 모두 2천여 명에 그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아 미 역사상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7번째 대통령이 됐습니다.

특히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뇌졸중,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따른 사임으로 불참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후 152년 만에 후임자에 대한 불만으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대통령이 됐습니다.

한편 이날 취임식은 대체로 맑은 가운데 섭씨 7도의 비교적 온화한 날씨 속에 진행됐습니다.

역대 기온이 가장 따뜻하고 추웠던 취임식은 모두 레이건 대통령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레이건 1기 취임식 때인 1981년에 기온은 섭씨 12.7도를 기록했지만, 1985년 2기 취임식 때는 영하 13도의 혹한 속에 취임식이 진행됐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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