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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의회 연설 "미국 다시 세계 주도...이란·북한 핵 큰 위협"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9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도중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기립박수하고 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9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도중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기립박수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위기 극복에 힘을 합하자고 미국과 세계에 호소했습니다. 아울러,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종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8일 상ㆍ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직면한 ‘위기와 기회’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의회에 왔다며 연설을 시작한 뒤, 새 정부 출범 100일을 하루 앞둔 이날(28일) 현재 “미국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일하고 있으며, 다시 꿈꾸고 있고, 다시 발견해내고 있고, 다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히고, 구체적인 성과와 현황을 나열했습니다.

대외 정책에서는 코로나 백신 지원 계획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미국이 세계를 향해 “민주주의의 무기고(arsenal)”였던 것처럼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한 지금, 다른 나라들과 나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이어서 기후 변화 현안에 미국과 세계가 함께 대처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것이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재가입하도록 한 이유라며, 후속 조치에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중국 관계에서는 “경쟁을 환영한다”며, “갈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함께 하는 것처럼, 인도-태평양 지역에 강력한 군사력 배치를 유지할 것을 시 주석에게 알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예방 차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세계 경제에서 동일한 규칙을 준수하도록 할 것”이라며, “국영기업의 보조금, 기술과 지식재산권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미국 선거 개입과 주요 기관 사이버 공격이 “응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상황과는 별개로, 상호 이익이 되는 사안에는 러시아와 협력할 여지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에서 “끊임 없는 전쟁을 끝냈다”며, 최근 단행한 미군 철수를 거론했습니다.

북한은 한차례 언급했습니다.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deterrence)를 통해 두 나라(이란과 북한)가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력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예년에 비해 참석 인원을 줄였다.
력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예년에 비해 참석 인원을 줄였다.

미국 내 현안에서도 코로나 사태 대응을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취임 100일까지 백신을 1억 회 접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2억2천만 회를 넘겨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 노약자의 70%가 1ㆍ2차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16세가 넘은 사람은 누구나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가까운 곳을 찾아 백신을 맞아달라고 미국민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이어서, 1조 9천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인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의 성과를 설명했습니다.

부양책 덕택에 미국 곳곳의 저소득층 주민들이 식탁 위에 음식을 올리고, 퇴거 위기에서 벗어난 사연들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부양책 시행 결과, 아동 빈곤율은 절반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이 같은 사업들이 미국 경제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움직임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2조 달러 규모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을 제안한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미국 일자리 계획’은 도로와 교량, 항만 등 전통적인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현대화 작업과 함께, 광역 인터넷 통신망 건설, 상하수도 시설 개선, 저소득층 주거 확보, 전기자동차 충전소 신설 등을 포함하는 사업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전기차 산업 운용에 관해 미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인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에 의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계획이 8년간 수많은 일자리와 막대한 규모의 자금 유통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들은 현장 근로자 중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일자리의 75%는 전문대학 학위조차 필요 없는 직책들이 될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산업 각계에서 진행중인 노조 설립을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자”고 의회에 요구했습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계약직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어서 보건 분야에서 암 퇴치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뇌종양으로 사망한 아들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의 사례를 회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1조8천억 달러 규모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계획을 통해 첫째, 미국 내 모든 사람에게 추가적인 4년의 공교육 과정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고품질 유아교육과 유치원 과정을 제공할 것이라며, 5세까지 교육과정에 중ㆍ저소득층이 수입의 7% 이상 지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가족을 돌보기 위한 유급 휴가를 확대하도록 할 것이라며, 자녀 1인당 3천 달러 세액 공제 제공 계획도 밝혔습니다.

아울러 ‘적정부담건강보험법(Affordable Care Act)’에 따라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야당인 공화당 의석 쪽을 바라보면서 이같은 조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을 안다”고 말한 뒤, 하지만 그것이 현재 미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료 보장을 받는 것은 주민들의 권리이고, 특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기업들에 매기는 법인세와 고소득층의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기업과 고소득자들이 ‘공정한 몫(fair share)’을 부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중산층에게는 세금 부담을 더 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총기 규제 강화 입법을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미국에서 한 달 평균 50명에 이르는 여성이 가정 내 총기 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생명을 살리자”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공격용 총기와 대용량 탄창 제한, 그리고 총기류 거래자 신원 조회 강화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민 정책에 관한 포괄적인 점검과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 남부 국경으로 중남미 국가 출신 이주자들이 몰려드는 현황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불체청소년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수혜자인 ‘드리머(Dreamer)’들을 보호하는 조처를 했다고 소개하고 "미국을 집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의회가 행동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의회가 포괄적인 이민 개혁에 협력해, 누적된 문제들을 해소해 나가자고 호소했습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은 전임 대통령들보다 상당히 늦은 시점에 이뤄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다음 달인 2월에 첫 의회 연설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늦어진 것은 코로나 대응에 새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악관 측이 앞서 설명했습니다.

방역을 위해 이날(28일) 연설 현장 참석 인원도 제한했습니다. 상ㆍ하원의원과 각료, 사법부 주요 인사 가운데 일부만 마스크를 쓴 채 의사당에 나왔고, 나머지는 중계방송을 시청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입장과 퇴장 시 참석자들과 악수하지 않고, 주먹이나 팔꿈치를 부딪혀 인사했습니다.

여성 두 명이 대통령 뒤에 앉는 사상 최초의 일도 있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나란히 연단 뒤에서 마스크를 쓴 채 이날(28일)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1시간 남짓 진행됐고, 주요 방송과 온라인으로 세계에 중계됐습니다.

공화당에서는 팀 스콧 상원의원이 대응 연설에 나섰습니다.

스콧 의원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당국의 봉쇄 조치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대면 수업 중단으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이 (평상적인)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이같은 현상은 성인이 된 뒤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인프라 투자계획은 현실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인상이 실현되면,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기업 비용 부담 증가로 “일자리를 죽이는” 계획이 될 것이라고 스콧 의원은 지적했습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과 달리, 미국을 통합하는데도 실패했다고 스콧 의원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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