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중남미계 미국인, 텍사스·캘리포니아서 '새 역사'

지나 이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2026년 11월 3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지나 이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2026년 11월 3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의 민주당이 3일 중간선거에서 중남미계 후보들이 거둔 두 역사적인 승리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고 텍사스 역사상 최초의 중남미계 주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2015년 당선 후 연임해 왔고, 이번 선거에서 4선에 도전했습니다.

주 하원의원을 지낸 이노호사 후보는 예비 개표 결과 약 52.8%의 득표율로 45.7%를 얻은 애벗 주지사를 제쳤습니다. 이번 승리로 30년 이상 지속되어 온 공화당의 텍사스 주지사 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중남미계는 유권자 인구의 약 32%를 차지합니다.

52세인 이노호사 당선인은 리오그란데 밸리 일대 텍사스주 접경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유명한 민주당 정치인 길베르토 이노호사와 크리스티나 로사노의 딸로,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을 나왔으며, 처음부터 정치를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애벗 현 주지사는 패배를 인정한 뒤 이노호사 후보에게 축하를 전하고, 정권 이양 과정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연설에서 “주지사직을 수행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었다”며, “텍사스를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텍사스를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었으며, 텍사스를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벗 주지사가 “이름만 공화당원(RINO·Republican In Name Only)”이 됐다면서 패배를 그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정치 인생의 마지막 6개월 동안 ‘이름만 공화당원’이 되지 않았었다면,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애벗 후보를 지지한 바 있습니다.

선거 결과가 공식 확정된 직후,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해리슨 텍사스 주 하원의원은 내년 취임을 앞둔 민주당의 이노호사 주지사 당선인이 행사할 권한을 제한하도록 애벗 주지사에게 촉구했습니다.

해리슨 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 게시물에서 “우리는 여전히 텍사스에서 전권을 갖고 있고, 남은 10주 동안 권력 분립을 회복하고, 이노호사 주지사 당선인이 물려받게 될 비상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렇지 않으면 이노호사 당선인이 주지사가 된 후 “행정명령만으로 텍사스의 자유를 파괴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노호사 당선인은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같은 당의 제임스 탈라리코와 함께 승리를 축하하는 영상을 X에 게시했습니다. 또 자신에게 투표한 유권자와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 모두를 향한 메시지를 통해 책임 있는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노호사 당선인은 X에 “부유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특별한 규칙은 없을 것”이라며, “같은 당 소속 인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도 눈감아 주지 않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늘 밤 여러분이 내게 보내준 신뢰는 백지수표가 아닌, 신성한 책임”이라며 “매일 그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베세라 압승

캘리포니아주에서는 35년이 넘는 공직 경력을 가진 민주당의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가 AP 개표 결과 약 64%의 득표율로 공화당의 스티브 힐턴 후보를 누르고 주지사에 당선됐습니다.

폭스뉴스에서 정치 평론가로 활동했던 공화당의 힐턴 후보는 베세라 후보에게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선거운동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힐턴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변화가 늦어질 수는 있지만, 변화는 다가오고 있다”라며 정치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퓨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중남미계는 유권자 인구의 33%를 차지합니다.

베세라 후보는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널리 예상됐지만, 선거운동 기간 거센 비판에도 직면했습니다. 공화당 주지사 후보 예비선거에 나섰던 채드 비앙코 리버사이드 카운티 쉐리프 국장은 베세라 후보가 언론의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비앙코 후보는 선거에 앞서 자신의 X 계정에 “언론은 오랫동안 베세라에게 아무런 검증도 하지 않는 특혜를 줬다”라며 그러나 “그에게는 여전히 두려워하는 과거의 의혹들이 아주 많다”라고 썼습니다.

68세인 베세라 후보는 멕시코 이민자인 어머니를 두었으며, 1875년 2월부터 12월까지 주지사를 지낸 로무알도 파체코 이후 캘리포니아주에서 선출된 첫 중남미계 주지사가 됩니다. 파체코 주지사는 전임 주지사가 사임하면서 주지사직을 승계했습니다.

베세라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보건후생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이번 선거운동에서는 경제적 어려움과 부패 문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습니다.

베세라 당선인은 당선 직후 발표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에서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차기 주지사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베세라 당선인은 “캘리포니아 없이는 미국의 위대함도 없으며, 다양한 공동체 없이는 캘리포니아도 존재할 수 없다”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개빈 뉴섬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베세라 후보의 승리가 발표된 뒤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노호사 당선인과 베세라 당선인의 승리는 미국 연방 의회 내 중남미계 정치인들이 늘어나는 것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연방 하원의 중남미계 코커스(CHC)는 회원 수가 50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는 50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발표했습니다.

VOA 뉴스

This item is part of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