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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장 100년 만에 재투표, 이틀째 '난항'…FDA, 약국 통해 ‘임신중절약’ 판매 허용


케빈 매카시 미 하원 공화당 대표가 118대 연방 의회가 출범한 3일,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만남을 가진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 공화당 대표가 118대 연방 의회가 출범한 3일,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만남을 가진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118대 미 연방 하원이 하원의장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틀 동안 총 여섯 차례 투표가 이뤄졌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먹는 임신중절약인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판매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이어서, 상당수 미국인이 올해 미국이 마주한 경제, 정치 등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3일, 118대 미국 연방 의회가 출범했습니다. 그런데 하원은 개원 시작부터 혼란을 겪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일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대표가 하원의장 선거에서 나섰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했습니다. 3차 투표까지 갔지만, 공화당의 이탈표를 되돌리는 데 실패했고요. 결국 하원이 4일 다시 모여 세 차례 더 투표를 진행했는데요. 매카시 의장은 이날도 과반인 218표를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재선거가 흔한 일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이렇게 하원의장 선거에서 재투표가 이뤄진 건 100년 만에 처음입니다. 하원의장이 되려면 435명으로 구성된 하원에서 과반 득표를 해야 하고요. 만약 실패할 경우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해야 합니다.

진행자)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은 222대 212, 근소한 차이로 하원 다수당이 됐습니다. 하지만 매카시 의원은 과반인 218표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한 원인이 뭘까요?

기자)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확보한 상황에서 당내 강경보수파가 매카시 의원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의 강경파 의원들은 매카시 의원이 하원 공화당을 이끌 만큼 보수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요. 세 차례 투표를 거치며 짐 조던 의원으로 표를 집결했는데요. 조던 의원은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원이 앞서 당내 경선에서는 승리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은 당내 지도부 경선을 통해 작년 11월 매카시 대표를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매카시 의원은 확고한 보수주의자로 지난 2014년 8월부터 하원 공화당 대표직을 맡고 있고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당연히 하원의장 수순을 밟았지만, 당내 강경보수파의 반발이 커서 차기 의장 당선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말은 계속 나왔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원이 당내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기자) 매카시 의원은 지난 몇 주 동안 자신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연이어 만나며 설득 작업에 나섰습니다. 공화당 강경파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몇 가지 의사 규칙 변경을 요구했는데요. 매카시 의원은 이들 의원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매카시 의원이 내놓은 양보안에는 만약 하원 의장의 정책적 입장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앞서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하원의장을 즉각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의 투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매카시 의원이 반대 의원들의 마음을 되돌려 과반을 확보할지, 아니면 공화당에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울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직을 승계받는, 권력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직책인데요. 이렇게 중요한 직책을 선출하는 데 있어 진통을 겪는 것도 문제이지만, 하원의장이 선출돼야 의원들이 취임 선서를 하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하원의장 공석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의회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 재투표를 한 사례들은 어떤 경우입니까?

기자) 미국 역사에서 하원의장 투표를 두 번 이상 한 경우는 총 14차례 있는데요. 13번이 남북전쟁 이전이었습니다. 1860년대 이후로는 지난 1923년이 마지막 경우인데요. 당시 공화당 소속 프레드릭 길렛트 의장이 연임에 도전했지만 ‘진보적 공화당원들’의 반대로 사흘간 총 9차례 투표한 끝에 하원의장에 선출됐었습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은 새 회기에 의장을 안 뽑습니까?

기자) 상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직을 겸하기 때문에 상원의장을 따로 뽑지 않습니다. 상원 민주당은 지난 중간 선거에서 51석을 확보하면서 49석을 얻은 공화당을 누르고 다수당이 됐는데요. 이후 키어스텐 시네마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상원 의장을 겸하는 해리스 부통령이 결정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지형에서 변화가 없습니다.

먹는 임신중절약 '미페프리스톤'이 앨라배마주 투스칼루사의 한 여성병원에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먹는 임신중절약 '미페프리스톤'이 앨라배마주 투스칼루사의 한 여성병원에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보건당국이 먹는 임신중절약에 대한 판매 규정을 완화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3일, 먹는 임신중절약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을 소매 약국에서 조제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낙태가 필요한 환자는 자격을 갖춘 의료진에게 처방전을 받은 뒤 미페프리스톤을 취급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내면 임신중절약을 살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페프리스톤이 어떤 약입니까?

기자)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 차나 이보다 이전 시기에 임신을 중단하기 위해 사용하는데요. 의료진 처방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하면 수술받지 않고 낙태할 수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 복용 후 24∼48시간 안에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또 다른 약물인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하면 낙태 성공률이 높아지는데요. 미소프로스톨의 경우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도 쓰이기 때문에 이미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FDA가 판매 규정을 완화한 미페프리스톤은 현재 어떻게 구입할 수 있나요?

기자) 미페프리스톤은 지난 2000년, FDA 승인을 받은 후 엄격하게 관리돼 왔는데요. 원래는 여성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병원 방문이 힘들어지자 FDA는 일시적으로 이런 제한을 완화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성이 직접 병원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진료를 받은 뒤에 처방전을 받아 우편으로도 약을 받을 수 있게 한 건데요. 2021년 말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조처를 영구화했습니다.

진행자) 게다가 FDA의 새로운 지침으로 임신중절약에 대한 접근성은 더 높아지게 되겠네요?

기자) 네, 새 지침이 시행에 들어가면 대형 소매 약국 체인은 물론 동네 약국에서도 처방전을 가진 사람에게 미페프리스톤을 조제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약국이 여기에 동참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미페프리스톤 조제를 위해선 특별한 인증 과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주마다 낙태 관련법이 다 다르고 약국들은 주의 낙태 합법 여부에 따라 각기 다른 판매 정책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에 제한받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역마다 낙태약을 구할 수 있는 범위나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도 주 법에 따라 미페프리스톤을 우편으로 받을 수 있는 지역도 있지만, 여전히 환자가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매 약국에서 낙태약 조제를 가능하게 하는 FDA의 새로운 규정은 여러 소송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낙태는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쟁점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작년 6월 미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이후 여성의 낙태권 보장을 둘러싼 찬반 여론이 더 격렬해졌고요. 이 과정에서 미페프리스톤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낙태 문제를 개별 주에 맡겨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12개 주에서 낙태가 금지됐지만, 정부가 미페프리스톤의 우편 처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면서 낙태약을 구하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여성이 미페프리스톤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기자) FDA는 약이 승인받은 이후 370만 명 이상의 여성이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미페프리스톤의 부작용은 매우 드물긴 하지만, 출혈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드물지만 부작용이 있다면, 대비책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따라서 FDA가 새 지침에 안전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약을 복용한 환자는 과다 출혈 시 응급치료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고요. 약을 조제하는 약국에도 역시 인증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뉴욕 증권거래소 직원이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자료 사진)
뉴욕 증권거래소 직원이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인들이 올해 미국이 마주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여론조사 전문업체 '갤럽'이 실시한 '미국인이 전망한 2023년' 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부문에서 미국인들이 올해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건 브레넌 갤럽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 발표에서 경제와 정치, 사회, 국제 분야 등 총 13개 부문 가운데 12개 부문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경제 부문을 볼까요?

기자) 올해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8명은 경제를 어둡게 전망한 건데요. 세금이 높아지고 재정 적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응답자의 60% 이상이 2022년도 경제에서 가장 큰 화두였던 물가 상승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그리고 증시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더해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올해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지하는 정당별로 약간 온도 차가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이죠? 지난해 중간 선거 결과 이후 하원은 다수당이 바뀌었지만, 상원은 여전히 민주당이 다수당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리는 전망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쪽보다 더 밝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령,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 민주당 지지층에선 거의 70%가 그럴 것으로 본다고 답한 반면에, 공화당 지지층에선 이 비율에 25%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물가 문제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예상한 응답 비율은 민주당 지지층에선 절반이 넘었는데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5%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이 전망한 2023년도 미국의 경제 상황은 어떻죠?

기자)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지난달 2023년도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을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2023년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0%로 수렴하고, 이후 2024년에는 다시 1.7%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설문조사 내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경제 외에 다른 부문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다음으로 볼 부문은 정치, 사회 부문입니다. 미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진영 간의 대립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여론조사 결과 이런 부분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정치적 협력을 기대하는지 묻는 항목에 10명 중 9명은 부정적이라고 답한 겁니다. 이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할 것 없이 비슷했는데요. 정치 협력을 기대한다는 응답률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0%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공화당 지지층에선 5%에 불과했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범죄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0% 이상이 그렇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남은 분야는 국제 정세에 관한 내용이죠?

기자) 맞습니다. 국제 정세는 총 4개 부문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습니다. 먼저 국제 분쟁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응답률은 85%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났는데요.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올해 중국의 힘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반면, 60% 이상이 세계에서 미국의 힘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정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인데요. 이에 대한 전망도 있나요?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요. 응답자 가운데 60% 이상은 러시아의 힘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80% 가까운 응답률을 기록하면서 50%가 채 되지 않은 공화당 지지층과 비교적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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