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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의장 선출 재투표, 사흘째 돌입…법무부,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950명 체포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오른쪽)가 4일 하원의장 선거가 진행된 하원 본회의장에서 짐 조던 공화당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오른쪽)가 4일 하원의장 선거가 진행된 하원 본회의장에서 짐 조던 공화당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이 의장 선출에 계속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사태 가담자 950명을 체포했다고 미 연방 법무부가 밝혔습니다. 이어서, 지난 2019년에 드러난 초대형 입시 비리의 주범이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하원이 의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같은 난항이 사흘 째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공화당 대표가 하원의장 선출에 필요한 과반 득표에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하원은 118대 의회 개원 첫날인 3일, 하원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3차 투표까지 갔지만 결국 실패했고요. 이틀째인 4일에 다시 모여 3차례 더 투표를 진행했지만, 결국 과반인 218표 득표에 실패했습니다. 하원은 4일 밤 8시에 7차 투표를 예정했다가 정회를 결정하고 사흘째인 5일 정오에 다시 투표를 속개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5일, 7차와 8차 투표가 실시됐죠? 결과는 어떤가요?

기자) 7차와 8차 투표에서 모두 매카시 대표는 과반 득표에 실패했습니다. 같은 당인 바이런 도널즈 의원에 각각19표, 17표가 갔고요. 매카시 대표는 또다시 201표에 머물렀습니다. 과반인 218표에서 여전히 17표 모자른 겁니다. 하원의장 선출 투표는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작년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이루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왜 매카시 의원을 하원의장으로 거부하는 겁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222석을 확보했고요. 따라서 이탈표가 4표 이하면 공화당 후보가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0명에 가까운 ‘프리덤코커스’ 소속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매카시 의원에 반대하면서 의장 선출이 거듭 불발되고 있는 겁니다. 강경 보수파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공격적인 견제에 나서기를 원하고 있지만, 매카시 의원이 이를 수행할 만큼 강성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원하는 하원의장 후보는 누굽니까?

기자) 3일 1차 투표에서 강경파 의원들은 앤디 빅스 의원과 짐 조던 의원에 표를 던졌습니다. 빅스 의원은 프리덤코커스 전 의장으로 하원의장 공화당 당내 경선에도 출마했던 인물이고요. 짐 조던 의원은 프리덤코커스의 초대 의장인데요. 2차 투표에서 19명의 강경파 의원이 조던 의원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이에 조던 의원이 나서서 매카시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3차 투표에서는 이탈표가 오히려 1표 더 늘었습니다.

진행자) 4일 치러진 투표에서 어땠습니까?

기자) 전날과 마찬가지로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대표를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공화당 강경파는 플로리다주를 지역구로 하는 흑인 의원인 바이런 도널즈 의원을 별도의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공화당 내에서 하원의장 후보 2명이 나온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도널즈 의원을 후보로 발표한 칩 로이 의원은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두 명이 하원의장 후보로 나서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민주당의 신임 수장인 제프리스 대표 역시 흑인이기 때문입니다. 도널즈 의원은 지난 2020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됐고요. 작년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도널즈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자신을 “트럼프 지지자, 총기 소유자, 자유 신봉자, (낙태를 반대하는) 프로라이프, 그리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흑인 남성”으로 묘사했습니다. 차별적인 언어나 행동 등을 삼가는 태도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이라고 하는데요. 본인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진행자) 표결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전날과 같이 4일 투표에도 사망으로 인한 결원 1명을 제외하고 434명 의원 전원이 참석했는데요. 세 차례 투표 모두 매카시 대표가 201표, 민주당 전원의 지지를 받은 제프리스 대표가 212표, 도널즈 의원이 20표를 얻었고요. 지지 후보가 없는 기권표도 1표 나왔습니다. 전날 매카시 의원에게 투표했던 공화당 소속의 빅토리아 스파츠 의원이 지지를 철회한 겁니다.

진행자) 강경파 의원들이 소속된 프리덤코커스는 어떤 모임입니까?

기자) 하원 프리덤코커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를 중요시하고, 미국의 건국 정신을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프리덤코커스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극우파 의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조던 의원을 포함한 9명의 의원이 주축이 돼 모임을 결성했는데요. 현재는 54명의 의원이 소속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의원은 지금 매카시 의원이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신임 하원의장에게 요구하는 게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이들 의원은 하원의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규정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요. 남부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법안과 예산 지출 요건을 강화하는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매카시 의원이 강경파 의원들의 이런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는데요. 매카시 의원은 4일 밤 표결을 하루 뒤로 미룬 후, “오늘 밤 투표한다고 해서 달라졌을 것 같지 않다”며 “하지만 앞으로 있을 투표에서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은 미국에서 권력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자리 아닙니까? 따라서 공석이 장기화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원의장 선출은 의회 개원 후 가장 첫 단계입니다. 하원의장이 선출돼야 하원의원 전원이 선서를 하고 의정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데 일단 이게 지금 멈춘 상황이고요. 또 하원에서 각종 지출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하지 못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이 하원의장 선거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결국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계속 강경 보수파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은 공화당 내홍이 계속되고 있고요. 상원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소수당인 공화당 상원 일인자인 미치 매코넬 대표가 4일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켄터키주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제정된 인프라법의 중요성을 알리고, 켄터키주와 오하이오주를 잇는 다리 건설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 두 사람이 함께한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도 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오하이오와 켄터키에서 초당적 인사들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기 원했다”며 “이는 국가 전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력할 수 있다. 자존심을 조금만 누그러뜨리고 나라에 필요한 것에 집중한다면, 국가의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 (자료사진)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죠? 6일이면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발생한 지 2주년이 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한 연방 법무부의 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은 4일, 지난 2년간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자 95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태가 어떤 사건인지 간단히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의사당 난입 사태는 지난 2021년1월 6일,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 중이던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입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사당을 난입한 건 미국 역사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는데요. 의회 경찰을 포함해 5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태에 가담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는 2천 명~2천5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체포된 사람은 절반이 채 안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갈랜드 법무장관은 법무부가 여전히 용의자를 더 찾고 있으며, 모든 범법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2021년 1월 6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형사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관련 수사가 얼마나 더 걸릴까요?

기자) 길게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사를 주도해온 데이비드 샌드버그 미 연방수사국(FBI) 워싱턴 D.C. 현장사무소 부소장은 “앞으로 몇 달, 몇 년이 되든 FBI 워싱턴 현장사무소는 미 전역의 법무부 지부와 협력해 국민들의 뜻을 자신들의 뜻으로 대체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려고 한 사람들을 정의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어떤 사람들이 처벌받았습니까?

기자) 체포된 사람들은 출입이 제한된 연방 건물에 들어간 혐의 등 대부분 경범죄로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심각한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경우도 있습니다. 극우 단체 ‘오스키퍼스(Oath Keepers)’의 창립자 스튜어트 로즈 씨와 플로리다 지부 책임자인 켈리 메그스 씨가 작년 11월 ‘선동 음모’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선동 음모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형이 예상되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까?

기자) 또 다른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스(Proud Boys)’의 엔리크 타리오 대표 등 회원 5명이 역시 선동 음모 혐의로 연방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연방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이 두 단체가 의사당을 습격하기 위해 회원들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초대형 대학 입시 비리인 '바시티 블루스 스캔들'의 주범인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스 싱어(가운데 남성) 씨가 4일 법원으로부터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미국 초대형 대학 입시 비리인 '바시티 블루스 스캔들'의 주범인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스 싱어(가운데 남성) 씨가 4일 법원으로부터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미국 대학 입시 비리 재판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입시 비리 스캔들이죠. 일명 '바시티 블루스 스캔들'의 주범인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싱어 씨가 4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먼저 해당 입시 비리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 사건은 지난 2019년에 대중에 알려졌습니다. 입시 컨설턴트 싱어 씨가 부유층 가정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자녀들을 명문대에 진학시켜준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싱어 씨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챙긴 돈은 2천500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싱어 씨에게 거액을 건넨 학부모는 30명 이상이고, 이 입시 비리 사건과 관련해 50명 이상이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해당 스캔들에 연루된 학부모는 어떤 사람들이죠?

기자) 미국의 인기 TV 드라마인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 씨를 비롯해 '풀하우스' 출연 배우 로리 러프린 씨와 같은 유명인과 더불어 대형 법률회사 변호사, 그리고 투자회사 사장 등입니다.

진행자) 입시 컨설턴트인 싱어 씨가 어떤 방법으로 입시 비리를 저질렀죠?

기자) 앞서 이 스캔들 이름이 '바시티 블루스 스캔들'이라고 말씀드렸죠? '바시티(varsity)'란 대학 운동 대표팀을 뜻하는데요. 바로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싱어 씨는 고등학교 농구팀 감독으로 재직한 바 있는데요. 자신의 경력을 이용해 대학 운동부 지도자들과의 인맥을 활용했습니다. 대학의 축구나 조정, 테니스 등의 운동부 감독을 뇌물로 매수해서 부정 입학하려는 학생을 운동특기자로 만든 겁니다. 다시 말해서 운동 수상 실적이 학교 입학에 충분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운동 경력이 아예 없는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둔갑해 입학할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검찰에 따르면 싱어 씨가 대학 운동부 감독들에게 뇌물로 건넨 돈은 700만 달러가 넘는데요. 예일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 조지타운, 그리고 UCLA 운동부 지도자들이 윙어 씨에게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방법이 동원됐죠?

기자) 싱어 씨는 또 대리 시험을 통한 입학시험 성적 조작이라는 방법도 썼습니다. 미국 대학 입학을 위해 필요한 시험인 SAT에 아예 다른 사람이 대리 응시하거나, 시험 관리자들을 매수한 뒤 시험이 끝난 뒤에 답을 고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학부모들은 싱어 씨에게 어떤 방식으로 돈을 건넸나요?

기자) 통상적으로 뇌물은 싱어 씨가 만든 비영리재단으로 보내졌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부정 입학을 위해 뇌물을 주면서도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신고해 세액 공제를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싱어 씨는 실형 선고 외에도 다른 처벌도 함께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법원은 싱어 씨에게 국세청에 1천만 달러 이상을 납부할 것을 명령했고요. 싱어 씨의 자산 수백만 달러에 대해서도 압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날(4일) 싱어 씨는 법원에서 ‘승리를 위해선 거짓말을 해도 좋다’는 부친의 가르침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관련된 사람들과 학교 기관에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생애는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싱어 씨 외에 기소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나요?

기자) 싱어 씨가 선고받은 3년6개월의 징역형은 이 사건과 관련해서 나온 가장 긴 기간입니다. 이에 앞서 300만 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은 조지타운 대학의 테니스 코치였던 고든 에른스트 씨는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고요. 싱어 씨에게 뇌물을 건넸다가 기소된 학부모들은 집행유예부터 15개월 징역형 등의 처벌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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