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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운영규칙 개정안 가결, 공화당 강경파 요구 대거 수용…바이든 개인 사무실에서 기밀문서 발견 


118대 미국 연방 하원이 7일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118대 미국 연방 하원이 7일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하원의장 선출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던 미 연방 하원이 운영규칙 개정안 패키지를 통과시키며 본격적인 입법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시절 기밀문서가 개인 사무실에서 발견돼 법무부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난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 보고서가 발표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하원의 입법 활동이 시작됐군요? 내부 규정과 관련한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하원이 9일 하원 운영규칙 개정안 패키지를 찬성 220표 대 반대 213표로 가결했습니다. 55페이지 분량의 개정안은 의사 진행이나 표결 방식 등 앞으로 2년간 하원 운영에 있어 필요한 각종 규정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이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는 어려움이 많았는데, 개정안 표결은 한 번에 됐나 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은 118대 의회 개원 첫날인 지난 3일, 첫 일정으로 하원의장 선출에 나섰지만,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의원들의 이탈표가 이어지면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고요. 결국 개원 닷새만인 지난 7일 새벽, 15번의 표결 끝에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를 하원의장으로 선출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 표결은 매카시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내분을 잠재우고 의정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였다고 언론은 평가하고 있는데요. 만약 개정안 패키지가 부결됐다면 매카시 의장의 권위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개정안 표결 결과를 보면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없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공화당 의원 한 명은 투표하지 않았고, 한 명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민주당은 개정안에 전원 반대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표만으로 과반 득표를 했기 때문에 개정안이 가결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매카시 의장이 첫 번째 시험대는 통과했다고 볼 수 있네요?

기자) 표결 결과만 보면 그런데요. 개정안 패키지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앞으로 더 많은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의장 선출과정에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당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들의 요구를 대거 수용했는데요. 바로 이 내용이 운영규칙 개정안 패키지에 상당 부분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볼까요?

기자) 우선, 단 1명이 의원이 하원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해도 표결에 부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하원의장의 정책적 입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의원 누구나 바로 해임안을 낼 수 있게 된 겁니다. 또 연방 정부 예산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데도 제한을 둬서, 매카시 하원의장이 대통령이나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협상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의 권한을 약화하는 내용으로 보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 외에 개정안은 법안이 발의되고 표결에 들어가기까지 72시간의 대기시간을 주도록 하고 있고요. 연방 정부 지출을 2022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또한 하원 법사위 안에 이른바 ‘연방 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가 신설되는데요.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게 됩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FBI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보고 있는데요. 따라서 신설된 특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법무부의 조사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런 개정안 패키지 내용에 대해 민주당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운영규칙 개정안이 ‘MAGA 극단주의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의원들을 MAGA 공화당원이라고 부르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이 MAGA극단주의자들이 노동자가 아닌 부자 기업에 혜택을 주고, 의회 윤리기준을 약화하며, 낙태 서비스에 더 많은 제한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민주당은 공화당 내 극우 소수파가 하원을 좌지우지하려 한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짐 맥거번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개정안 패키지는 하원 운영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극우가 미국에 보내는 인질 몸값 협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한 표 있었다고 했는데 누구입니까?

기자)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하는 토니 곤잘레스 의원입니다. 곤잘레스 의원은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방비를 제한하는 내용을 지지할 수 없다며 개정안 패키지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의 입법 활동에 이렇게 공화당 강경파의 입김이 세어지면 앞으로 미국의 입법 방향에도 변화가 생기는 걸까요?

기자)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입니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고 해도, 상원에서 가로막히고, 또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으면, 법으로 제정될 수가 없습니다.

진행자) 9일 하원에서 다른 법안도 다뤄졌습니까?

기자) 네, 하원은 국세청(IRS) 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을 221표 대 210표로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은 IRS가 보수 단체를 부당하게 표적을 삼고 있고, 소기업과 중산층을 괴롭히고 있다며 IRS 예산 삭감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IRS 예산 삭감은 바이든 대통령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무실에서 국가 기밀문서가 발견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시절 기밀문서가 개인 사무실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 등 미 언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기밀문서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발견된 겁니까?

기자) 리처드 사우버 대통령 특별 법률고문이 9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중간선거를 앞둔 작년 11월 2일에 발견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들이 워싱턴 D.C.의 ‘펜·바이든 외교국제참여센터’의 사무실을 비우기 위해 짐을 싸던 중 기밀문서가 포함된 정부 문서를 발견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7~2019년 명예교수를 지낸 펜실베이니아대 업무를 위해 해당 사무실을 사용했었습니다.

진행자) 문서가 얼마나 나온 겁니까?

기자) 총 10건의 문건이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문건이었다고 CBS 뉴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문서에 포함된 내용이나 기밀 수준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기밀문서는 어떻게 처리됐습니까?

기자) 사우버 법률고문은 백악관이 기밀문서를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바로 보고했고, 다음날 관련 문서들을 넘겼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견된 문서에 대해 앞서 기록관리청의 요청이 있었거나 조사 대상이 됐었던 건 아니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들은 오바마-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기록물이 적절하게 보관될 수 있도록 국립기록관리청, 법무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무부의 관련 조사가 이미 시작된 건가요?

기자) 네, 언론은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존 라우시 주니어 시카고 연방 검사에게 이 문제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검토(review)는 수사에 앞서 예비단계로 간주되는데요. 앞으로 갈랜드 장관은 검토 결과에 따라 특별 검사 임명을 포함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국가 기밀문서와 관련해서 지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사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는 작년 1월과 6월 두 차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수백 쪽의 기밀자료를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넘겼지만, 아직 기밀문서가 더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작년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진행했습니다. FBI는 압수수색을 통해 기밀문건 100여 건을 포함해 1만1천 건이 넘는 문건을 확보했는데요.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 문건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방첩법’ 등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형사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 법무부가 특별 검사를 임명하기도 했죠?

기자) 네, 작년 11월, 갈랜드 법무장관은 잭 스미스 검사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들을 조사할 특별검사로 임명했습니다. 스미스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와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에 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기밀문서 논란까지 일게 됐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측은 바이든 대통령도 기밀문서를 유출한 게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회수한 데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히고,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의 기밀문서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냐”며 반문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 “FBI가 바이든의 많은 집과 어쩌면 백악관을 언제 수색할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화력 발전소 굴뚝으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자료 사진)
화력 발전소 굴뚝으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미국의 컨설팅 업체 '로디움 그룹'이 10일 2022년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예비 보고서를 냈는데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전년도에 비해서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증가분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네, 앞선 지난 2021년에는 전년도 대비 무려 6% 넘게 늘었는데요. 이보다는 많지 않은 수준이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여전히 너무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지난 2021년도에 온실가스 배출이 그렇게 많이 증가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은 팬데믹이 시작된 해로, 이로 인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활동이 감소했는데요. 이에 따라 2020년도의 온실가스 배출도 전년도에 비해서 무려 10% 이상 줄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들어서 다시 상당 부분 예전 생활로 복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이에 맞춰서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 관련한 세부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대표적으로 4개 분야를 나눠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교통, 산업, 전력 발전, 건물 분야인데요. 이 가운데 지난 2022년 유일하게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 분야는 전력 발전 분야입니다. 지난 2021년 이 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앞선 해에 비해서 7% 늘었는데, 2022년 예비 조사 결과 1%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이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기자) 전력 발전은 전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에서 25%를 차지하는 분야로 교통 분야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데요. 보고서는 지난해 이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 이유는 석탄을 이용한 화력 발전이 약 8%가량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전력 발전을 제외한 분야는 모두 증가했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먼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인 교통 부분을 보면요. 지난 2021년 온실가스 배출이 11% 증가한 데 이어서, 2022년에는 1.3% 증가했습니다. 산업 분야에서는 1.5%가 늘었고요. 건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무려 6%나 늘었는데요. 보고서는 평년보다 추운 날씨로 인한 에너지 사용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기후 변화로 인해서 전 세계 곳곳에서 홍수나 가뭄 등 이상 현상이 잇따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이 강조되고 있죠. 그리고 미국 역시 제외가 아니죠. 대통령부터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아직 그 노력이 부족하다는 게 이번 보고서가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기후 위기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오는 2년에서 3년 이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배출량에서 26~28% 줄이겠다는 게 미국이 밝힌 계획인데요. 하지만,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온실가스 배출은 지난 2005년도 수준에서 15.5%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분석했을 때,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 보고서 분석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기자) 보고서는 일단 최근 미국에서 통과시킨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에너지 안보 분야에 대한 수십억 달러 투자, 그리고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40% 이상 감축 등과 같은 내용을 실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고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더욱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고 민간 분야에서의 변화 역시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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