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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독재자' 발언 논란..."반 유대주의 대응 소홀" 유펜 총장 사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뉴욕 공화당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뉴욕 공화당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독재자'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 날 하루만 독재자가 되어 국경 장벽을 건설하고 석유 시추를 재개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와중에 '반유대주의'에 대한 모호한 태도로 논란을 빚은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 결국 사임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에서 최초로 상업용 해상풍력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간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독재자' 발언을 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9일 뉴욕 공화당 만찬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독재자 발언은 이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오늘 뉴욕타임스 신문은 내가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면서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딱 하루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신이 왜 독재자가 되겠다는 것인지도 이야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왜 독재자가 되고 싶은지 아느냐"고 물으면서, "장벽을 원하고, 석유 시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말을 하자 일부 참석자들은 '장벽을 건설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발언은 앞서 나온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공개된 '폭스 뉴스'와의 타운홀 인터뷰에서 재집권하면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취임 첫 날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을 차단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을 다시 한번 그대로 되풀이한 겁니다.

진행자) '독재자'라는 표현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이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장벽 건설이나 시추와 관련해서 나왔던 것이 아니죠?

기자) 네, 그동안 여러 언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독재정치를 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재선에 성공하면 권한을 남용해 정치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특히 언론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해충처럼 미국에 살고 있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급진좌파들을 뿌리 뽑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정치 보복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재자 발언 외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약 80분에 걸친 발언에서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거짓말"로 자신을 규정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진짜 위협은 바이든"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근거는 뭐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자신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좌파가 눈앞에서 괴물 같은 권력 남용을 저지르고 있는 것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는 필사적이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여러 주가 예비선거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독재자 발언을 언급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대선 자금 모금을 위해 로스앤젤레스(LA)를 찾았습니다. 9일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마이클 스미스 씨 자택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앞서 취임 첫 날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했다"며 "신이여 감사합니다. 단 하루만입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꼰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 주지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한 조언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지난 5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출마를 확신할 수 없었다"고 했다가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차하더라도 자신은 계속 대선 경주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을 두고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대표적인데요. 매카시 전 의장은 10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복에 나서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캠프에서 할 일은 재건과 복구, 미국의 새 단장에 대한 것이지 보복에 관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 거물 정치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혔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롬니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데요. 10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동전을 집어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나오는 ‘풍선껌 자판기’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아무런 여과 없이 나오는 말이라는 겁니다. 롬니 의원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첫 임기 말 때처럼 경험이 많지 않고 훈련이 덜 된 인물들로 채워질 것이라면서,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복정치를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엘리자베스 매길(왼쪽) 미 펜실베이니아대학교(유펜) 총장이 지난 5일 하원에서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엘리자베스 매길(왼쪽) 미 펜실베이니아대학교(유펜) 총장이 지난 5일 하원에서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미 명문대 총장이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군요?

기자) 네, 동부 명문대 학군인 '아이비리그' 일원 펜실베이니아대(유펜)의 엘리자베스 매길 총장이 지난 9일 사임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매길 총장이 '반유대주의'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논란이 일자 결국 사임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어떻게 진행된 사안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발단은 지난 5일 열린 하원 교육위원회 청문회였습니다. 이 청문회는 전쟁 발발 이후 여러 대학이 유대인 학생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열렸는데요. 청문회에서는 해당 대학에서 나온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주장에 대해 총장의 입장을 묻는 의원의 질의가 나왔습니다.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발언이 대학교의 윤리규범에 위반되는 사항이 아니냐는 겁니다. 매길 총장은 이에 즉각 대답하지 않았고요. 특히 '유대인 말살'을 촉구하는 발언이 대학의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원의 질문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면 그것은 괴롭힘이 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반유대주의에 대한 이런 입장이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 거물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학교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경제인들은 기부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는데요. 스톤릿지 자산운용의 로스 스티븐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입니다. 스티븐슨 CEO는 해당 발언을 문제 삼고 매길 총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1억 달러 규모의 기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길 총장은 집중포화를 받은 후 결국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매길 총장은 사임의 뜻을 밝히면서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매길 총장의 사임은 임명된 지 2년 만이었는데요. 그는 "훌륭한 교육기관에서 총장을 맡게 된 것은 특권이었다"며 "교수, 교직원, 학생, 동문과 함께 일한 것은 영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매길 총장을 옹호해온 스캇 복 펜실베이니아대 이사회 의장도 의장직을 내려놨습니다.

진행자) 해당 청문회에 매길 총장과 함께 자리한 다른 대학 총장들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도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두 총장 역시 매길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반유대주의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했는데요. 청문회에서 이들 총장을 몰아붙였던 공화당의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은 "한 명이 갔고, 이제 두 명 남았다"며 하버드대와 MIT 총장도 사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한 움직임에 나섰죠?

기자) 맞습니다. 청문회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74명의 의원이 초당적으로 유펜과 하버드대, MIT 이사회에 총장 교체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많은 유대인, 그리고 이스라엘 학생들은 그들에 대한 폭력을 촉구하는 등의 점증하는 적대적 교육환경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런 반유대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들 학교가 학생 보호에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의원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대학을 대상으로 한 의회 차원의 조사도 예정돼 있죠?

기자) 청문회 이후 공화당 소속 버지니아 폭스 하원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총장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해당 대학을 상대로 반유대주의 관련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각 학교의 학습환경과 징계정책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겁니다. 폭스 위원장은 또 해당 조사가 다른 대학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블록섬' 해상풍력발전소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블록섬' 해상풍력발전소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최초로 상업용 해상풍력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동부 뉴욕주 앞바다에 설치한 해상풍력발전기가 가동을 시작해 전력 공급에 성공했다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덴마크의 풍력에너지 개발업체 ‘오스테드’와 미국 전력회사 ‘에버소스’는 지난 6일, 뉴욕주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사우스포크윈드(South Fork Wind)’가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미국에서 상업용 해상풍력발전소가 전력 공급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전력 공급을 시작한 해상풍력발전 시설, 어떤 곳인가요?

기자) 네, ‘사우스포크윈드’는 작년 2월 착공에 들어간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입니다. 지난 6일 1호기가 가동에 들어간 거고요. 현재 2호기는 테스트 중이라고 합니다. 내년 초까지 총 12기를 건설할 예정인데, 발전소 시설이 모두 가동되면 132MW(메가와트) 생산이 가능하고요. 롱아일랜드 7만 가구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게 됩니다.

진행자) 풍력에너지는 말 그대로 바람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 아닙니까?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청정에너지라고 부르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환경을 생각해서 이 청정에너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는데요. 뉴욕주가 대표적입니다. 뉴욕주는 오는 2040년까지 모든 전력을 무탄소 자원으로부터 얻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특히 2035년까지 9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6일 성명을 내고 “신뢰할 수 있고 재생 가능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려는 뉴욕주의 노력이 중대한 이정표에 도달했다”며 “사우스포크윈드는 수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고임금의 노조 일자리를 창출하며, 다음 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풍력발전소 건설사도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오스테드와 에버소스는 이번 성취는 앞으로 이어질 미국 내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소들을 위한 기반을 닦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해상풍력을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 ‘턴포워드’ 측은 성명을 내고 “미국 청정에너지 서사에서 놀라운 순간"이라며 사우스포크윈드 가동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대규모 풍력발전 시설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일부 롱아일랜드 주민은 동네에 송전선이 관통하는 데 대해 환경적, 미적 이유로 반대했고요.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했습니다. 또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일부 환경 운동가의 반대도 있었습니다. 어부들은 터빈 건설로 어장을 잃은 것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나타냈고요. ‘세이브더베이’라는 환경 단체는 다양한 물고기 종을 보유한 어장 인근에 발전 시설이 들어와선 안 된다고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해상풍력발전 건설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었던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미국 최초의 해상풍력단지는 ‘케이프윈드’로 알려진 매사추세츠 해안의 발전시설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관련 사업 신청서가 지난 2001년에 연방정부에 제출됐는데요. 하지만 수년간의 지역 반대와 소송 끝에 착수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해상풍력발전소는 하나도 없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국의 첫 해상풍력발전소는 지난 2016년 가동에 들어간 로드아일랜드주의 ‘블록섬’ 발전소인데요. 하지만 30MW를 생산하는 총 5개의 터빈을 갖춘 소규모이기 때문에 상업적 규모의 풍력발전소로는 분류되지 않습니다. 또 이번에 1호기 가동에 성공한 ‘사우스포크윈드’외에 ‘빈야드윈드’ 발전소도 건설 중에 있는데요. 매사추세츠주 해안에서 2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빈야드윈드는 총 62기의 터빈을 갖출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청정에너지 개발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가 많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개발은 정부 계획의 핵심인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으로 1천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5년 뒤인 2035년까지는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P’ 통신에 따르면, 풍력에너지 개발 업계는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요. 오스테드 측은 공급망 경색과 금리 인상, 또 원하던 세금 혜택을 얻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뉴저지주에서 추진하려던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 두 건을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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