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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장악하는 공화당,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식 지원 없어”…‘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액 역대 최대


마이클 매컬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자료사진)
마이클 매컬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차기 의회에서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된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백지수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도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 매출이 9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권위있는 영어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선정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하원 중진의원들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에 하원 다수당이 될 공화당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책임 있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마이클 매컬 의원과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마이크 터너 의원이 27일 ‘ABC’ 방송의 주말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힌 내용인데요. 두 의원은 차기 하원에서 각각 외교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어떤 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원하는 건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매컬 의원과 터너 의원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있어 ‘백지수표(blank check)’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의 발언을 지지했습니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매카시 의원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공화당 내에서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해 일부 반대의 목소리가 있긴 한데요. 매컬 의원은 하지만 “양당의 대다수 의원이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더 많은 감독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감을 제공할 것”이며 따라서 “백지수표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원은 하되, 미국의 지원금이 해외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더 책임감 있게 들여다 보겠다는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요구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줄곧 주장해왔는데요. 매컬 의원은 “이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싸움을 도우려는 우리의 의지를 약화시키느냐? 그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터너 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터너 의원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80억 달러를 보내기 위해 4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민주당 예산을 통과시킬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터너 의원과 매컬 의원 모두 지난 5월, 400 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지지한 바 있는데요. 당시 예산안이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통과하긴 했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며 끝까지 반대했었습니다.

진행자) 두 의원의 이번 인터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8일 있었던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게 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두 중진의원의 인터뷰가 진행된 겁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개월이 넘어가고 있죠. 장기화하는 전쟁에서 미국의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인터뷰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매컬 의원은 매카시 공화당 하원 대표가 차기 의회에서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원 다수당이 바뀌면 새로운 다수당 지도부가 하원을 이끌게 되는데요. 공화당은 지난 15일 매카시 대표를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됐으니까,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당선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기자) 공화당 내 분위기를 볼 때 당연시하기는 어렵습니다. 매카시 의원이 현재 당내 강경 보수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원의장 본회의 투표는 내년 1월 3일에 열릴 예정인데요. 본회의 투표에서 하원의장에 선출되려면 하원 의석 과반인 218표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22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4명의 공화당 의원이 이미 매카시 의원을 반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만약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후보자가 과반수를 얻을 때까지 계속 투표를 하게 됩니다. 또 끝까지 매카시 후보가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또 다른 후보를 지명할 수도 있습니다. 매컬 의원은 하지만, “케빈 매카시 의원은 내가 본 그 어떤 후보보다 열심히 일해왔다”며 “과반표를 확보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매컬 의원은 무엇보다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 여러 차례 투표를 한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역사에서 하원의장 투표를 두 번 이상 한 경우는 총 14차례 있는데요. 13번이 남북전쟁 이전이었습니다. 1860년대 이후로는 지난 1923년이 마지막 경우인데요. 당시 공화당 소속 프레드릭 길렛트 의장이 연임에 도전했지만 ‘진보적 공화당원들’의 반대로 4차례나 진행된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선출된 바 있습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직을 승계 받는 미국 권력서열 3위 직책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인 25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메이시 백화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인 25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메이시 백화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온라인 매출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유통 분석업체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25일,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미국인들의 온라인 쇼핑 구매액이 91억 2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의 89억 1만 달러에서 2.3%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블랙 프라이데이 중 최대 매출 규모를 보인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금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매출이 늘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도비는 당초 올해 온라인 쇼핑 매출을 전년보다 1% 늘어난 90억 달러로 예상했었는데, 예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운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온라인 매출이 크게 오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소비자들이 실제 매장에 나가서 구매하기보다는 온라인 쇼핑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 첫 번째 이유로 분석됩니다. 어도비 측은 소비자들이 집에서 쇼핑하는 편리함 덕에 전자상거래 수요가 여전히 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요?

기자) 높은 할인율입니다. 올해는 10월부터 많은 소매업체가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을 시작했는데요. 조기 할인 행사 실적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가격 할인이 더 클 것으로 보고 기다렸던 건데요. 고객 관리업체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평균 할인율은 3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28%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할인율이 많이 높아진 건데요. 높은 물가로 시름하던 소비자들이 대대적인 할인율 덕에 전자제품과 장난감, 미용제품 등의 소비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온라인 쇼핑에도 여러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고, 손전화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요?

기자) 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도비 분석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48%로 전년도의 44%와 비교해 많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온라인 판매는 크게 늘었는데 현장 매장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매장 내 쇼핑이 많이 줄었는데요. 이제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아침에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리면서 매장 방문이 예상보다 적긴 했지만, 오프라인 매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 조사업체 ‘센서매틱 솔루션스’은 블랙 프라이데이 매장 방문 고객이 지난해보다 2.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은 추수감사절 당일에도 쇼핑을 많이 하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추수감사절 당일 온라인 쇼핑 매출액도 52억 9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2.9%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쇼핑 대목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끝나지 않죠?

기자) 네, 블랙 프라이데이를 거쳐 사이버 먼데이까지 이어지는 주말 동안 미국인들의 온라인 쇼핑이 이어질 것으로 어도비는 예상했는데요.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날인 토요일에 45억 달러, 일요일에는 약 50억 달러 매출을 올린 데 이어 가장 큰 온라인 할인 행사가 벌어지는 28일 ‘사이버 먼데이’에는 온라인 쇼핑 금액이 지난해보다 5.1% 증가한 11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쇼핑 대목에 보인 좋은 실적이 미국 경제정책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기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도 연말 소비를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연준은 물가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요. 경기침체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최근 4번 연속으로 한 번에 0.75%P 금리 인상을 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왔는데요. 다음 달에 연준이 금리를 어느 정도 인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올해의 단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뜻이 설명되어 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올해의 단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뜻이 설명되어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올해를 대표하는 단어가 선정됐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국의 권위 있는 영어 사전이죠? '메리엄-웹스터'가 28일 올해의 단어로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올해의 단어 선정은 통상 어떻게 이뤄지죠?

기자) 네. 통산 '메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를 선정할 때는 뭔가 이를 대표하는 압도적인 일이 선행됐습니다. 예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지난 2년 동안은 이와 관련된 것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는데요. 그래서 지난 2020년에는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이, 그리고 지난 2021년에는 '백신'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선정된 가스라이팅의 경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앞선 사례처럼 이를 대표할 만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해당 단어에 대한 검색량이 폭증했습니다. 메리엄-웹스터 측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에 대한 검색이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1천 700% 넘게 늘었습니다. 피터 소콜로스키 미리엄-웹스터 편집장은 28일 가스라이팅은 특히 지난 4년 동안 검색 건수가 엄청난 속도로 상승한 단어로 실제로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며 일 년 내내 매일 자주 검색되는 단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선정된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할 수 있는데요. 이 단어의 뜻이 뭐죠?

기자) 네. 메리엄-웹스터 사전 정의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장기간에 걸친 심리적 조작으로, "희생자가 자기 생각이나 현실에 대한 인식, 혹은 기억의 유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하고, 이를 통해서 혼란을 유발하거나 자신감이나 자존감, 감정이나 정신적 안정성을 결여시키며 가해자에 대한 의존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사전에 나온 정의만 봐서는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와닿지는 않는데요.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어떤 뜻입니까?

기자) 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서 상황 등을 심각하게 오도하는 행위나 관행을 뜻하는데요. 상황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판단력을 잃게 해 그 사람이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겁니다. 가스라이팅은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데, 주로 연인 사이나 가족, 혹은 친구 사이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이 때문에 가스라이팅을 친밀감을 이용한 정서적 학대라고 지적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예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밥을 먹는 상황에서 자녀가 음식을 흘렸을 때, 부모가 "너는 왜 이렇게 맨날 실수하니? 네가 하는 행동은 다 실수투성이야"라고 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한 두차례 단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해서 이렇게 지적당하는 경우, 자녀는 스스로 '나는 문제가 있는 아이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데 이럴 경우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볼 수 있겠고요. 또 연인 사이에서 상대방에게 "다 너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내 말을 듣는 게 좋다"라고 끊임없이 생각을 주입하면, 결국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도 ‘가스라이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한 겁니까?

기자) 네. 1938년 영국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이 쓴 연극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했습니다. 극 중에 나오는 남편이 집안 가스등을 어둡게 만들어 놓자 아내가 집이 어둡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다면서 아내가 잘못 본 것이라고 지적하자 아내는 결국 자신이 잘못 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남편의 계속된 조작으로 결국 아내는 계속해서 교묘하게 조종당하게 되는데요. 바로 여기에서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유래한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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