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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철도노조 잠정합의안 부결…바이든, 백악관 오랜 전통 '칠면조 사면' 


펜실베이니아주 노퍽 남부 열차 터미널에 화물열차가 정차해 있다. (자료사진)
펜실베이니아주 노퍽 남부 열차 터미널에 화물열차가 정차해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주요 철도노조 일부가 백악관 중재로 마련된 노사 합의안을 거부하면서 철도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연례 행사인 ‘칠면조 사면식’을 거행하고, 백악관 크리스마스 트리가 도착하는 등 백악관이 본격적인 연말 행사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이어서, 지난 주말 콜로라도주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용의자에게 살인 혐의와 더불어 증오범죄 혐의 등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주요 철도노조가 노사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의 중재로 마련된 노사 잠정합의안을 주요 철도노조가 거부했습니다. 21일 열린 조합원 투표에서 열차 엔지니어들이 소속된 노조는 잠정합의안을 수용한 반면, 열차 차장을 대표하는 노조인 ‘스마트TD(SMART-TD)’는 합의안을 부결한 겁니다. 따라서 다음달 협상 마감시한까지 철도노조의 노동쟁의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철도 파업을 막으려면 철도 노조가 전부 합의안을 수용해야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측과 임금 문제 등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는 총 12곳인데요. 가입된 노동자 수가 약 11만 5천 명에 달합니다. 21일 조합원 투표를 한 엔지니어 노조와 열차 차장 노조는 12곳 중 가장 규모가 큰데요. 두 곳의 조합원 수는 약 6만 명입니다.

진행자) 이 때까지 중재안을 가결한 노조는 총 몇 개입니까?

기자) 8개 노조가 합의안을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4개 노조는 사측과 다시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요. 다음달 9일까지 합의를 보지 못하면 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철도노조가 표결에 붙인 잠정합의안은 정부가 나서서 중재한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월, 미국 철도가 노사 협상 결렬로 30년 만에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자 바이든 행정부가 비상위원회를 꾸려 중재에 나섰습니다. 철도가 멈추면 공급망 혼란으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한데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부심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직접 중재에 나섰던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5년간 임금 24% 인상과 5천 달러 보너스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각 노조가 투표를 통해 합의안 추인을 결정하도록 했는데요.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이 고된 근무 일정과 삶의 질 개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계약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노조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요구하는 게 따로 있습니까?

기자) 네, 유급 병가 휴가 확대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급여와 장애수당 인상을 위해 노조가 유급 병가 휴가를 포기했다며 완강한 입장인데요. 사측은 정부 중재로 마련된 잠정합의안을 노조가 그대로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철도 노사 협상에 정부가 직접 나설 정도라면 미국 물류 유통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클 것 같거든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미국 전체 화물수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에 달합니다. 트럭 다음으로 높은데요. 수출 화물의 경우 약 3분의 1이 철도로 수송되고 있습니다. 전미철도협회(AAR)에 따르면 철도로 수송되는 농산물과 소비재의 총 분량은 약 17억t에 달하는데요. 전미철도협회는 만약 철도 파업이 발생하면 하루 평균 2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특히 지금 미국은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과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소매산업지도자협회’ 측은 대부분의 소매점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긴 하지만, 만약 철도 파업이 발생하면 전국적으로 상품 유통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고, 미국 경제에 닥친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교착 상태에 빠진 철도 노조 협상, 돌파구는 없는 겁니까?

기자) 노사 협상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의회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철도 노조 파업을 우려하는 재계 단체들이 의회가 분쟁에 개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미국철도협회 이언 제프리스 회장은 “만약 남은 노조가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의회가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 우리 경제에 하루 20억 달러의 참혹한 피해를 입히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의회는 주를 오가는 무역을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철도 노사 협상 결렬이 주 간 무역을 방해할 경우 합의안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제시할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AP’ 통신은 공화당의 경우 정부가 중재한 잠정합의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강제하고 나올 것이고, 민주당은 철도회사들에 추가 양보를 강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이 21일 백악관 남쪽 뜰에서 칠면조 사면식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이 21일 백악관 남쪽 뜰에서 칠면조 사면식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백악관 전통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백악관 남쪽 뜰에서 백악관의 연례 행사인 ‘칠면조 사면식’을 거행했습니다. 칠면조 사면식은 대통령이 칠면조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너의 죄를 사면하노라’고 말한 뒤 방생해주는 행사인데요. 75년을 이어오는 백악관의 전통이자 본격적인 백악관 연말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매년 칠면조 사면식이 되면 어떤 칠면조가 사면 대상으로 선정됐는지도 관심이거든요?

기자) 올해 사면받은 칠면조 이름은 ‘초콜릿(Chocolate)’
과 ‘칩(Chip)’입니다. ‘초콜릿칩’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기도 한데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지난 7월 부화한 이 두 마리 칠면조는 지난 19일 밤 워싱턴 D.C.에 도착했고요. 전통에 따라 백악관 근처 고급호텔인 윌러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투숙한 뒤 사면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면받은 칠면조들이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 방목돼 남은 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면받는 칠면조에 붙는 이름은 어떻게 선정되는 건가요?

기자) 온라인 투표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정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면식에서 칠면조 이름 투표를 지난 중간선거에 빗대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요. “투표가 있었고, 개표가 이뤄졌고, 검증됐다”며 “부정투표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대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부 공화당원들을 겨냥한 말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간선거를 앞두고 예상됐던 공화당의 물결, 이른바 ‘레드 웨이브(Red wave)’가 없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시즌 유일한 ‘레드 웨이브’는 칠면조 고기와 같이 먹는 붉은색 크랜베리 소스를 식탁에 엎는 것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백악관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왜 칠면조 사면 행사를 갖는 겁니까?

기자) 미국에선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요리를 먹는 전통이 있는데요.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가 매년 4천 500만 마리가 넘습니다. 이런 칠면조의 희생과 칠면조 농가들의 수고를 기념하기 위해 사면 행사를 열게 된 겁니다. 백악관 칠면조 사면식은 지난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재임 당시 처음 시작돼 1989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부터 공식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는데요. 매년 ‘전국칠면조연맹(NTF)’ 이 백악관에 선물한 칠면조를 죽이지 않고 제 명대로 살 수 있게 사면해줍니다.

진행자) 칠면조 사면식과 함께 백악관의 연말 행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칠면조 사면식을 한 뒤 저녁에는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체리포인트의 해병항공기지를 방문해 장병들과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대통령 부부는 군인들에게 직접 배식하며 수고에 감사를 표했는데요.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군인들 챙기기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연말 행사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연말 백악관을 환하게 밝힐 백악관 크리스마스 트리도 21일 도착했습니다. 약 6m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실은 마차를 바이든 여사가 직접 맞이했습니다. 매년 ‘전국크리스마스트리연합(NCTA)’이 올해의 백악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정하는데요. 올해는 펜실베이니아주 농장의 북미산 전나무가 선정됐습니다.

진행자) 이제 백악관에 입성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중심으로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시작되죠 ?

기자) 네,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 역시 백악관의 연례 행사인데요. 영부인들이 책임지다 보니 영부인의 취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백악관 입성 후 첫 크리스마스를 맞은 바이든 여사는 ‘마음이 담긴 선물(Gifts From The Heart)’이라는 주제로 ‘믿음과 가족, 공동체, 통합과 평화’ 등을 장식으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콜로라도주의 성 소수자들을 위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콜로라도주의 성 소수자들을 위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콜로라도주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관련 소식이군요?

기자) 네.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한 성소수자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인데요. 사건 용의자 앤더슨 리 올드리치 씨에게 살인과 증오범죄 혐의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먼저, 이 사건 개요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기자) 네. 이번 사건은 지난 주말이었던 19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성소수자 클럽인 '클럽 Q'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날(19일) 밤늦은 시각 올드리치 씨가 클럽에 들어오자마자 총을 난사했습니다. 이 총격으로 5명이 목숨을 잃었고, 17명이 다쳤는데요. 경찰은 현장에서 반자동 소총과 권총, 탄창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범행 현장에서 제압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클럽 안에 있던 퇴역 군인인 리처드 피에로 씨 등 2명이 올드리치 씨를 제압했습니다. 먼저 피에로 씨가 올드리치 씨가 가지고 있던 권총을 뺏어서 이것으로 그를 때려 넘어뜨리고 이후 한 명이 더 나와서 용의자가 못 움직이도록 붙잡았는데요. 용의자인 올드리치 씨는 이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진행자) 올드리치 씨가 현재 병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부상 때문에 병원에 있는데요. 'AP' 통신은 의사로부터 퇴원해도 좋다는 소견이 나오면 며칠 안에 올드리치 씨가 법원에 출두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올드리치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뭡니까?

기자) 네. 21일 콜로라도 엘파소 카운티 법원 온라인 기록에 올라가 있는 문서에 따르면 올드리치 씨에게 일급 살인 등 5개 혐의, 그리고 편견이 동기가 돼 신체 상해를 입힌 혐의 등 5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이 혐의는 검찰이 최종적으로 기소한 것이 아닌 예비 혐의로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용의자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관련 당국이 21일 기자 회견을 열었는데요. 이날 회견에서 올드리치 씨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할 것을 고려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당국자들은 이 물음에 답하지 않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말했습니다. 다만 마이클 앨런 지역 검사는 "우리는 편견이 동기가 된 범죄를 관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역 사회가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앨런 검사는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적용할 혐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총기 규제를 제대로 했으면 이번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21년 올드리치 씨 어머니가 자기 아들이 사제 폭탄을 만들어 자기를 위협했다고 신고하자 경찰이 출동해서 올드리치 씨를 체포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신고된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은 이를 근거로 콜로라도주가 시행하는 '적기법(red flag)'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적기법에 따라 용의자가 총기를 가지는 것을 제한했더라면 이번 사건이 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백악관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통화하고 이번 사건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폴리스 주지사에게 생각과 기도만으로는 총기 사고를 막을 만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용 총기 금지를 위해 의회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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