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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질병, 인종.소득 따라 차이


미국인들의 건강 상태와 사망 원인이 인종과 계층에 따라 다르다는 미국 정부기관의 연구 보고서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 내용을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미정 기자, 먼저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가 어떤 보고서인지 설명해 주실까요?

답) 네, 지난 14일 발표된 ‘건강 격차와 불평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인데요, 미국 정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999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에서 인종, 성별, 계층 등에 따라 건강 문제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한 것입니다.
문) 흥미로운 조사군요. 그러니까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인종별로 건강 문제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군요?

답)그렇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들은 약물 과다복용, 흑인들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AIDS)와 뇌졸중, 심장병, 그리고 미국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가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인종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우선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백인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나요?

답)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2003년에서 2007년 사이 꾸준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06년에서 2007년 백인의 약물 과다복용은 각각 14.7%와 15.1%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밝혔습니다.

문) 약물이라면 구체적으로 불법 마약을 말하는 것인가요?

답) 아닙니다. 마약 등 불법 약물도 해당되지만 실제로는 진통제나 항우울제 등 처방약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년 전과는 정반대의 추세인데요,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좀 더 강력한 진통제나 항우울제 등을 처방하기 시작했고, 건강보험이 있는 사람들이 손쉽게 이런 약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추세가 역전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 흑인들의 경우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네, 흑인들은 백인들에 비해 심장 질환을 많이 앓고 있고, 수명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흑인들은 또 다른 어떤 인종보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비율도 29%인 백인보다 훨씬 많은 42%를 기록했습니다. 고혈압과 관련해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고혈압 통제가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질병은 체중 감량이나 운동,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조절 약, 아스피린 등으로 저렴하게 예방이 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흑인들의 경우 이 같은 질병을 예방하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백인의 2배에 달하며, 이로써 소요되는 의료비용이 연간 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에 대해서는 인종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답) 네, 흑인과 히스패닉, 인디언들은 백인에 비해 새로 에이즈에 감염되는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특히 흑인과 인디언의 에이즈 감염 실태는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이즈 감염율이 가장 낮은 인종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었습니다.

문) 질병은 아니지만 자동차 사고 사망률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국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1천 명 당 29명이 자동차 사고로 숨져, 다른 인종에 비해 2배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 보면 모든 인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2~3배 높았습니다.

문) 자살률도 인종에 따라 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하지요?

답) 네, 조사 기간 중 발생한 자살 사건의 80퍼센트가 백인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층은 인디언 젊은이들이었는데요, 21살 연령 인구 10만 명 당 25명 정도로 높은 자살률을 보였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백인의 경우 14명, 흑인 10명, 아시아와 히스패닉계 8명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성별로는 남자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그 밖에도 어떤 사안들이 조사됐나요?

답)예, 유아 사망률이 조사됐는데요, 흑인 여성이 출산한 유아의 사망률이 다른 인종보다 1.5~3배 높았습니다. 또 청소년 임신 비율도 흑인과 히스패닉이 백인보다 2.5~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주류 소비의 절반 이상은 폭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폭음은 대학생 등 교육 수준이 높고 좀 더 부유한 층에서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미국 인디언 등을 포함해 저소득, 저학력 층은 일단 폭음을 하면 더 심하게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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