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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금지 이슬람계 미국인들 곤란


탑승 금지 이슬람계 미국인들 곤란
탑승 금지 이슬람계 미국인들 곤란

지난 해 발생한 미국 내 테러 기도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항공보안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행 비행기 탑승이 거부되는 ‘탑승금지자’ 명단도 확대됐는데요. 이 때문에 이슬람계 미국인들이 해외여행에 나섰다가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현재 일부 이슬람계 미국인들이 ‘탑승금지자’ 명단에 올라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요?

답) 예. 야햐 웨헬리(Yahya Wehelie) 씨가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를 부모로 둔 올해 26살의 웨헬리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러다 2008년에 아랍어도 배우고 신부감도 찾을 겸 중동의 예멘으로 가서 18개월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5일 예멘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유지인 이집트에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됐습니다.

) 무슨 이유였습니까?

답)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미국 연방수사국의 ‘탑승금지자’ 명단에 올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웨헬리 씨는 이집트에서 미 연방수사국 요원들과 10여 차례 면담하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받았습니다. 요원들은 웨헬리 씨가 예멘에서 접촉한 사람이 테러단체 알카에다 요원으로 의심되기 때문에 웨헬리 씨가 ‘탑승금지자’ 명단에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 ‘탑승금지자’ 명단에 오르면 어떤 제약이 따르나요?

답) 미국을 오고 가는 국제선과 미국 국내선에 탑승이 금지됩니다. 미 연방수사국은 비행기 운항에 위협을 제기한 증거가 있거나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이 명단에 올리는데요.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이 비행기를 납치해 미국의 심장부를 공격했던 2001년 9.11 테러 이전에는 명단에 단지 16명이 올라 있었지만, 지난 해 말에는 그 숫자가 4천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올 들어 탑승금지자가 8천 명으로 6개월 만에 2 배로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 지난 해 말에 미 여객기 폭파 미수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후 항공보안이 대폭 강화됐군요.

답) 예. 지난 해 12월 25일 네덜란드를 출발해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으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 여객기에 대한 폭탄 테러가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항공보안을 대폭 강화했는데요. 우선 ‘탑승금지자’ 명단을 확대했고요. 국내선 항공사들이 ‘탑승금지자’ 명단을 통보 받은 지 2시간 이내에 확인하도록 의무화 했습니다. 국제선 항공사들의 경우 비행이 있을 때 마다 승객 명단을 미국 정부에 제출해 ‘탑승금지자’ 명단과 대조하도록 할 계획인데요. 이 방안은 연말까지 도입될 예정입니다.

) 현재 ‘탑승금지자’ 명단에 올라 이집트에 머물고 있는 웨헬리 씨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까?

답) 미국 정부는 웨헬리 씨의 여권을 압수하고 미국에 한 차례 입국할 수 있는 임시허가증을 발급했습니다. 그나마 이 허가증도 9월 12일에 만료될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연방수사국 요원들은 웨헬리 씨가 미국이나 캐나다 영공을 통과하는 어떠한 여객기에도 탑승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배를 타고 돌아오는 방법 밖에 없는데요. 웨헬리 씨는 벌써 6주 동안 이집트의 싸구려 숙박시설에서 즉석 음식만 먹고 있다며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 웨헬리 씨 같이 이슬람계 미국인으로써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더 있습니까?

답) 인권단체들은 현재 적어도 6명의 미국인들이 ‘탑승금지자’ 명단에 올라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는데요. 민간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 CAIR’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경우는 ‘국외 추방’에 해당된다고 비난했습니다. 위원회의 니하드 아와드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We’re witnessing what appears to be a new policy by the Obama administration…

아와드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단순한 의혹에 근거해 미국인들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막는 새로운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그런데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항공 안전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닙니까?

답) 위원회 역시 그러한 필요에는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조치가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의 이브라힘 후퍼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Sure I don’g want to fly with some

후퍼 대변인은 자신 역시 위험 인물과 같은 비행기에 타고 싶지는 않지만, 탑승금지자 명단을 작성할 때에는 이에 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하고, 적절하고 절차를 통해야 하며,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반테러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 중인 탑승금지자 명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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