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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김정은, 시진핑 대신 왕후닝 만나…북중 관계 어디로

2026년 10월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왕후닝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6년 10월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왕후닝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단둥 방문의 특이점과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24일 중국 단둥을 방문했는데, 김 위원장의 동선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24일 차량 편으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만났습니다. 이어 단둥의 자동차 공장을 둘러봤습니다. 김 위원장은 다시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다리 중간 지점에서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더 굳게 잇는 역사적인 사명을 의심할 바 없이 정확히 수행하게 되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특이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인데, 전에는 매번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 대신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정협 주석을 만났는데요. 사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7월 16일 평양에서 이미 왕후닝을 만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에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과 신압록강대교를 방문했는데, 강조점은 신압록강대교에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이 과거의 북중 혈맹을 강조하는 공간이라면,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또 지난 15일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이 다소 소규모로 진행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신압록강대교를 방문해 중국에 감사를 표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죠.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10월 15일 개통된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은 대교의 의미나 중요성에 비해 좀 초라했습니다. 양측에서 참석한 고위직은 중국 대사 왕야쥔, 주중 북한 대사 리용남 정도이고, 양측 총리는 화상으로 참석했거든요. 그에 비해 이번에는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직접 다리를 건넌 것은 신압록강대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명백해 보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24일 왕후닝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중 경제협력을 강조했죠?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왕후닝 주석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협력 전망이 매우 넓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도 경제협력 요청에 호응했습니다. 왕후닝 주석은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인적 교류와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무엇보다 공장과 산업시설을 건설하고 가동하려면 기계류와 설비, 원자재, 화학제품, 전자부품 등을 확보해야 하는데, 중국의 도움 없이는 어렵습니다.

수출을 위해서도 중국은 중요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5년 북한의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에 이릅니다. 북한은 중국에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 위탁가공 제품과 광물성 제품을 수출하고, 중국에서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중간재를 들여옵니다.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북한의 제조업과 수출 산업 모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더라도 경제발전과 주민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고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겁니다.

진행자) 이번 방중에는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 문제도 논의되지 않았을까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9월 10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11월 17일부터 18일까지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리는데요.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죠.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북한에서는 김성남 국제부장, 최선희 외무상이 갔고, 중국의 왕후닝은 통일전선을 담당하는 외교 인사입니다. 왕이 외교부장,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중국 쪽 인사들은 모두 외교 쪽 인물이거든요. 그러니까 양측 외교 라인이 (김정은과) 트럼프와의 회동 가능성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행자) 앞으로 북중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북중 관계는 오랜 냉각기를 딛고 정상화의 길로 접어드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올해 6월 시진핑 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이어 10월 15일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됐고, 24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이 다리를 통해 중국 단둥을 방문했습니다. 정치·외교적 교류에 이어 경제협력도 본격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북중 관계가 과거처럼 긴밀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결국 양국은 정치적 관계를 개선하면서 경제협력을 확대하겠지만, 과거의 일방적인 의존보다는 각자의 전략적 이익을 중시하는 실리 중심의 협력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뉴스 동서남북, 오늘은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단둥 방문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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