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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북한 화폐개혁 주민들에 재앙”


북한의 화폐개혁으로 주민들은 더욱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에서 북한 주민과 탈북자 등을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는데요.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10일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 옌지발 기사에서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으로 주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왔으며, 특히 지난 해 11월 30일 단행된 화폐개혁은 이런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재앙적인 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에서 북한 주민과 탈북자 등 8명을 인터뷰 해 이 중 2 명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청진 출신의 건설노동자인 45살 남성은 화폐개혁 이후 좌절해,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경우였습니다.

이 남성은 소속된 직장이 있었지만 일감도 없고 급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책임자에게 한 달에 5달러를 주고 작업에서 빠진 뒤 오징어를 잡거나 장사를 해서 생계를 꾸려나갔습니다. 인근 공장에서 구입한 세제를 12%의 마진을 붙여서 시장에서 되파는 장사였습니다.

이 노동자는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식료품비와 아내의 약값까지 아껴서 미화 1천5백60달러 상당의 북한 돈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화폐개혁으로 이 돈은 한 순간에 30달러로 변했습니다. 이 때문에 결국 죽음까지 생각하다가, 가족과 함께 탈북해 새 삶을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청진에서 30년 간 교사로 일하다가 탈북한 50대 여성의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이 여성은 학교에서 나오는 급여로는 1킬로그램의 쌀 밖에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2004년 교사를 그만두고 장사에 나섰습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옥수수 국수를 팔았지만 돈을 벌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불법인 줄 알면서도 국가 통제상품인 잣을 팔다가, 단속에 걸려 3백달러의 빚만 지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다행히 중국에서 친척을 만나 생활은 나아졌지만, 북한에 두고 온 자녀들 걱정 때문에 밥도 편하게 먹지 못하는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고 핵 개발을 강행하면서 경제가 더욱 나빠졌고, 특히 한국의 천안함 침몰 사건은 앞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이 대북 무역을 전면 중단하면서, 북한으로서는 연간 3억 달러 이상의 수입원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이 신문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 온 북한 주민들이 화폐개혁 조치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사회 불안 상황이 감지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또 북한은 지독한 폐쇄사회로 외부에 나와보지 않은 주민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인지 깨닫기 어렵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거래하는 상인 등을 통해 점점 외부의 정보가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정부의 통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주민들의 불만은 늘면서, 이제 시장에서는 ‘나라가 도둑놈’이라는 불평까지 공공연하게 들을 수 있다는 탈북자의 증언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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