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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새 회기 돌입...파우치 "코로나 치료제 나와도 백신 필수"


존 로버츠(앞줄 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미 대법원 구성원들. 뒷줄 오른쪽이 가장 근래 합류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존 로버츠(앞줄 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미 대법원 구성원들. 뒷줄 오른쪽이 가장 근래 합류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대법원이 4일 새로운 회기를 시작하는데요. 이번 회기에 어떤 소송을 다룰 예정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사망자 수가 7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치료제가 나와도 백신은 필요하다고 보건 당국자가 강조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사용이 줄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대법원의 새로운 회기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에 시작되는 관례에 따라 10월 4일, 연방대법원의 새 회기가 시작됐습니다. 2021~2022년 회기는 내년 7월 초까지, 9개월 동안 미국의 정치,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안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기자) 따라서 매년 대법원의 새로운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관심이 집중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번 회기는 18개월 만에 9명의 연방대법관이 청사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그간 원격재판을 진행했는데 이번 회기는 대면 재판을 재개하게 됩니다. 또, 지난해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연방 대법원은 보수 성향이 6명, 진보 성향이 3명으로 이념 지형이 바뀌었는데요.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된 상황에서 새로운 회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기에 연방대법원이 다룰 중요한 소송들은 뭐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가장 관심을 끄는 사안은 낙태 그리고 총기 소유와 관련한 소송입니다. 특히 낙태는 미국 내 진보와 보수 간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는 사안으로, 지난 1973년 사실상 임신 중절을 합법화한 판례라고 할 수 있는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는 결과가 이번에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들여다볼 낙태 소송이 어떤 내용이기에 그렇습니까?

기자) 미시시피주의 낙태법이 올라가 있는데요. 지난 2018년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시시피주 의회가 통과시킨 법으로 임신 15주 이후로는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다만, 의료적으로 응급한 상황이거나 태아에게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경우만 예외로 하는데요. 미시시피주 산부인과 의료시설인 ‘잭슨여성건강센터’가 새 법에 항의해 미시시피주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요. 1심과 2심에서는 해당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시시피주 정부 측이 이에 불복하면서 연방 대법원에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로 대 웨이드는 판결에서는 낙태 금지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었죠?

기자) 네. 태아가 어머니 자궁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 그러니까 임신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임신한 여성이 어떤 이유로든 임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스스로 내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었습니다. 당시 소송을 제기한 여성의 가명과 검사의 이름을 따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라고 부르는데요. 하지만 이 판결 이후 낙태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 큰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태아도 생명이라는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고요.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낙태는 여성의 권리라고 주장하며 낙태 허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텍사스주의 낙태법도 대법원에 오르지 않았나요?

기자) 네.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해서 일명 ‘심장박동법(Heartbeat Bill)’이라고 불리는 텍사스주의 낙태법 시행을 앞두고 낙태 옹호 단체들이 해당 법의 시행을 막기 위해 연방 대법원에 긴급청원을 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대법원이 텍사스주 낙태법의 합법성 여부를 따지건 아닙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도전하는 주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거군요?

진행자) 네. 현재 최소 12개 주에서 임신 초기부터 낙태를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했지만, 법원에 가로막혀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만약 미시시피주 판결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뒤집힐 경우 낙태 금지법이 미국에서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 낙태 문제와 더불어 총기 소유 권리 문제도 대법원에서 다루게 된다고 하셨죠?

기자) 네. 뉴욕주가 주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총기 휴대를 금지한 조치에 대해 대법원이 심리할 예정입니다. 뉴욕주 소총·권총 협회는 집 이외의 장소에서 총기 소지를 제한한 뉴욕주 조치는 ‘시민의 무장할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냈었는데요. 하지만 하급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결국, 대법원에 오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총기 소유도 미국인들의 생각이 나뉘는 사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층은 총기 소유는 헌법이 인정한 권리라며, 총기 규제는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총기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잇따르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를 추진하면서 뉴욕주 총기 소유법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보수 절대 우위인 상태에서 총기 권리를 처음으로 심리하는 거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배럿 대법관이 합류하기 전, 대법원은 비슷한 사안들에 대한 상고를 불허한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 내 40개가 넘는 주는 공공장소에서의 총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일부 주는 총기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기에서 시선을 끄는 사안이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소송 관련은 아니지만, 진보파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의 은퇴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83세의 고령인 브라이어 대법관은 이번 회기를 앞두고, 자진 은퇴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다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의 지배력을 잃거나, 자칫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패할 경우 진보 대법관의 임명은 불가능해질 수도 있으니 차기 진보 성향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라는 압박이었는데요. 앞서 진보 성향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에 사망하면서 후임으로 보수 성향인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대법관으로 임명됐고요. 대법원 성향이 보수 절대 우위로 기울여졌습니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중인 경구용 코로나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중인 경구용 코로나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입니다.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미 보건 책임자가 다시 강조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주말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백신 접종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3일 ‘CNN’ 방송에 출연해 “많은 코로나 사망자는 막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코로나 사망자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주말 동안 새로운 기록을 세웠죠?

기자) 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사망자 수가1일,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가 약 3억 3천만 명이니까 미국인 약 500명 가운데 1명이 코로나와 관련해 목숨을 잃은 건데요. 미국에서는 지난 6월 말부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요. 이로 인해 지난 석 달 반 사이 사망자가 60만 명에서 70만 명으로 10만 명이 급증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 반가운 소식도 있지 않았습니까? 코로나 치료제가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 알약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머크사는 지난 1일, 감염 5일 이내의 코로나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 환자의 입원율을 절반으로 낮췄다고 밝혔는데요. 머크사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치료제가 나오면 백신은 안 맞아도 되는 건가요?

기자)파우치 소장은 치료제가 개발된 건 “매우 중요한 일” 이지만, 약을 먹겠다고 백신을 맞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3일 ‘ABC’ 방송에 출연해 “약을 가지고 있으니 백신은 맞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말이 안 된다”며 “코로나로 병원에 가지 않고, 죽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감염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파우치 소장이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학생들도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게 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려면 의무적으로 맞아야 하는 질병 백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도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은 승인이 나지 않았잖아요?

기자) 네. 해당 조처는 FDA가 해당 연령대에 대해 백신을 정식 승인한 이후에 곧바로 시행됩니다. 미국에선 현재 12~15세를 대상으로는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이 내려졌고요. 5세~11세 대상은 아직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해당 조처는 7학년~ 12학년들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한 이후 유치원~6학년으로 대상 연령을 낮춰간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교사나 교직원의 백신 의무화는 들어봤지만, 학생들의 백신 의무화는 처음 듣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의 이 계획이 실행에 들어가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주가 나오는 건데요. 캘리포니아주는 지난달부터 교사와 교직원은 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한 여고생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한 여고생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10대 청소년들이 줄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중고등 학생이 앞선 해에 비해 40%가량 줄었습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2021년도 9학년에서 12학년의 고등학생 가운데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학생은 전체의 11%인 약 172만 명, 그리고 6학년에서 8학년의 중학생 가운데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학생은 전체의 3%에 해당하는 약 32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니까 2021년도 현재, 약 200만 명의 중고등 학생이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앞선 해의 수치는 어땠었죠?

기자) 전년도엔 고등학생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20%, 중학생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5%였습니다. 이 같은 수치가 정확하다면3년 연속으로 10대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률이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전자담배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 빈도는 어떤가요?

기자) 전자담배를 사용한다고 답한 중고등 학생의 과반인 60%는 한 달 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날이 20일 이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고등학생은 56%가, 그리고 중학생은 82%가 20일 이하라고 답했습니다. 20일에서 30일 사이라고 응답한 중고등 학생은 약 40%였고요. 매일 이용한다고 답한 학생들은 4명 중 1명꼴인 25%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전해에 비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줄어든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 수업 진행이 한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고등 학생들은 주로 친구들과 함께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또 친구에 의해서 처음 이를 접한다는 건데요. 팬데믹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친구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아 사용률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 대학교의 낸시 리고티 박사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9월 학기가 대면으로 시작된 만큼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률에 변화가 있을지, 다른 조사 결과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더해 이번이 진행된 설문 방식이 앞서 해와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 네, 이번에 FDA와 CDC의 전국 청소년 흡연 설문 조사(NYTS)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약 280개 학교, 2만400명가량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올해는 처음으로 100%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앞선 해에는 학교 교실 안에서 직접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CDC는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전자담배 사용이 축소 보고되는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며 이번 결과를 앞서 해의 결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보건 당국은 현재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죠?

기자) FAD는 현재 650만 건 이상의 전자담배 판매 신청을 심사하고 있는데요. FDA는 현재까지 전체 신청 건수의 90% 이상에 대해 시장 판매 금지 등을 포함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엔 특히 청소년의 사용률이 높은 과일 향 등이 첨가된 100만 개의 가향 전자담배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조치가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FDA는 조직에서 행하는 규제와 더불어 국가, 주, 그리고 지역 단위에서 지속적으로 폭넓은 흡연 통제 및 예방 전략을 시행해야 청소년들의 흡연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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