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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화이자, 어린이 백신 임상자료 제출


지난 2018년 12월 미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의사당 앞에 보안벽이 세워져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미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의사당 앞에 보안벽이 세워져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의회가 정부 임시지출안과 정부 부채 한도 유예 법안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연방 정부의 ‘셧다운’과 채무불이행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이자’가 5세~11세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 데이터를 보건 당국에 제출하고 조만간 긴급 사용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미국에서 살인 발생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FBI 보고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를 뜻하는 말이죠, ‘셧다운’ 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7일에 이어 28일에도 미 연방 상원에서 임시 정부 지출안과 국가 부채 한도 유예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셧다운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안 통과 시한이 이제 정말 남지 않았습니다. 30일이면 올해 회기가 끝난다고요?

기자) 네. 따라서 30일 이내에 정부 임시 지출안이 통과하지 않으면 정부 자금이 끊기면서 정부가 폐쇄되는 건데요. 앞서 연방 하원은 민주당의 주도로 오는 12월 3일까지 연방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 상한선 설정을 내년 12월 16일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두 법안을 상원으로 송부했는데요. 민주당은 두 법안을 연계해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공화당은 두 법안을 연계하는 데 반대하면서, 임시 지출안만 단독으로 처리하면 협조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셧다운도 위기이지만, 국가부채 한도 설정도 지금 시급한 상황인 것 같더라고요?

기자) 네. 미국은 정부가 비릴 수 있는 돈, 그러니까 연방 부채 상한선을 법률로 정합니다. 미 의회는 지난 2019년에, 22조 달러의 부채 한도 적용을 2년 유예했는데요. 이게 만료되는 시점이 지난 7월 31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가 재건 인프라 법안과 맞물리면서 그동안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따라서 연방 정부는 그간 추가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정부의 현금과 재무부의 특별 조치로 재원을 조달해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법으로 그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미국은 채무 불이행, 다시 말해 국가 부도 사태를 맞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미국 정부는 일종의 비상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데, 문제는 언제까지 정부에 돈이 남아 있느냐는 거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그 시한이 길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 경제 수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28일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는데요. 의회가 다음 달 18일까지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채무 불이행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달 18일이면 이제 3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의회 지도부에 정부 재정 위기를 알리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오는 “10월 18일이 되면 재무부에 매우 한정된 자원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면서 이 역시 추정치이고, 연방 정부 현금 흐름은 변동성 영향을 받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3주 시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거군요?

기자) 네. 옐런 장관은 “지난 한 해 정부의 하루 현금 흐름이 500억 달러에서 3천억 달러까지 도달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따라서 “재무부의 특별 조치를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 현금이 언제까지 남아있을지에 대한 추정치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옐런 장관은 이어 “이런 불확실성은 정부 부채 한도 설정을 더 기다릴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는데요. 또 디폴트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 시장에도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신용과 신뢰를 위험에 처하게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의회가 부채 한도를 조정하지 않아서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진 적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옐런 재무장관은 청문회에서 지난 2011년 상황을 언급했는데요. 당시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려주지 않으면서 결국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고요. 이로 인해 증시 급락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채무불이행 사태보다 사실 더 급한 게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온 셧다운 위기인데, 미 역사상 셧다운 사태가 발생한 게 몇 차례 정도 됩니까?

기자) 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총 21차례의 정부 셧다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977년~81년이 임기였던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만 제외하고, 모든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셧다운을 경험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 단기간에 불과했습니다. 며칠에서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경우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기억을 되살려보면 꽤 긴 시간 미국 정부가 폐쇄된 적도 있는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8년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접한 남쪽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자금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시한 내에 지출안을 만들지 못했는데요. 35일간 셧다운이 진행되면서 미 역사상 최장 기록을 남겼습니다.

진행자) 정부 셧다운 사태가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자) 셧다운 기간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은 ‘무급강제휴가(furlough)’에 들어가고요. 정부 기관의 활동과 대국민 서비스는 축소되거나 중지됩니다. 하지만 군인이나 경찰 등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기관을 비롯해 정부의 필수 업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자료사진)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관련입니다. 5살에서 11살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 백신 접종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군요?

기자) 네. 코로나 백신 제조사인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과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28일, 5살∼11살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 백신 긴급사용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해당 연령대에 대한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를 제출했다며, 관련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어린이들에 대한 임상 시험이 어떻게 이뤄진 건가요?

기자) 두 회사는 5∼11세 어린이 약 2천 270명을 대상으로 성인·청소년 기준투여량의 3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그램)의 백신을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투여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들에게도 안전하고 효능이 입증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승인을 받은 연령대는 12살 이상이죠?

기자) 네, FDA는 16살 이상에 대해선 코로나 백신을 정식 승인했고요. 12살~ 15살 청소년에 대해선 긴급 사용을 승인한 상태입니다. 미 언론은 앞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12살~15살 청소년에 대한 승인을 신청한 지 한 달 만에 보건당국이 승인한 점을 고려하면, 어린이들에 대한 긴급 승인도 10월이나 11월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어린이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데다 가을 새학기 개학이 맞물리면서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 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어린이 확진자 수가 이달 초에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는데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이 나오면 이런 확산세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에 따른 대규모 해고 사태도 예상된다고요?

기자) 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직원 약 600명을 해고하는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와 브렛 하트 회장은 28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매우 힘든 결정이었지만,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며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직원들과의 계약을 끝내는 절차를 이날(28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나이티드 항공이 언제 백신 의무화 조처를 발표한 겁니까?

기자) 지난 8월 초였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미국의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모든 직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27일까지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마감 시한까지 백신 접종 증명을 하지 않은 직원이 약 600명이었습니다. 항공사 측은 공식적인 해고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만 백신을 맞는다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나이티드 항공의 직원들이 현재 얼마나 백신을 맞은 겁니까?

기자) 회사 측은 미국 내 직원 6만 7천 명 가운데 종교나 건강상의 문제로 백신 면제를 신청한 직원은 3% 미만이고, 면제 신청자를 제외하면 직원의 99%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백신 접종 면제를 신청한 직원은 일단 다음 달 2일부터 무급 휴직 처리를 할 방침이었는데요. 하지만 관련 소송이 제기되면서 다음 달 15일까지 해당 조처는 유예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회사에서 해고되는 인원이 이렇게 많으면 신규 채용도 이뤄지겠군요?

기자) 네. 유나이티드항공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2만5천 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백신 접종 여부가 채용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항공사가 운영하는 조종사 학교에서 교육받는 학생들도 전원 백신 접종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시 사우스사이드 지역 총격 사건 현장에 폴리스 라인이 쳐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미국 시카고시 사우스사이드 지역 총격 사건 현장에 폴리스 라인이 쳐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살인 사건 건수가 앞선 해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27일 발표한 2020년 범죄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살인 사건은 앞서 해인 2019년에 비해 약 3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를 좀 살펴볼까요?

기자) FBI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살인 사건 건수는 약 2만 1천 500건입니다. 이는 2019년에 집계된 건수에 비해서 30%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1960년에 범죄 통계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지난해 발생한 살인 사건 중 총기에 의한 사고가 가장 잦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전체 살인 사건 가운데 약 77%가 총기 사용에 의한 살인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집계된 것 중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10년 전에는 총기에 의한 살인 건수가 전체의 67%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공교롭게도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총기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에선 정부 차원에서 집계하는 총기 판매량 통계는 없는데요. 대신 FBI가 매년 실시하는 총기구매 신원조회를 통해 총기 판매 건수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FBI가 실시한 신원조회 건수는 3천 970만 건에 달하는데요. 이는 전년도인 2019년보다 무려 40%나 급증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 살인 사건 발생 건수에 차이가 있었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FBI 발표 자료에 따르면 살인 사건은 어느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 걸쳐서 폭넓게 발생했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선 지난해 발생한 살인 사건이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는데요.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 테네시주의 멤피스, 위스콘신주의 밀워키, 그리고 아이오와주의 디모인이 바로 해당 지역입니다. 반면, 과거 높은 살인 사건 발생률을 기록했던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는 1990년 전체 살인 사건 건수의 약14%를 차지했지만, 2020년엔 약 4%로 크게 줄었습니다.

진행자) 전체 살인 사건 건수 가운데 연령대별, 성별, 그리고 인종별로 나타난 특징이 있다면요?

기자) FBI가 사건기반 보고시스템(NIBRS)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살인 사건 가운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20대가 30% 이상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성별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남성이 75%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인종별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흑인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이렇게 큰 폭으로 살인 사건이 증가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기간이 공교롭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신문은 이어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팬데믹 기간 사람들이 입은 경제적, 사회적 피해에 더해 총기 판매 급증 등이 살인 사건 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것 역시 살인 사건 급증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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