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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안보 백브리핑] ‘핵 명령 중계’ 미국 차세대 전략 통신기 1차 인수

‘C-130J-30 슈퍼 허큘리스’
‘C-130J-30 슈퍼 허큘리스’

미국 해군이 최근 차세대 핵 통신 항공기 모체 3대 가운데 첫 번째 기체를 인수했습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C-130 수송기인데, 이 기체는 대통령과 전략 핵 미사일 탑재 잠수함들을 잇는 통신 임무를 맡는 차세대 핵 통신기의 첫걸음입니다. 핵 투발 명령권자와 현장을 연결하는 게 핵심인데요. ‘미국 군사·안보 백브리핑’에서 이 기체의 정체와, 왜 이런 항공기가 필요한지 짚어보겠습니다. 오종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미국 해군이 최근 새 통신항공기를 인수했다고요?

오) 지난 15일, 미 해군이 조지아주 마리에타에서 차세대 핵통신 중계기 인수식을 진행했습니다. 록히드마틴이 새로 만든 ‘C-130J-30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를 넘겨받는 행사였는데요. 해군 당국은 이게 미래의 ‘E-130J 피닉스(Phoenix) II’를 실전에 배치하는 첫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E-130J 피닉스 II 는 ‘TACAMO(타카모)’라는 임무를 맡을 차세대 통신 항공기인데요. 해군이 2024년 9월에 이 기종 3대를 우선 구매했고, 이번에 나온 게 그 첫 기체입니다. C 130는 미군의 주력 수송기인데요, C-130J-30이라는 동체를 늘린 형식입니다. 이 기체에 앞으로 타카모 임무 장비를 통합해서, 시험과 인증을 거친 뒤 실전에 투입합니다.

앵커) 타카모 임무가 뭔가요?

오) 핵 전쟁 상황에서 결정권자의 명령을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에 전달하는 통신 임무입니다. 타카모라는 말은 ‘테이크 차지 앤드 무브 아웃(Take Charge and Move Out)’의 영문 약자인데요. 직역하면 ‘책임지고 움직여라’라는 뜻입니다. 이번에 새로 인수한 항공기는 대통령, 전쟁장관, 전략사령부 사이에 ‘생존성 있고 믿을 수 있고 안전한’ 통신을 제공한다고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앵커) 핵 탑재 잠수함과 통신하는 게 간단치 않기에, 특별한 항공기를 만들어 운용하는 거겠죠?

오) 그렇습니다. 일단, 핵 투발 임무를 맡은 잠수함과는 직접 통신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핵미사일을 탑재한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발각되지 않으려고 깊은 바닷속에 숨어 있거든요. 그런데 일반 무선전파는 바닷물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통신이 필요할 때마다 잠항을 포기하고 수면에 올라와야 하거든요. 그래서 파장이 아주 긴 ‘초장파(VLF)’를 쓰는데요, 이 전파는 바닷속 100~130피트(약 30~40m)까지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런 전파를 보내려면 안테나가 엄청나게 길어야 합니다. 초장파라는 게, 파장이 10~100km씩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안테나가 얼마나 길어야 하나요?

오) 비행기 꼬리에서 5마일(약 8km) 길이의 선을 풀어서 뒤로 늘어뜨립니다. ‘트레일링 와이어 안테나(Trailing Wire Antenna)’라고 부르는데요, 이 선을 거의 수직으로 늘어뜨려 안테나로 쓰기 위해, 조종사가 비행기를 큰 원을 그리며 선회시킵니다. 안테나가 아래로 늘어져서 수직에 가까워지는 원리입니다. 임무 중 몇십 시간씩 하늘에 떠 있으면서 이 안테나를 끌고 다니는 항공기입니다.

앵커) 말하자면, 거대한 안테나를 공중에 띄워놓는 거네요?

오) 그렇습니다. 기체 안에는 자동 암호화 장비와 다양한 통신조절 장비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전략자산이기 때문에, 자세한 성능은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타카모 임무는 옛 소련과의 냉전이 격화하던 1960년대 초 시험에서 시작됐습니다. 1961년에 초장파 통신이 가능한지 알아보는 시험 계획이 시작됐고, 1962년 C-130 허큘리스에 초장파 송신기와 함께, 늘어뜨리는 안테나를 달아 시험했습니다. 이후 해군은 C-130을 개조한 EC-130Q 기종을 오랫동안 썼는데, 이번에 도입한 차세대 통신 항공기의 ‘피닉스 II’라는 이름에는 이 냉전 시절 EC-130Q를 기리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앵커) 그럼 현재 타카모 임무는 어떤 비행기가 맡고 있나요?

오) ‘E-6B 머큐리'입니다. 보잉 707 여객기의 내부를 비워서, 통신 장비들을 탑재시킨 항공기인데요. 해군이 1989년에 첫 E-6A를 인수했습니다. E-6B는 1997년 말에 인수가 시작됐고, 1998년 10월부터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맡았습니다. 하나는 타카모, 다른 하나는 ‘루킹 글래스(Looking Glass)’ 임무입니다.

앵커) 루킹 글래스는 뭡니까?

오) 전략사령부의 공중 지휘소 역할입니다. 원래는 공군의 EC-135 항공기가 맡았는데요, 이 항공기가 노후화하면서 1991년 E-6B가 넘겨받았습니다. 땅 위 지휘소가 파괴돼도 하늘에서 핵 발사 지휘를 이어갈 수 있게 하려는 겁니다. 냉전 시기에는 이런 공중 지휘기가 24시간 계속 하늘에 떠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E-6B는 흔히 ‘둠스데이(종말의 날) 비행기’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앵커) 그럼 E-6B가 있는데 왜 새 기체가 필요한가요?

오) 기체가 낡았기 때문입니다. 해군 설명에 따르면 E-6B는 30년 넘게 운용돼 왔고, 아직 임무 요구를 충족하지만 낡은 기체라서 임무 공백을 막으려면 교체해야 합니다. 그래서 ‘타카모 재자본화 사업(Recapitalization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E-130J가 추진됐고요, 목표는 두 기종 사이에 운용 공백 없이 임무를 넘기는 겁니다. 핵 통신은 한순간도 끊기면 안 되니까요.

앵커) 새 핵 통신 항공기에는 어떤 개선 사항이 있습니까?

오) 핵폭발에 따른 전자기 충격(EMP)에 견디도록 하고,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며, E-6에 쓰던 늘어뜨리는 안테나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더 긴 체공시간과 수용 능력, 작전 반경을 제공한다고 군 당국이 설명했는데요. 초장파 통신 장비는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맡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콜린스는 군용통신 분야 전문업체인데요. 지난 4월, 미국 국무부가 한국을 상대로 군용 통신 보안 장비를 판매하는 대외군사판매(FMS) 승인을 발표했는데, 주 계약업체가 콜린스였습니다.

앵커) 새 핵 통신 항공기를 운용하는 부대는 어디인가요?

오) 오클라호마주 틴커 공군기지에 있는 전략통신 제1비행단(SCW-1) 소속 해군 장병들입니다. 이 비행단은 1992년에 창설됐는데요. 핵심 임무는 긴급행동 메시지, 즉 핵 관련 명령을 수신해서 확인하고 다시 송신하는 겁니다. 이번 기체 인수식에 앞서 대표 장병들이 모의비행 체험, 생산라인 견학, 사업 브리핑 같은 ‘함대 교류의 날’에 참여했습니다. 새 기체에 익숙해지기 위한 과정입니다.

앵커) 핵 전쟁 위기에서는 이 해군 장병들이 그야말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거네요.

오) 그렇습니다. 핵 전쟁 위기 상황에서는 결정권자이자 명령권자인 대통령과, 명령을 수행할 야전 병력의 통신의 중요성이 더할나위 없이 높은데요. SCW-1 단장인 데이비드 가드너 해군 대령은 이번 기체 인수식에서 “전략 억제력은 우리가 소통할 수 있는 능력만큼만 신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임무는 세계 최고 수준의 SCW-1 수병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새 기체가 장병들에게 “비할 데 없는 능력과 생존성 있고 믿을 수 있는 차세대 통신”을 제공해서, 대통령과 전략 핵전력 사이의 “끊어지지 않는 고리”를 계속 유지하게 해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담당 부대 지휘관이 ‘억제력’을 먼저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오) 핵 억제의 핵심은 ‘상대가 먼저 때려도 보복할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땅 위 지휘소와 통신망이 먼저 파괴되면 보복 명령 자체를 내리지 못하고, 그러면 억제력이 무너집니다. 타카모 임무는 핵 명령이 끊기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서, 상대가 선제공격을 단념하게 하려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보죠. 미 해군이 진행한 이번 인수식은 낡은 항공기를 새 항공기로 바꾼 이상의 의미가 있겠네요.

오)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통신기 한 대의 인도식이지만, 1960년대 냉전 시절 시험에서 시작해 EC-130Q, E-6B를 거쳐 60년 넘게 이어온, ‘미국 대통령과 핵잠수함 사이의 통신선'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첫걸음입니다. 해군이 명명한 이 항공기의 이름 ‘피닉스’, 불사조는 낡은 임무를 새 기체로 되살린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계약한 세 대 중에 첫 기체이고, 통신 장비가 통합되기 전이고, 실전 배치 시점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순간도 끊어지면 안 되는 임무를 맡은 만큼, 앞으로 실전 배치 과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핵 전쟁 위기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명령을 바닷속 깊은 곳의 전략 잠수함에 전달할, 미 해군의 차세대 핵 통신 중계기 E-130J 피닉스 II의 첫 번째 기체 인수 소식,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미국 군사·안보 백브리핑’ 오종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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