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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단체들 "북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실패할 것"


지난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대회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군민연합대회가 열렸다.

국제 언론감시기구와 인권단체가 북한 정권의 새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개인의 독립적인 정보 접근은 누구도 박탈할 수 있는 기본권이라며, 세상에 이미 눈이 뜨인 북한 주민들을 강제로 억누르는 것은 역효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언론감시기구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6일 VOA에, 최근 공개된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단체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지부장은 북한 정권이 이 법을 통해 외국 언론 유포자에게 최대 사형, 이를 보거나 듣고 보관한 주민에게는 최대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독립적인 정보 접근은 누구도 박탈당할 수 없는 필수적인 인간의 권리로, 북한 정권은 이런 언론검열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알비아니 지부장] “"the Pyongyang regime to put an end to the media blackout as access to independent information is an essential human right of which no one should be deprived."

앞서 ‘데일리 NK’와 ‘아시아 프레스’ 등 대북 매체들은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지난달 채택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전문을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법의 핵심은 미국과 한국 등 외부 문화에 접근하거나 유포한 주민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입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27조는 한국의 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도서, 노래 등을 직접 보고 듣거나 보관한 자에게 최대 15년의 노동교화형, 관련 내용을 유입하고 유포한 주민은 무기 노동교화형이나 사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식 어투의 말과 글, 한국식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행위에 대해선 노동단련형 또는 최대 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다고 32조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또 28조는 미국과 일본을 적대국으로 지목하며, 이런 적대국의 문화를 보거나 유입한 주민에 최대 10년의 노동교화형, 이런 내용을 많이 북한에 들여온 경우는 사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1일 북한 평양역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전광판에 나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1일 북한 평양역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전광판에 나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26일 VOA에 보낸 성명에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북한 정권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북한인들의 눈은 이미 열려있다며, “북한 사람들은 북한 밖에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어떤 억압으로도 세계의 일원이 되길 원하는 북한 주민들의 염원을 억누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The people know there is a wider world outside North Korea, and no amount of repression will suppress their desire to be part of that world.”

김정은과 그의 가족을 권리 침해와 부패의 주체로 보고 기회가 닿는 대로 북한을 탈출하길 원하는 주민들에게 북한 정부는 신뢰도나 정당성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차 당 대회를 통해 주민과 당원들에 대한 감시기구들의 “성스러운 사명”을 강조하며 온갖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쓸어버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채택 이후 지난달 중순부터 외국 라디오 방송에 대한 전파 방해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대북 매체와 소식통들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이런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의 심각성과 규모, 본질은 현대사회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소수의 권력집단이 “주민들의 모든 부문을 장악하며 공포심을 주입시킨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탈북민들과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들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외부와 단절된 폐쇄된 공간에 갇히게 됐다며 우려합니다.

영국 주재 북한공사를 지낸 한국의 태영호 국회의원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북한 정권이 8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에 ‘규율조사부’와 ‘법무부’를 신설한 것은 북한인들의 자유를 더 탄압하려는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의원] “북한이 이렇게 조사하고 처벌하는 부서들을 새롭게 내놓은 것은 이제는 주민들에 대한 사상선동사업이 더는 먹히지 않으니 오직 강제적 조사와 처벌, 이 목을 치는 방법밖에는 간부들과 주민들을 다스릴 방법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입니다.”

태 의원은 특히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범죄로 규정한 한국식 말투와 표현은 북한 젊은 층에 보편화 돼 있다며, 이를 모두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의원] “지금 북한에서 한류가 퍼져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말투나 옷차림을 흉내 내는 게 하나의 유행입니다. 휴대폰이 400만 대 이상 들어가 있는데, 젊은층들은 문자를 보낼 때 한국처럼 ㅋㅋㅋ ㅎㅎㅎ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남녀 간 호칭도 오빠야 자기야 이렇게 사용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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