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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북한의 잇단 성명 "동맹 틈 벌리려는 시도…긴장 고조 미국 관여 높이려"


지난 6월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 6월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브루스 벡톨 미 엔젤로 주립대 교수와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13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최근 잇따른 성명은 미-한 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미-한 동맹이 어느 때보다 두터운 현 상황에서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벡톨 교수님. 한반도에서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됐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훈련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고 보도했는데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벡톨 교수) “저도 그런 보도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만 훈련이 축소됐다고 보는 사람들은 매우 적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 이번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한국과 미국은 8월에 통상적인 지휘소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1990년대부터 매년 해왔던 것이죠. 따라서 북한의 잇따른 담화의 목적은 훈련이 모두 취소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훈련은 한미연합사령부의 준비태세에 매우 중요합니다. 연합사령부와 위대한 이 두 나라의 지휘는 이런 훈련을 통해 유지돼야 합니다.”

진행자) 벡톨 교수님. 일각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는데요?

벡톨 교수) ‘을지훈련’은 일반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한국 내 여러 지휘소에서 진행하는 지휘소훈련입니다. 특히 탱고 지휘소(CP 탱고)와 연합사 본부 같은 곳이죠. 수 년 동안 매번 이런 방식으로 훈련을 해왔습니다. 저도 일부 훈련에 현역으로 또 교수나 참관자로 참가했습니다. 변한 건 없습니다. 훈련의 강도를 낮춘 것도 아닙니다. 연합훈련이 이뤄지는 8월에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것들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들 훈련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뮬레이션을 이용함으로써 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제로 볼 수 있고 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고스 국장님. 북한은 연락통신선 복원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실제로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고스 국장) “북한은 이들 훈련들이 취소되길 원했습니다. 북한이 매년 이맘 때 항상 주장하던 것이기도 하죠. 북한은 우리가 이번 훈련을 완전히 취소할 것이라고 예상하진 않았을 겁니다. 어쩌면 어느 정도 축소를 예상했을 수는 있겠죠. 북한이 연락통신선을 복원한 것은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간극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봤습니다. 이들 연합훈련을 미뤄야 한다는 정서가 한국 내에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북한은 편하게 기회를 잡은 겁니다.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더 큰 전략적 의제를 밀어부칠 수 있다는 것이죠.”

켄 고스 국장(왼쪽)과 브루스 벡톨 교수(오른쪽)가 대담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인 김영교 기자.
켄 고스 국장(왼쪽)과 브루스 벡톨 교수(오른쪽)가 대담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인 김영교 기자.

진행자) 한국에서는 연락통신선 복원에 조건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는데요. 북한 정권도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고스 국장) “연락통신선 복원과 관련한 거래는 없었겠지만 암묵적 동의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북한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이런 관여를 통해 주로 한국에 전략적 메시지를 보내고 미국에도 잠재적 관여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것이 압박을 높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청와대가 남북관계가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걸 말이죠. 청와대는 북한이 이번 훈련을 적대정책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런 훈련이 진행될 때 빼앗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진행자) 벡톨 교수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벡톨 교수) “분명히 도발은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경험했었죠. 북방한계선 NLL이나 비무장지대 DMZ에서 북한이 벌였던 모든 도발도 봐 왔습니다. 항상은 아니지만 북한 군은 미-한 연합군의 대규모 동계훈련이나 지금 같은 늦여름 훈련 중에 도발을 했었습니다. 따라서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것은 북한군의 준비태세가 어떤 상황인지 우리가 모른다는 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죠. 북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다시 본래 질문에 답을 하자면요. 도발은 물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성이 높을까요? 그것은 알기 어렵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고스 국장님. 북한 정권의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고스 국장) “우리가 훈련을 진행한다면 북한의 위협은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게 북한이 하는 일입니다. 도발과 관련해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북한이 현재 시점에 어떤 계산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들의 계산이 향후 대화를 위해 다시 테이블을 재정비하는 것일까요? 문제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그들의 전반적인 계산에 맞는지, 무엇을 돌려받을 것으로 그들이 생각하는지, 또는 단지 공허한 제스처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것이 만약 공허한 제스처라면 저는 그들이 도발이나 실험 등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다고 믿는다면 잠재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벡톨 교수님 말처럼 아무 일도 없다면 그것은 북한이 많은 내부 문제와 씨름을 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 정권이 주한미군을 문제 삼은 것은 2018년 정상회담 이후 처음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고스 국장) “저는 북한이 한반도 미군 문제를 분명히 전략적 문제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 목표는 한반도에서 미군이 떠나도록 하는 것이죠. 문제는 북한이 그것을 전술적인 논쟁으로 만들고자 하느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미-한 관계에 대한 압박입니다. 북한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실망감에 대한 것이죠. 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높이는 편리한 방법입니다. 북한의 실망감을 보여주고 현 상태에 대해 자신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보여주면서 말이죠. 현재 시점에 북한이 무엇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략적 신호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벡톨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벡톨 교수) “단기적으로 북한이 미-한 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꾸준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한국과 미국이 서로 말싸움을 하게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동맹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를 놓고 서로 다른 관점이나 시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죠. 저는 현재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두 나라는 미-한 동맹 관점에서 하계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그런 주장은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미 의회도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이런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담화는 매우 호전적인 성명일 뿐입니다. 매우 위협적이지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죠.”

진행자) 고스 국장님.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에 응할 이유가 있을까요? 북한은 대화에 나서라는 미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요.

고스 국장) “북한의 위협에 너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다시 얘기하지만 우리가 예상한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이 정기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의제를 밀어부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걸 원한다면 말이죠. 그런데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미국도 대화를 위해 무언가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대화를 향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이 북한이 현재 하는 일을 받아들이거나 겁을 먹을 것으로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벡톨 교수님.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벡톨 교수) “저는 미국이 예정된 훈련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 충돌이나 위기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한국과 미국의 지휘관들에게 지휘와 통제에 대해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그것이 본래 훈련의 목적이죠. 미국과 대화에 나서고 그렇지 않고의 문제로 말하면, 단기적으로 볼 때 북한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게 있습니다. 최우선 관심은 일부 제재 완화입니다. 또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 완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다르길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런 일이 일어날 걸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북한에게 제재 완화는 이상적인 상황이 될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와 합쳐져 약 18개월 동안 북한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죠.”

진행자) 고스 국장님. 북한의 위협은 내부 어려움의 책임을 미국과 외부에 돌리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동의하시는지요? 또 북한뿐 아니라 미국이 할 수 있는 다음 조치는 무엇일까요?

고스 국장) “내부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북한이 언제나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북한 내 엘리트층에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이 만들어내는 임박한 위협에 대해 힘을 보여주면서도 직면한 경제적 문제에 대한 비난도 어느 정도 피하겠다는 것이죠. 북한은 관여를 하고 싶어합니다. 제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해법을 찾고 싶어합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은 북한이 벌이는 게임의 일부입니다. 긴장을 높이고 이후 관여를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작동하지 않으면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어느 시점에서 그들은 스스로의 생각의 한계점을 넘어 이 체스판을 새로 뒤집어야 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벡톨 교수와 고스 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벡톨 교수와 고스 국장의 대담은 한국 시간 14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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