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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웡 전 대북특별부대표 "훈련연기·제재완화 등 대화 조건 안 돼"


지난 2019년 2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두 정상의 도착을 기다리는 주민이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나란히 들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두 정상의 도착을 기다리는 주민이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나란히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지냈던 알렉스 웡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6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북한과의 협상 경험 등을 나눴습니다. 웡 전 부대표는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해 연합훈련 연기나 제재 완화 등 양보안을 제시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웡 선임연구원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웡 연구원님. 북한이 왜 미한 연합군사 훈련 문제를 꺼내는 걸까요? 북한이 연합훈련을 일종의 협상카드로 보는 건가요?

웡 연구원) “북한은 1년에 한 번 이상 이 문제를 들고 나옵니다. 우리가 한국과 예정된 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말이죠. 상대방이 훈련을 하지 않고 연합전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상대는 당연히 이런 걸 원하겠죠. 저는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협상을 했었습니다. 당시 북한 측 상대와 논의한 내용 중에는 군사훈련 문제도 있었습니다. 북한 측은 우리가 왜 연합훈련을 더 축소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미 우리가 연기하고 축소했던 훈련이었죠. 그래서 저는 북한도 자체 군사훈련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북한도 군이 대응태세를 위해 훈련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이죠. 그리고 저는 이에 상응해 북한도 군사훈련을 조정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저를 쳐다보면서 말하더군요. ‘웡 부대표님. 당신이 군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군은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저도 군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요. 그리고 그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이죠.”

진행자) 한국의 일부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연합훈련 연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님. 이런 요구에 우려하시나요?

클링너 연구원) “그렇습니다. 지난 4년 간 우리는 수많은 군사훈련을 취소하거나 수준을 낮췄고 또는 축소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이 나온 1~2년 동안 13개의 훈련이 취소됐습니다. 훈련의 감소는 연합군의 억지력과 방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훈련을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처음에는 외교적 제스처로, 또 그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라 해도 우리 군은 억지와 방어에 효과적이지 않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진행자) 웡 연구원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무엇일까요?

웡 연구원)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지난 1월 정부를 떠났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국의 오랜 입장을 말씀드리면, 연합훈련이나 준비태세에 대한 결정은 동맹인 한국과 함께 내린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그런 대화가 진행 중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우 분명한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은 동맹과 함께 ‘오늘 밤 싸운다’는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 방어 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입장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가 있던 행정부는 훈련을 축소하고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대화에 더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상황에 따르거나 북한이 솔직하게 선의로 협상에 임하는지 여부에 달린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것을 북한으로부터 봐야 할 것입니다. 선의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말이죠.”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왼쪽)과 알렉스 웡 선임연구원(오른쪽)이 대담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인 김영교 기자.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왼쪽)과 알렉스 웡 선임연구원(오른쪽)이 대담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인 김영교 기자.

진행자) 웡 연구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의 김정은과 직접적으로 외교를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한 연합훈련 축소 결정을 내렸었습니다. 이것이 북한과의 대화에 도움이 되었나요?

웡 연구원) “앞서 말했듯이 그런 결정이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선물이 아니었습니다.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북한과 김정은이 선의 속에서 협상에 임하는 것에 따른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동시에 그런 결정이 대화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대화의 취지를 더 좋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또 우리에게 어느 정도 지렛대를 줬습니다. 북한이 테이블에 남아있도록 하고 비핵화를 향한 로드맵을 정하는 데 필요한 대화를 하도록 장려책을 제공한 것이죠.”

진행자) 클링너 연구원님. 한국에선 이번 달로 예정된 연합훈련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할까요?

클링너 연구원)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히 취소하는 것 말고는 더 이상의 훈련 축소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미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방식도 군사훈련이긴 하지만 실제 훈련만큼 좋을 순 없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훈련을 단축하고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했지만 그것이 안보나 외교 측면에서 북한의 상호적인 태도를 이끌어내진 못했습니다. 웡 연구원님 말처럼 북한은 동계와 하계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훈련 취소와 축소라는 일방적 양보에 대해 어떤 것도 돌려받지 못한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통신선 복원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여정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했는데요. 클링너 선임연구원님. 양측이 왜 차이를 보이는 걸까요?

클링너 연구원) “그건 한국 정부의 특징입니다. 낙관적이거나 낙관주의 태도를 보이는 것 말이죠. 북한은 어떤 관계 개선이라도 매우 조건적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릅니다. 남북은 물론 미국과 북한이 비공식적으로 얼마나 교류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어떤 신호도 없습니다. 북한이 단순한 대화에 동의하려는 어떤 가시적인 움직임도 없는 것이죠.”

진행자) 웡 연구원님. 북한 정권이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한다는 것을 느끼셨나요?

웡 연구원) “전제조건과 관련해서는 일부 요구가 있었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최소한 특정 상품, 심지어 사치품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특정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것이죠. 그 보도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북한이 양보와 회담 복귀라는 단순한 사실을 통해 이익을 얻어내려는 시도를 하는 게 놀랍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북한과 같은 나라와 특정 상품을 논의하면서 보상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북한 당국은 진정한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 속에서 대화와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죠.”

진행자) 클링너 연구원님. 미한 외교장관이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의 인도주의적 계획을 모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이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원조를 생각하는 걸까요?

클링너 연구원) “우리는 인도주의적 원조나 지원 부분과 경제적 이익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혹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이나 식량과 의약품 지원은 제재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말이죠. 북한 주민의 열악한 상황은 북한 정권과 그들의 정책 때문입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우리가 백신을 보유하기 전부터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절했죠. 북한은 한국이 제안한 1천100만 달러어치의 쌀과 그 외의 것들도 거절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것처럼 제재를 완화하거나 큰 규모의 경제적 이득을 안기는 것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시기상조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양측 또는 모든 관련국들이 한쪽 조치에 맞춰 특정 조치를 취하는 틀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조치가 포함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협상에서 다뤄질 내용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보당국 국정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광물 수출과 정제유, 생필품 수입 허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웡 선임연구원님. 하노이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북 대화가 활발하던 당시에도 북한이 비슷한 요구를 했었나요?

웡 연구원) “상황이 달랐습니다. 그 보도가 정확하다는 걸 전제로 하면 북한은 단지 대화를 위해 선행적 양보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노이에서 우리는 이미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하노이로 이어진 그 협상에서 북한이 했던 요구는 완전한 제재 완화였습니다. 그 대신 정의되지 않은 영변 시설을 대가로 내놓았었죠. 따라서 상황이 매우 달랐고 요구도 달랐죠. 우리는 결과적으로 ‘노’라고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웡 연구원) “지켜봐야겠죠. 저는 북한이 1년여 전 끊은 통신선을 다시 연결한 것이 긍정적이지 않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양측이 어떤 논의에 관심이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합니다. 단순히 대화에 돌아오기 위한 양보를 원하는 것이라면 이는 도움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만약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고 협상의 리듬을 만들어내기 위한 길을 계획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이전에 서명한 판문점 선언이나 평양 선언에 따른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최근 전개를 분석하고 함께 대응하고 또 동맹으로 움직이는데 매우 협력한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웡 연구원님. 만약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한다면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은 언제가 돼야 할까요? 영변과 그 외 추가 시설 즉 ‘알파’의 폐쇄가 도움이 될까요?

웡 연구원) “중요한 문제는 ‘알파’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던 제안의 핵심 사안은 간단합니다. 영변이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인 건 맞지만 전체에는 조금도 근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전체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한 북한의 제안은 지속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미국과 전 세계가 자금을 조달하고 돈을 대는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알파’가 무엇이든지 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핵심은 북한과 미국 그리고 이해 당사국들이 함께 우리가 나아가는 최종 상태, 구체적인 상태에 합의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포괄적인 로드맵을 짜야 합니다. 물론 비핵화에 대해 그렇습니다. 그러나 모든 관계들, 그것이 평화 체제이든 경제 발전과 제재 완화이든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주의 활동들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나서 시행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그 로드맵을 통해 모두가 합의한 최종 단계로 갈 수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웡 전 대북특별부대표와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웡 전 부대표와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대담은 한국 시간 7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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