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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 만료 일주일 앞...대북지원 단체들 해제 촉구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 만료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조치의 재연장에 관한 미국 정부와 의회, 민간단체 간 입장은 엇갈립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인들에 대한 북한 여행금지 조치의 재연장 여부가 오는 9월 1일 결정됩니다.

미 국무부는 아직 최종 결정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VOA에 “해외에서 미국인들의 안전과 보안은 가장 큰 우선순위”라며 “북한 여행금지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북한에서의 체포.장기구금 등 심각한 위험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고 있어 장관은 지난해 미국인들의 북한 방문.경유 제한 조치를 재승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 방문.경유 시 미국 여권은 무효화 된다”며 “미국 국익을 위한 극히 제한된 목적일 경우에는 국무부에 특별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9월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발령하고 매년 이를 연장해 왔습니다.

지난해 9월 1일 연장된 북한 여행금지 조치는 이달 말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미국은 다음달 1일까지 이 조치의 재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은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단체들의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국무부가 조치를 해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친우봉사회 다니엘 재스퍼 워싱턴사무소장은 23일 VOA에 미국의 조치는 “북한 내 일반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들에 또 다른 관료적 장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스퍼 사무소장] “The US travel ban has been another bureaucratic hurdle for NGOs providing humanitarian assistance to ordinary North Koreans; there is no clear timeline for the application procedure, making planning difficult, and the State Department has gone through periods of blanket denials for humanitarian groups without providing advanced notice or explanation.”

대북 지원단체들의 방북 신청 절차에 대한 명확한 시간표가 없어 단체들이 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무부는 사전 통지나 설명 없이 인도주의 지원단체들의 (방북 승인을) 전면적으로 거부해 왔다는 지적입니다.

재스퍼 사무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대북 인도적 협력을 논의해 왔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재스퍼 사무소장] “It’s encouraging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has been discussing humanitarian cooperation with South Korean officials. In order to make that cooperation a reality, the Biden administration must roll back draconian Trump-era policies which abruptly stopped decades of cooperation between US humanitarian organizations and ordinary North Koreans.”

그러나 “이런 협력을 현실화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인도주의 단체와 북한 내 일반 주민들 간 수 십 년의 협력을 갑자기 중단시킨 가혹한 트럼프 시대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이산가족 단체들도 대북 지원단체들과 미국인에 대한 북한 여행금지 조치 해제를 촉구해 왔습니다.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 이차희 사무총장은 최근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에 미국 정부가 이산가족들에게 북한 여행을 허용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미 의회 일각에서도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 초당적 공감대를 이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지난 5월 발의한 ‘한반도 평화법안’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북한 여행의 성격과 미국인의 북한 여행 자격을 부여하는 ‘강력한 인도적 고려 사항’에 대한 국무부의 지침을 재검토할 것을 국무장관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인이 북한 내 친인척의 장례식 등 가족행사에 참여할 목적으로 북한을 여행하는 것이 ‘강력한 인도적 고려사항’으로서 방북을 위한 특별승인 여권을 발급할 가치가 있는지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도 법안에 담겼습니다.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앤디 레빈 하원의원이 지난 3월 각각 발의한 ‘대북 인도 지원 개선 법안’도 미국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대북 인도 지원사업은 물론 해당 사업의 모니터링과 감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법안은 대북 인도 지원단체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에게 ‘복수 입국’ 특별승인 여권 발급을 검토할 것을 국무장관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종류의 여권이 이산가족의 방북과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의 송환을 위해서도 발급될 수 있을지 검토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여행금지 조치 재검토 등을 촉구하는 이 두 법안은 민주당 내 진보코커스 소속 의원들만 지지하고 있어 의회 심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한 민간단체 연합인 ‘코리아 피스 나우’는 이달 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 여행 금지 조치 발령 이후 “약 200명의 미국인이 강제로 북한을 떠났다”며 “대부분 인도주의 사업을 통해 신앙을 실천하는 기독교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미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접촉이 제한됐던 미국 내 한인들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더 단절됐다”며 북한 여행금지 조치 해제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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