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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미국 대북정책 검토 후에도 대화 재개 전망 밝지 않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주말 한국과 일본의 안보 당국자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막판 조율에 나설 계획입니다. 앞으로 미-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대북정책 검토가 막바지 단계라며, 곧 열릴 예정인 미-한-일 외교안보 핵심 당국자들 간 3자 대화가 “우리 검토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하는 이번 3자 회담에는 한국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일본의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회담에서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견해를 청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것이 이번 3자 회담의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미-북 대화 재개와 주고받기식 협상을 통한 단계적, 점진적 비핵화를 주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북-미 대화를 견인하겠다는 입장이고, 제재와 압박보다는 대화 재개를 통해 북한을 이끌어 가자는 입장이고…”

반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제재 해제를 포함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폐를 사실상 미-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3자 회담의 핵심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

1월 말부터 시작된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는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됐습니다.

우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가 주도하는 관계 부처간 협의 즉, 인터에이전시(Interagency)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인사들과도 심도있는 대화를 가졌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국장은 바이든 팀이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부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대표 등을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거둔 성과와 함께 실패 원인을 자세히 캐물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do know Biden team during transition on North Korea policy met Biegun…”

백악관은 1990년대 중반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 이후 북한 문제에 관여해 온 전직 관리들과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해 2+2회의를 갖고 북한 문제를 동맹국과 협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것이 19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었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틀간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미-중 관계와 함께 북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지난 석 달간 전현직 관리들로부터 두가지 상반된 얘기를 들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주로 군부와 정보계에 포진해 있는 대북 강경파들은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테니 대북 제재와 압박, 그리고 군사적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Two big baskets overall pressure group only way to give up North Korea sanction,deterrence…”

반면 북한과의 협상을 강조하는 인사들은 1994년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와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사례를 들면서, 북한 핵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단계적 주고받기가 필수라고 주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에서 딜레마적인 인식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협상을 할 경우 어느 정도 비핵화를 이룰 가능성은 있다는 겁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North Korea unlikely completely denuclearization but less objectively…”

미국과 북한은 대북정책 재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대체로 관망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1월 평양에서 열린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조-미 관계의 열쇠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폐 여부에 달렸다”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북한을 자극하는 언사를 삼가며 미-북 연락 채널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북 탐색 국면은 3월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깨졌습니다. 북한은 3월 21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경우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Let me say that, number one, UN resolution 1718 was violated by those particular missiles that were tested. Number one.

문제의 핵심은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된 이후 미-북 대화가 재개될지 여부입니다.

전문가들은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합니다.

미-북 관계를 오래 관찰해온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하는 상황이 돼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I really don’t think North Korea high on agenda until North Korea fire ICBM...”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도 최선의 희망은 경제난에 직면한 북한이 도움을 바라고 나오는 것이라면서, 그 때까지는 제재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Status Quo is very bad for North Korea but not bad for us, so patience is good idea...”

스콧 스나이더 국장은 현재 미국과 북한은 대화의 조건을 둘러싸고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미국이 모종의 제스처를 취하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US take some gesture toward North Korea designed …”

미-북 관계가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대화와 협상 쪽으로 움직일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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