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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대북협상가들 "단계적 접근해야…유관국들과 공조 필수"


지난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두 정상의 도착을 기다리는 주민이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나란히 들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과거 대북 협상을 주도했던 전직 관리들은 내년 초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단계적 접근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역내 동맹국은 물론 유관국들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과거 북한과의 협상을 이끌었던 미 전직 관리들은 새로 들어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북 정책 목표를 유지하되 이를 향한 단계적 접근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했던 소위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접근법으로는 협상을 진전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북 제네바 합의를 이끈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9일 시카고의 핵과학자협회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엄청난 도약을 바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관계 진전에) 작은 단계들이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고, 이런 작은 단계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 “I don't think we're looking at relationship…”

따라서 새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최종 목표를 향한 ‘점진적 계획’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종의 ‘전부 아니면 전무’ 방식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측면에서 “오히려 북한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힐 전 차관보] “I think the sort of all or nothing...”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최종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갖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힐 전 차관보는 미-북 양측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해하고 있다면 “문제는 제재 패키지가 세분화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스몰 딜을 위한 스몰 딜’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를 지낸 글린 데이비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무엇보다 미국이 북한 문제를 다자주의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데이비스 전 특별대표] “I think what he said in foreign policy…”

바이든 행정부는 먼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재개하고, 중국은 물론 심지어 러시아와도 협력해 향후 나아갈 길에 대한 일반적 이해를 도출해야 한다는 겁니다.

​ 글린 데이비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
​ 글린 데이비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

데이비스 전 대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북한 정권에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재관여 의향을 집단적으로 전달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이뤄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외교적 대화는 역내 유관 국가들과의 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기 전 가장 먼저 중국 등 역내 유관국들과 북한 문제와 관련해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을 유인하면서도 동시에 압박하는 이른바 ‘당근과 채찍’ 양면 전략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습니다.

데이비스 전 대표는 “당근과 채찍이 모두 필요하다”며 “ 두 가지가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데이비스 전 특별대표] “Both carrots and sticks are necessary…”

제재와 같은 압박은 북한이 의미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할 것이고, 동시에 북한 내 홍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 특정 분야에서 북한을 도울 수 있는 기회도 열려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갈루치 전 특사는 대북 정책에서 ‘채찍’을 별로 지지하지 않는다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대북 정책 검토를 통한 관계 정상화 의미 규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 “The most work needs to be done…”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가 미국에 장기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규정하는 것이 대북 정책 검토 단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야 하며, 여기에는 북한 내 인권 문제와 한국과의 동맹 관계, 한반도 내 군사작전 등에 관한 논의가 포함된다는 겁니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전직 협상가들 모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에 큰 인센티브가 없다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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