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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국 새 행정부, 북 핵 '단계적 접근' 현실적…북한 '핵보유국 인정' 악용 우려도"


3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개최한 화상 토론회가 열렸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개인적 친분에 의존한 대북 협상에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미국내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또 새 행정부는 현실적 목표 설정을 통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런 접근법을 북한이 악용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One of the innovative features of the Trump administration diplomacy on North Korea, is to engage at this summit level."

아인혼 전 특보는 3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개최한 화상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이 북한과 정상급 회담에 관여한 것이 혁신적인 특징이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개인적인 친분에 기댄 협상에 의존했다며 이것이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개인적 친분에 기댄 협상에 나서서는 안 되며 최대 압박으로 대변되는 제재에만 의존하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고 아인혼 전 특보는 조언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The most obvious one is don't over-rely on personal diplomacy. Another lesson, I think, is don't over rely on sanctions pressure."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 북한담당관은 미국이 현재 처한 상황으로 볼 때 북 핵 협상에서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The estimates that you can see in various open sources around half a dozen weapons worth of fissile material per year. Meanwhile, the trends from China have also clearly been in the wrong direction. China's been allowing massive sanctions violations. So things escalate."

일각에서는 북한이 더 이상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하지 않는 만큼 시간이 미국 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양한 공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년에 5~6개의 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이 북한의 대규모의 제재 위반을 허용하는 등 잘못된 상황에 있다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비핵화 협상의 목표를 현실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괄 타결이 아닌 단계적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It's not giving up the goal of complete denuclearization. It's not accepting North Korea as a permanent nuclear-armed state."

아인혼 전 특보는 단계적 접근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며 북한을 영구적인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말 그대로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각 단계에서의 합의를 '잠정 합의'(Interim agreement)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아인혼 전 특보는 설명했습니다.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지난 10월 10일 자정을 기해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무기가 등장했다.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지난 10월 10일 자정을 기해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무기가 등장했다.

특히 '첫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를 공식화하고, 핵물질 생산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잠정 합의 개념에 동의한다며, 하지만 북한은 이를 ‘잠정 합의’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잠정 합의를 통해 일정 부분을 양보하고 미국 측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 양보를 얻어낸 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They're trying to make some kind of partial concession to us to get get some relief. So to Pyongyang, the interim deal is just really intended to get it off for relief so that they can basically they can go back to business as usual."

또 미국의 입장에서는 '잠정 합의'가 비핵화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첫 잠정 합의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포괄적인 핵 동결은 단기적 목표를 위한 현실적인 제안이 될 수 없다며, 그 보다는 실험 중단 유지가 더 현실적인 제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병연 한국 서울대 교수 역시 단계적 접근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위험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병연 교수] "I agree that the interim deal would be practical and more realistic. But very dangerous as well. By holding the process of action for action, at some point, North Korea wants to be recognized as a nuclear state."

행동 대 행동 협상을 진행하게 되면 어느 순간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서 인정받기를 원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경우에 대비해 완화한 제재를 다시 부과하는 '스냅백' 조항을 적용할 수 있지만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성기영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과의 외교 관계 복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 책임연구원은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미-한-일 삼각 협력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다만 삼각 협력의 목표가 국가별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우려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혼 전 특보는 바이든 당선인이 산적한 국내 문제에 집중하며 북한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경우 북한이 '미국의 우선 순위에 북한은 없고 무시당하고 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They will reach the conclusion that may be North Korea is a low priority for the Biden administration, and is being ignored by the Biden administration as others have pointed out, and this leads to the risk that North Korea could engage in provocation in order to get the attention of the world."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초기에 북한과의 대화에 관여하는 데 대해 관심이 있음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아인혼 전 특보는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약속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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