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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북협력 공감대…핵 고도화, 미사일 방어 책임론엔 입장 차 커"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18일 앵커리지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양국의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전직 고위 관리와 전문가들이 미-중 관계를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의 공감대가 있었지만, 패권경쟁 셈법과 관련해서는 큰 입장 차를 드러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26일 `전략적 경쟁시대 미-중 간 전략적 안정성 개선: 미국과 중국의 시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USIP) 최신보고서 보고서 바로가기

보고서 작성에는 미국 측에서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정책 부차관보를 지낸 브래드 로버츠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국방안보연구센터장과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우주·방어정책 부차관보, 브루스 맥도널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 등 6명이 참여했습니다.

중국 측에서는 궈 샤오빙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군축연구 센터장과 통 자오 카네기-칭화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리 빈 칭화대 국제관계학 교수 등 6명이 참여했습니다.

USIP 보고서 “전략적 경쟁에 대한 미-중 인식 차 뚜렷”

“상호 핵전력·무기개발 의도에 대한 불신 팽배”

USIP는 두 나라 전문가들의 입장을 요약한 보고서 서문에서 전략적 경쟁에 대한 미-중 양측의 인식 차이가 매우 뚜렷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상호 핵전력과 고도화된 무기 개발에 대한 전략적 의도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상호불신이 매우 팽배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중 간 핵 정책 교리, 전략적 인식, 군축에 대한 명백한 입장 차는 전략적 위험성 감소를 추구하는데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최신 군사 역량을 개발하려는 양국의 상호 작용과 반작용의 역학관계는 군비경쟁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기초가 되고 있다며, 진화하는 사이버와 인공지능 역량은 핵전쟁 위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미-중 간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양자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제3국에도 파급효과가 큰 사안이라며, 인도태평양 역내 미국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력과 북한의 핵 위협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어떤 경우에도 핵전쟁이 발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상호 확약하는 노력이 양자와 다자 간 군축 논의로 나아가는 첫 신뢰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1.5트랙을 마련해 위협 감소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고서는 극초음속 미사일, 우주와 사이버, 인공지능 분야에서 정책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범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이란 문제에 대화 상호추구해야”

특히 이란과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도전을 포함한 전략적 안정성과 비확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확장억제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안정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역내 핵심 동맹과 우방들과 잠재적 군축 합의 가능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인도태평양 역내 이웃나라들의 위협 인식이 높아가는 점을 인정하고 안심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역내 갈등을 군사력을 통해 해결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지난 2016년 5월 중국 해군함들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서 기동훈련을 했다.
지난 2016년 5월 중국 해군함들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서 기동훈련을 했다.

로버츠 전 부차관보 “동아시아 미사일 방어계획 철회 요구 수용 불가”

로버츠 전 부차관보는 28일 보고서를 토대로 열린 화상대담에서 미-중간 본질적인 입장 차는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됐다며, 미국은 전통적인 핵 억제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반면 중국은 보다 넓게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츠 전 부차관보는 중국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전략적 태세와 미사일 방어 역량 개발을 우려하고 있고, 이는 자체 핵억제력을 늘려야 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투명성에 더해 계속 핵과 다른 역량을 늘리고 있는 중국의 행동이 전략적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가장 근본적 이유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는 상호확증파괴(MAD)에 대한 합의를 이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점이 중국이 핵 현대화를 더욱 추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츠 전 부차관보는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가 활발했지만 정부 간 공식 대화는 매우 제한돼 있었다며, 우선 입장 차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공식 대화의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츠 전 부차관보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의제에 대해 양보를 강요하는 방식은 그만둬야 한다며, 특히 동아시아 미사일 방어계획 철회를 주장하는 중국 측 입장은 미국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로버츠 전 부차관보] “We should stop asking each other to do things we know the other is not going to do. China has asked repeatedly that the United States abandon its missile defense project in East Asia. It's not going to."

통 선임연구원 “북 핵 문제 협력 도모 가능…미국 미사일 방어역량 공동검증 필요”

통 자오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관점에서 재래식 전구미사일의 역량 개발은 자국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에 대한 방어와 타이완의 재통일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재래식 무기 개발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확립된 금지 규정은 없다며, 재래식 무기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가 공정하게 경쟁하는 분야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향후 미국과의 전략적 대화 과정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등의 이중용도 무기 개발과 관련해서는 두 나라가 전략적 논의를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 선임연구원은 미-중 관계에서 북 핵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의제라며, 이 같은 변수 때문에 미국이 미사일 방어 역량 개발에 나선다면 중국으로선 공격 역량에 대한 투자를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통 선임연구원]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is driving US missile defense and which is then, causing China to react by putting more investment into its offensive capabilities. So somehow US and China needs to discuss how they can work together to contain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통 선임연구원은 미-중 양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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