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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 기조연설 '북한' 없어…유엔대사 “트럼프 ‘대북비전’ 큰 진전”


22일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상 기조연설이 나오고 있다. 올해 75차 유엔총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으로 각국 대표 기조연설이 화상으로 진행된다.
22일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상 기조연설이 나오고 있다. 올해 75차 유엔총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으로 각국 대표 기조연설이 화상으로 진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4번째 유엔총회 연설에 나섰지만 처음으로 북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비전이 큰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외 현안과 관련해 중동 평화협정 체결 등을 성과로 과시했지만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7분가량 진행된 화상 연설(사전녹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관련해 중국을 강력히 비난하는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거대한 국제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하면서 세계를 감염시켰다”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The Chinese government, and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 which is virtually controlled by China -- falsely declared that there was no evidence of human-to-human transmission. Later, they falsely said people without symptoms would not spread the disease. The United Nations must hold China accountable for their actions.”

중국 정부와 사실상 중국에 의해 지배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람 대 사람 전파의 증거가 없다는 등 거짓된 정보를 제공했으며 유엔은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경제 성장과 군사력 증강, 최근의 중동 평화협정 체결 등 재임 기간 자신이 이룬 성과를 부각시키며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강조했습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선 이란 핵 협정을 철회하고 ‘세계 최대의 테러지원국’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4차례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자살 행위’하는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북한이 무도한 도발을 이어간다면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에는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인 2019년 연설에서는 “한반도에서 대담한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해야 북한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상기시켰습니다.

캘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
캘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상 연설 전 발언을 통해 “북한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용감한 비전이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크래프트 대사] “On North Korea. The President's fearless vision has shown remarkable progress. President Trump is the first American president to meet with North Korea's leaders, Americans held captive in North Korea have come home. There have been no new nuclear test, no long range missile test a dramatic lowering of the diplomatic temperature in the region, and an opening for a lasting agreement that brings peace to the peninsula.”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며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들이 송환됐다는 겁니다.

또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이 멈췄고, 역내의 외교적 긴장을 극적으로 낮추고 한반도에 평화를 불러올 영구적인 합의를 위한 문을 열었다고, 크래프트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돼 있다”며, 하지만“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 평화를 보장하고 세계질서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시작은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면서 이를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주문했습니다.

[녹취:문재인 대통령]“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랍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재해재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남북 간 협력을 강조해 왔다”면서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습니다.

한편 이날 중국 시진핑 주석은 화상연설에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정치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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