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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총회서 중국 맹비난...EU 회원국들 벨라루스 제재 합의 난항


22일 뉴욕 유엔본부의 빈 회의장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상 기조연설이 나오고 있다. 올해 75차 유엔총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으로 각국 대표 기조연설이 화상으로 진행된다.
22일 뉴욕 유엔본부의 빈 회의장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상 기조연설이 나오고 있다. 올해 75차 유엔총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으로 각국 대표 기조연설이 화상으로 진행된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중국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벨라루스 제재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 기관들이 불법 금융 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유엔 총회 소식부터 살펴보죠. 유엔 총회 핵심 일정인 일반 토의가 시작됐죠?

기자) 네. 올해로 75주년을 맞는 유엔 총회가 지난 15일 막을 올렸는데요. 22일 유엔 총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 토의가 시작됐습니다. 유엔 총회 일반 토의는 전 세계 각국 정상과 대표, 외교관들이 참가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는 장이기도 한데요.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유엔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화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설자로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총회 관례상 올해도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일 처음 연설했고요.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는데요. 산적한 국제 현안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7분 남짓한 연설 시간의 상당 부분을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는데 할애했는데요. 특히 중국이 코로나 사태 초기, 자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 해외 항공을 허용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게 했다며 유엔은 반드시 그들의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방대한 양의 오염 물질을 배출하면서 지구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의 개혁도 촉구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이 효율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테러, 여성 억압, 강제 노동, 마약 밀매, 종교 탄압 등 진짜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유엔 산하 기구인 WHO의 경우, 중국 편에 서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거짓 선언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사무총장의 연설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연설에서, 전 세계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실업난과 경제 위기, 인권 위협, 미-중 간 새로운 냉전, 획기적인 보건 위기에 당면했다고 경고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각국 정부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치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유엔 총회의 주제는 뭔가요?

기자) 네.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가 원하는 유엔’인데요. 각국 정상과 대표들은 75주년 기념행사, 고위급 일반 토의, 유엔 여성대회 25주년 행사, 핵무기 없는 국제사회의 날 등 다양한 행사를 소화합니다.

진행자) 창설 75주년 기념행사도 올해는 매우 특별했다고요?

기자) 네. 유엔 측은 회원국들이 올해 75주년 특별 기념 행사를 열기로 합의해 21일,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예년 같으면 국내 일정 등의 이유로 뉴욕 유엔 본부를 찾지 못했을 법한 각국 정상과 대표 100여 명이 대거 화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날 기념행사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대표들의 주요 발언,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유엔은 창설 75주년을 맞는 동안, 전 세계적으로 평화 유지 활동을 전개하고 민간인을 보호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75주년 기념 화상 연설에서, 일방주의와 냉전적 사고에 반대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어떤 나라든 좋아한다고 일방적으로 할 수 없으며, 예외주의나 이중 기준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요 국가 대표들의 연설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재 국제 사회가 대립하는 분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각국이 반드시 협력해 코로나 사태 등 심각한 도전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회원국의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회원국들은 보다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재건하기 위해 다자주의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창설 75주년 기념 선언문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화상 영상을 보냈다고요?

기자) 네. 올해 한국은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등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의장국을 맡고 있는데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믹타 의장 자격으로 화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국의 코로나 대응 사례를 주로 소개하고, 믹타 5개국이 다자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외무장관들이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외무장관들이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벨라루스 정국 불안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EU)의 제재 노력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벨라루스 제재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1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벨라루스 제재 방안을 논의했지만 불발됐습니다.

진행자) 합의가 왜 잘 안 되는 거죠?

기자) 키프로스 공화국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EU는 벨라루스 정부 주요 인사 약 40명에 대한 역내 방문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회원국은 이에 동의하고 있지만, 키프로스가 승인을 거부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키프로스는 왜 이 제재에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현재 키프로스는 터키의 해상 시추를 둘러싸고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EU가 터키 제재에 소극적이라면서 터키에 대해서도 제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의 제재는 만장일치제인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회원국이 다 동의해야 채택됩니다. EU는 이미 지난달 벨라루스를 제재하는 데는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해당 인사와 범위 등 세부 사항을 놓고 논의를 계속해왔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도 브뤼셀을 찾았다고요?

기자) 네. 지난 8월 벨라루스 대선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었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가 이날 브뤼셀을 찾아 회원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티하놉스카야 씨는 현재 벨라루스 이웃 나라인 리투아니아에 피신 중인데요. 루카셴코는 이미 벨라루스 국민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면서, 국제 사회가 그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회원국들이 합의 도출에 실패했는데요.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24일에 EU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여기서 채택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EU의 외교 수장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대표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까지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군요?

기자) 네. 벨라루스와 러시아가 21일, 2단계 합동 군사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양국은 지난 17일부터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 근처에서 1단계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25일까지 계속됩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양국은 전통적인 우방인데요. 대선 부정 의혹으로 위기에 몰린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의 도움을 요구하면서 최근 급속도로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입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미국 뉴욕시의 JP모건 체이스 본사.
미국 뉴욕시의 JP모건 체이스 본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전 세계 굴지의 금융 기관들이 불법 금융 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군요?

기자) 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융 기관들이 20년 넘게 불법으로 의심되는 거액의 금융 거래를 용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버즈피드(BuzzFeed)’ 등 여러 매체는 20일, 미국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자료라는 게 뭐죠?

기자) 금융 기관들이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에 제출한 ‘의심거래보고서(SAR)’라는 이름의 문서입니다. 버즈피드는 이 문서들을 입수해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소속 회원국과 주요 언론사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금융 기관들이 핀센에 의심이 가는 거래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나 보죠?

기자) 네. 핀센은 전 세계 금융 범죄를 감시하기 위해 세워진 미 재무부 산하 기관인데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돈세탁 등을 통한 불법 금융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각 금융 기관은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견되면 60일 이내에 ‘의심거래보고서’ 이른바 ‘SAR’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작성해 핀센에 제출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버즈피드가 입수한 문서의 양이 상당하다고요?

기자) 네.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약 2천500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인데요. ICIJ 소속 수백 명의 기자가 그동안 이 방대하고 복잡한 문서를 분석하기 위해 매달려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보고서 분석 결과, 어떤 것들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ICIJ 측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거의 20년 동안, 총 2조 달러가 넘는 의심스러운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HSBC홀딩스,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스탠다드차터드, 뉴욕멜론은행 등 5개 글로벌 은행이 보고서에 가장 자주 등장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일부 은행은 거액의 돈이 금융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그대로 송금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이런 비슷한 파문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도 ICIJ는 파나마 최대 법률사무소와 영국령 버뮤다에 있는 법률 사무소의 세금 관련 자료 내역 수천 건을 각각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주요 정치 지도자, 연예인, 기업인들이 줄줄이 거론되며 파문이 일었는데요. 이번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서방의 제재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영국 은행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하는 등 여러 불법 거래 정황이 드러났다고 ICIJ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도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HSBC는 20일 성명을 내고 ICIJ가 제공한 모든 정보는 다 과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012년부로 HSBC는 금융 범죄 척결을 위한 능력 강화에 힘써왔다고 주장했습니다. JP모건, 스탠다드차터드 등도 금융 범죄 척결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를 위해 상당한 투자도 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의 주요 기밀을 무단 공개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죄 행위라고 경고했습니다. 핀센은 지난 1일 웹사이트에, 여러 언론사가 불법적으로 유출된 문건을 근거로 일련의 기사를 내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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