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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북한 SLBM…"잠수함 한계 크지만 판세 바꿀 미래의 위협"


북한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시옷)'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새 전략무기로 과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워싱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열악한 잠수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당장은 실용화하기 어렵지만, 향후 판세를 흔들 위험한 비대칭 전력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북한 SLBM의 위력에 대해 “실제 역량”과 “파급력”을 분리해서 평가합니다.

탄도미사일 능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잠수함 기술과 건조 현황을 고려할 때 당장 물리적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다는 기술적 분석, 그리고 무기 자체가 갖는 비대칭적 성격과 완성 이후 감당해야 할 ICBM 이상의 위협 때문에 ‘게임체인저’로 인식하는 잠재적 위험도 분석입니다.

미사일 발사의 기반인 잠수함 기술 수준만을 놓고 보면 기존 SLBM 보유국과 비교해 몇 세대나 뒤처져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합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선 먼 길을 왔지만 잠수함의 경우엔 그렇지 않다”며 “이 부분이 도전 과제”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They seem to be further along in terms of missile development than they do on sub development. That is the real challenging part.”

특히 “북한이 성능이 우수한 SLBM을 가졌다 해도 현재 운용 중인 잠수함은 항해에 적합하지 않다”며, “소음이 심해 미국, 한국, 일본의 대잠함정이나 잠수함에 포착되기 쉽다”는 한계를 들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They can get really good sub launched ballistic missiles, but their submarine is not seaworthy for it is really loud and easy to be shadowed or followed or found by the U.S. or the South Korean, Japanese anti-submarine ships or submarines.”

실제로 북한이 주력으로 운용하며 개량을 거듭해온 로미오급 잠수함은 ‘바다의 경운기’라 불릴 정도로 소음이 심합니다. 게다가 6.7m급의 압력선체를 가지고 있어 여기에 탄도 미사일을 싣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부력에 의해 수면으로 떠오른 미사일이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론치’ 역량까지는 어느 정도 보여줬지만, 이 미사일을 장착해 운반할 수 있는 안정적 잠수함을 개발하거나 배치하지는 못했다”며 북한의 잠수함 기술을 “2~3세대 뒤떨어진 1950년대나 60년대 수준”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It's gonna be a very rudimentary, is probably going to be two to three generations behind, you know 1950s, 60s kind of era. So, it's going to be noisy and it's going to be probably pretty easy to track.”

게다가 “미사일을 잠수함 발사 장치에 올리는 것은 훨씬 복잡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당장은 국가 위신(prestige) 때문에 SLBM 역량을 과시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6년 8월 ‘북극성-1형’ 발사로 SLMB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발사관 하나에 불과한 신포급 잠수함을 플랫폼으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고, 지난해 10월 수중 발사한 ‘북극성-3형’은 잠수함이 아니라 바지선 위에서 발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런 한계를 고려해 북한의 SLBM을 “장기적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I take it seriously but it's probably a longer-term thing.”

특히 “중국도 SLBM 개발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고 1980년대에 매우 조악한 모델을 선보였지만 ‘배치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It took the Chinese a long time to work that out. You know, and the Chinese deployed a really lousy SLBM in the 1980s and I guess I wouldn't even really say they deployed it.”

윌리엄스 부국장은 인도의 예를 들며, “제대로 작동하는 탄도미사일을 보유했지만 잠수함을 개발하는 데는 20년가량 걸렸다”며, 이제야 기술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크고 기술에 접근하기 쉬운 인도의 사례를 볼 때 (잠수함)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Even countries like India—they have spent like 20 years trying to get their submarine, their ballistic missiles work well and they're just now, sort of getting it. India is obviously a much bigger economy and much broader access to technology than North Korea so it's a hard thing to do.”

하지만 북한이 성능이 대폭 개선된 신형 잠수함 건조를 시도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들이 SLBM이라는 무기가 갖는 전략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의 기술 수준이 아니라 언젠가 현실화할 잠재적 위력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특히 공격 목표까지 은밀히 접근한 뒤 발사할 수 있어 괌·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까지 사정권에 두는 전략무기로서의 특성 때문에 북한 ICBM의 한계를 극복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형 잠수함 건조 시설 방문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형 잠수함 건조 시설 방문을 공개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당장 우려할 만한 SLBM 개발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완성된 이후에는 엄청난 위협을 가하는 무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소장] “It's a much harder capability to work out than the stuff we're seeing...It will take them a long time, but the flip side of it is it shows a lot of ambition, and when they get it to work, that's gonna be a lousy day.”

“북한이 현재 과시하고 있는 무기 기술보다 훨씬 복잡해 개발 속도는 느리겠지만, SLBM 개발에 상당한 야심이 있는 북한이 작동 가능한 무기를 선보이는 순간 끔찍한 날이 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SLBM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새로운 차원을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심지어 성능이 떨어지는 잠수함이라 하더라고 일단 기동을 시작하면, 미-한-일 해군 간 밀접한 위치추적 공조가 필요하며 동시에 큰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It would certainly add a different dimension to the North Korean missile threat. It would add a big antisubmarine and it would impose a lot of costs on allied forces in a conflict because you have to devote resources and keep an eye on.”

또한, “잠수함은 수중 항해의 특성상 기지와 상시 교신이 어려워 위기 판단과 대응 여부를 상부의 지시 없이 현장에서 결정해야 할 때가 많다”며, “핵무기 탑재가 의심되는 북한 잠수함의 수면 상승 등의 움직임에 과잉 대응해 충돌로 치닫거나, 반대로 무대응에 따른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오판의 위험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Oftentimes they're forced to make decisions without necessarily much clear direction from their chain of command. The nature of the submarine here you're very stealthy, you're very quiet, meaning they're not in constant communication with home base...it adds another point of friction, another opportunity for a lot of miscalculation.”

한편 북한 SLBM의 성능에 대한 기술적 분석과 잠재적 역량 진단과는 별도로, 미국에 제시할 협상용 카드로 읽는 분석도 있습니다.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대형 무기’를 새로 선보인 뒤 미국이 뭔가 양보하면 넘겨줄 수 있다는 ‘선물’로 포장해 온 북한의 과거 협상 방식과 일치한다는 지적입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세컨드 스트라이크(핵 공격을 받으면 즉각 핵으로 응징 보복하는 능력을 갖춰 상호 억지하는 것) 능력을 갖춘 잠수함 군단을 개발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현재 원하는 것은 신형 SLBM이 그런 역량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연구원] “I think we can assess that really what they want at the very least is to give us the appearance of the capability of this new SLBM. Surely they want a second strike capability because that really contributes to deterrence. However, I think that what we ought to consider is this may be part of its eventual negotiation strategy. Like the Hwasong-16, the Pukguksong-4 may be something to be bargained away for concessions during some kind of future negotiation process.”

“이는 북한의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며, 화성-16형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북극성 4형 SLBM도 향후 협상 과정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대가로 ‘팔아먹으려는’ 대상일지 모른다”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런 모습은 뭔가를 공짜로 얻어내는 북한 정권의 능력과 일치한다”면서 “완성하지도 못한 미사일 역량을 마치 포기하는 것처럼 하면서 북한의 이런 역량을 우려하는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연구원] “This is in keeping with the regime’s ability to get something for nothing. They would actually be giving up a capability that they've never really completed. But because we are so concerned with this capability that they expect us to make concessions, so that they will give up this capability. So I think it's really part of their political warfare strategy, their long con. And as I said, the ability to get something for nothing.”

맥스웰 연구원은 이는 “뭐든지 공짜로 가지기 위한 정치전 전략(political warfare strategy)의 일부이자 큰 노력을 기울인 사기극”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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