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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어떤 도발도 불용…북한에 체제 강요 안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한국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한국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가운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평화 공존과 상생을 추구하는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의사를 피력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한국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굳건한 미-한 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한국에 대한 대적 행위 차원에서 4개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7기 5차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이에 대한 보류 결정을 내린 가운데 나온 겁니다.

북한의 군사행동 위협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군사적 도발을 비롯해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 조치를 취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일단 한반도 긴장 상황을 안정시키는 쪽으로 선회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영토 수호 의지를 통해 우회적으로 추가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쟁 반대와 남북 간 평화공존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습니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입니다.”

최고지도자를 공격하는 내용의 일부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 차원의 메시지라는 분석입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그 얘기도 결국은 삐라 얘깁니다. 대북 전단은 목표가 대북 체제 전복이거든요. 때문에 그 부분을 우회적으로 언급을 했다. 결국 향후에 북한이 우려하는 행동은 자제하는 쪽으로 제어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진 것 같고요.”

문 대통령은 “통일을 말하기 위해 먼저 사이 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며 북한이 태도를 바꿀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라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북한이 한국 정부의 차후 태도와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 대해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군사행동 보류를 발표하면서 앞서 24일 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의 이후 태도와 행동에 따라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한의 대남 공세에도 협력지향의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공존을 강조한 것은 기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 이런 기조는 향후 통일부 (장관) 인사나 외교안보 인사 교체 등에 반영되면서 새로운 정책 변화 보다는 기존 대화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 예상된다, 사실 메시지 자체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고 봐요.”

신 센터장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북한에 제시하기까지는 국제사회와의 조율이 필요하고 내부적으론 공석인 통일부 장관 자리를 먼저 채워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문제로 대남 비방 담화를 낸 이후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 차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4.27 판문점 합의를 파기하는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한 외교당국 간 대북정책 협력체인 미-한 워킹그룹을 사대외교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에 국제사회 대북 제재 대오 이탈과 남북 합의 이행 등을 압박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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