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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잇단 촉구…"양국 공조 강화 필요"


지난 2018년 8월 북한 금강산에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다.

미국과 한국이 한 목소리로 북한과의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화 재개에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이 사안을 놓고 미-한 간 한층 긴밀한 공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한다"며 “한국과도 협력할 것이며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의 이해관계가 미국 정부 노력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직후인 8일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앞으로 남북대화 계기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함께 기회가 닿는 대로 제기하겠다"고 공조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재미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대해 한국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2018년에도 적십자회담 등에서 재미 이산가족의 상봉 문제 필요성을 북측에 제기했지만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오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남북간 과제로 거듭 강조하면서 최근 한국 내 7곳에 화상상봉장을 증설하는 데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안을 심의 의결하기도 했습니다.

대외정책의 핵심 가치로 인권을 표방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한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미-한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 촉진을 지원한다는 의지를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가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고 북한과의 정치적 현안과는 상대적으로 무관한 인도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미-한 간 협력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공조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 박사는 이산가족 고령화에 따른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해 북한이 이 문제에 반응을 보이도록 하려면 미-한 정부가 당국간 협의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나아가 국제무대에서 상봉 행사를 공동 제안하는 방안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이게 이제 북한 내부의 인권 침해를 지목하는 얘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아주 밀접하게 연계된 사안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이산가족의 만남 자체에 대해서 아무 응답을 하지 않는다, 한-미가 공조해서 이것을 국제적 차원에서 제안을 하는데 여기에 아무런 대답을 안 하다는 것은 북한의 어떤 비인도적 처사 또 평소 갖고 있는 인권 유린 이미지 이런 것들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북한 전문가들은 미-한 양국이 이산가족 상봉 허용을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당장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미-북, 남북 간 불신이 깊어졌고 이후 북한은 대북 적대시 정책 우선 철회를 요구하며 직간접적인 미국과 한국의 접촉 제의에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북한 입장에선 대북적대시 정책이 어느 정도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그걸 이끌어내기 위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라는 자기들이 주장하는 그런 선물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죠.”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상봉 허용을 꺼리는 이유는 자칫 체제 안정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는 지적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그동안 이뤄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들이 한국 측의 대규모 식량 지원 등에 대한 북한 측의 성의 표시 차원인 경우가 많았다며, 그만큼 북한에게는 이산가족 상봉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은 미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을 만나게 될 경우 체제 불안 요인이 생기는 거죠. 외부 사조가 북한에 유입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의 이산가족 상봉도 계속해서 지연하고 축소하고 시기를 미뤄왔는데 더구나 미국과의 이산가족 상봉은 김정은 정권으로선 체제 부담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추진할 가능성은 적다고 봐요.”

신 센터장은 이 때문에 미-북 이산가족 상봉 성사는 교착 국면에서 어렵고 북 핵 협상이 진전을 보이는 과정에서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북한으로선 지금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국면전환의 소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김 전 차관은 다만 이를 위해선 미국 측에서 북한체제를 존중한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진정이 안 됐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화상 상봉 등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고요. 그리고

또 코로나 상황을 봐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상봉 행사 일정에 합의만 하더라도 한-미와 북한 간 현재의 교착 국면을 해소할 수 있는 대화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최된 총 21차례 남북 이산가족 대면상봉 행사를 통해 상봉 기회를 얻은 미국 거주 한인은 총 120명입니다.

또 한국 내 이산가족은 1988년부터 현재까지 등록한 13만 명 가운데 8만 4천여 명이 사망해 현재 4만 8천여 명이 생존해 있습니다. 생존자 중 80세 이상이 67.1%나 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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