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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분명한 대화 제안에도 냉담한 북한..."양보 요구"


지난 6월 서울을 방문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이 대화 제안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4월 말 대북정책 검토 완료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줄곧 미국의 대화 제의를 일축하면서 접촉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한 연합훈련 시작을 계기로 미국의 대화 제안이 ‘위선’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0일 미-한 연합훈련 사전연습 시작에 대해 비난 담화를 냈습니다.

김 부부장은 “한국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미국과 한국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발표한 이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대미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김여정 “미국의 외교적 관여는 위선”

바이든 행정부가 말하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란 저들의 침략적 본심을 가리기 위한 위선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김 부부장은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이 한국에 전개한 “전쟁장비들부터 철거해야 한다”며 주한미군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대북정책 검토 완료 이후 여러 차례 북한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VOA에, “북한은 양자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여러 노력에 대해 지금까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미국을 비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To many U.S. efforts to begin an engagement, bilateral engagement, they have so far taken an aloof position and indeed have been critical of U.S. outreach efforts to begin bilateral talks.”

바이든 정부는 출범 100여 일 만인 지난 4월 30일 "잘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에 앞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다만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에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화에도 대결에도 준비”... “무의미한 접촉 생각 안 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본격적인 메시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발신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6월 18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했다.

[녹취: 조선중앙TV]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신호”라며 “직접적인 의사 소통 가능성을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한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6월 21일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성 김 대표] “We’re still waiting to hear back from Pyongyang on our proposal for a meeting. Hopefully Chairman Kim’s reference to dialogue indicates that we will get a positive response soon.”

하지만 북한은 곧바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잘못된 기대”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6월 22일 발표한 담화에서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다음날에도 리선권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대화 재개에 대해 또다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올해 초부터 선제적 양보를 요구하는 일관된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So all of that shows me that their message is consistent. Which is that if the U.S. wants to engage with N Korea or have a dialogue with N Korea, for there to be any progress made, Washington has to make significant unilateral gesture first.”

미국이 자신들과 대화를 재개하고 진전을 내고 싶으면 제재 완화 등 의미 있는 일방적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대북 대화 제안 여전히 유효”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대한 만남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7월 22일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조기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화) 제안은 그대로 있다는 점을 말할 수 있다”며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언제 어디서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프라이스 대변인] “As you also know we have reached out to the regime in the DPRK. I don’t have an update for you on any response but I will say that our offer remains. To me, as you’ve heard from Ambassador Sung Kim, anytime, anywhere, without preconditions. It’s up to the DPRK to respond positively to that outreach.”

프라이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건 북한에 달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에 대한 메시지가 이보다 더 분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So the message could not be any clearer for N Korea, from the President to the Secretary of State, to Ambassador Sherman and others. U.S. senior officials have made it quite clear that they’re prepared to re-engage. I don’t know that there’s much more that could be done at this point, the position of preparedness for negotiations has been made clear.”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대통령, 국무장관,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 관리들이 북한과 다시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 종료 이후 상황을 점검한 뒤에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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