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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16년 미 대선 앞두고 핵실험…미북관계 달라진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미 선거와 관련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대선을 두 달 앞두고 5차 핵실험을 단행했는데요, 올해는 당시와 달라진 미-북 관계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에서 맞붙었던 지난 2016년, 북한은 모두 20차례의 무력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특히 두 번의 핵실험과 노동·무수단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고강도’도발을 이어갔습니다.

‘북한은 미국 선거 기간 존재감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도발을 한다’는 일각의 속설을 입증한 셈입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9월은 미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또 트럼프와 힐러리 후보 간의 1차 TV 토론을 보름 정도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 9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5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평양시군민경축대회가 열렸다.
지난 2016년 9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5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평양시군민경축대회가 열렸다.

당시 북한은 5차 핵실험을 발표하면서 ‘적대 세력들의 위협과 제재 소동에 대한 실제적 대응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이번 핵탄두 폭발시험을 당당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휘를 한사코 부정하면서 우리 국가의 자위적 권리 행사를 악랄하게 걸고 드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의…”

북한의 이 같은 도발에 대해 두 대선 후보 모두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클린턴 후보 측은 북한의 핵 실험을 용납할 수 없으며 대북 제재 강화를 지지한다면서 “핵무기를 늘리는 게 아니라 줄일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후보 측은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북한의 핵 개발은 더욱 강력하고 정교해졌다”면서 북한 핵실험을 클린턴 후보의‘외교 실책’으로 지적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후보는 1차 TV 토론회에서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도 북한 핵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녹취:트럼프 후보]“I think that once the nuclear alternative happens, it’s over. At the same time, we have to be prepared. I can’t take anything off the table. Because you look at some of these countries, you look at North Korea, we’re doing nothing there”

핵 문제가 한 번 발생하면 그걸로 끝장이라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고 준비해야 한다며, 미국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겁니다.

4년이 지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결정짓는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선거 도발 공식’이 되풀이될까?

북한은 올해 들어 모두 6차례의 무력 행동을 벌였습니다.

3,4월에 집중됐고 주로‘단거리 미사일’발사였습니다.

현재까지 도발 빈도와 수위 모두 2016년과는 큰 차이가 납니다.

미-북 관계도 2016년 대선 국면과는 다른 상황입니다.

정상 간 세 번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정상 간 친분을 강조하며 북한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대북 정책을 외교 성과로 자랑하고 있습니다.

[녹취:트럼프 후보]“If the other side got in, you would right now be in a big war with North Korea.”

올해 초부터 ‘대미 강경노선’을 천명한 북한은 새로운 전략무기’,‘핵 억제력 강화’ 등 군사 행동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미국의 대응을 일으킬 만한 도발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달 10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사업에 좋은 성과를 기원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인사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듯한 인상을 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레드라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장기간 누적된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추가 제재를 부를 수 있는 ‘고강도’도발을 감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북한이 고강도 군사적 도발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75주년 당 창건 기념일과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10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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