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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비공식 반입 정제유, 현 추정치 보다 많을 수도”


지난해 6월 동중국해에서 시에라리온 선적의 'Vifine' 호와 'New Konk' 호 사이에 해상 환적이 이뤄지고 있다. 'Vifine' 호는 여러 곳에서 선적한 정제유를 북한 남포항으로 운반했다. 'Vifine' 호와 'New Konk' 호는 등록 회사가 달랐지만, 확인 결과 두 회사의 주소는 같았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지난해 6월 동중국해에서 시에라리온 선적의 'Vifine' 호와 'New Konk' 호 사이에 해상 환적이 이뤄지고 있다. 'Vifine' 호는 여러 곳에서 선적한 정제유를 북한 남포항으로 운반했다. 'Vifine' 호와 'New Konk' 호는 등록 회사가 달랐지만, 확인 결과 두 회사의 주소는 같았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북한이 제재를 회피해 비공식 경로로 반입하는 정제유 양이 현재 추정치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북한 에너지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전기 발전 설비 수출을 금지한 대북 제재가 장기적으로 북한의 전력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의 데이비드 폰 히펠 연구원은 2일,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양’의 정제유가 비공식 경로를 통해 북한에 반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폰 히펠 연구원] “We believe that a significant volume of refined products still must have reached the DPRK through off-books channels…”

북한의 전력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폰 히펠 연구원은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북한의 정제유 수요∙공급’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 행사에서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특히 올해까지도 추가적인 정제유 밀반입이 이어져 온 것으로 추정하면서, 선박 간 불법 환적, 중국과 북한 신의주 간 송유관 등의 경로를 통한 비공식 정제유 반입이 현재 추정치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폰 히펠 연구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심각하고 가시적인 경제적 혼란’이 발생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북 제재 이행으로 감소된 연료 수입량만큼 북한의 정제유 수요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북 제재로 인해 최근 몇년간 비공식 정제유 대북 반입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폰 히펠 연구원] “Sanctions have made off books oil product imports much more important to the DPRK in recent years. And oil supply-related sanctions may make life more difficult for ordinary North Koreans by leaving more energy services unmet.”

지난 2012년 6월 촬영한 북한 희천발전소의 댐. 북한은 희천발전소 준공 2달 만인 당시, 평양에서 필요한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게됐다고 선전했다.
지난 2012년 6월 촬영한 북한 희천발전소의 댐. 북한은 희천발전소 준공 2달 만인 당시, 평양에서 필요한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게됐다고 선전했다.

폰 히펠 연구원은 또 북한 에너지 수요를 분석한 자료를 제시하며 2010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주거용 에너지 수요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정제유 관련 대북 제재는 연료 분배에서 낮은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의 대니얼 워츠 국장은 대북 제재가 금속, 기계, 전기 장비의 대북 수출도 제한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이 북한 전력난 사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수출 금지 품목에 태양열 전지판, 발전기 뿐 아니라 댐, 터빈 등 전기 발전 설비를 건설하거나 보수하는 데 필요한 산업 장비도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워츠 국장은 현재로서는 전력 생산 관련 장비들의 대북 반입이 어느 정도로 급감했는지 측정할 수 없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북한의 전력 생산에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But whether or not there's been a significant drop in availability either for kind of household items like generators or solar panels or for the bigger industrial equipment is still more of an open question at this point. And I think that gets to some long-term electricity generation issues in North Korea as well.”

폰 히펠 연구원과 워츠 국장은 북한 경제에서 에너지 수급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동의하면서, 이를 향후 핵 협상에서 유인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습니다.

폰 히펠 연구원은 과거 북한의 에너지 상황이 핵 협상에서 북한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향후 협상이 재개될 때도 에너지 불안정이 비핵화 합의 도달과 이행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으로 국경을 봉쇄한 것이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과 유관국들이 에너지 관련 제재를 비핵화 초기 조치를 이끌어 내는 첫 번째 방안으로 이용할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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